연방 정부 수입 허용 방침에 데이터 유출 염려
개인정보 보호보다 실익 앞세운 소비자 선택
연방 정부가 중국산 전기차 수입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면서 국가 안보와 개인정보 보호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보안 문제보다 차량 가격과 품질에 더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향후 자동차 시장 판도 변화가 주목된다.
최근 열린 캐나다 국제 오토쇼 현장 분위기를 보면 중국산 전기차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우호적이다. 기존 전기차 브랜드를 대체할 합리적인 선택지를 기다려온 구매자들은 중국산 자동차 수입을 반기는 분위기다. 개인정보 유출이 걱정스럽기는 하지만 미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의 연결형 차량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정보 보호가 이미 어려운 일이 된 상황에서 저렴한 가격이 더 큰 매력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여론조사 기관 '레저'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캐나다인의 61%가 중국산 전기차의 국내 시장 진입에 찬성표를 던졌다. 응답자들은 보안 문제보다는 차량의 품질이나 국내 자동차 산업에 미칠 영향을 더 큰 걱정거리로 꼽았다. 실제 구매자들에게는 안보 논란보다 실질적인 경제적 이득이 더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다.
하지만 보안 분석가들은 현대의 모든 차량을 달리는 컴퓨터로 정의하며 경고를 멈추지 않는다. 차량이 운전자의 음성, 위치, 주행 습관은 물론 스마트폰과 연동된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기업이 국가 정보 활동에 협조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시행하고 있어 수집된 데이터가 중국 정부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정치권의 비판도 거세다. 피에르 폴리에브 보수당 대표는 중국산 전기차를 움직이는 감시 시스템으로 규정했다. 더그 포드 온타리오주수상 역시 이들 차량을 '스파이 차량'이라 부르며 마크 카니 총리가 주 정부와 충분한 상의 없이 4만 9,000대의 수입을 허용한 사실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업계도 반발하고 있다. 캐나다 자동차제조협회는 중국산 차량의 진입이 국내 제조업 생태계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틱톡을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면서 그보다 더 정밀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연결형 차량을 허용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라는 지적이다.
캐나다의 제도적 장치가 미비하다는 점은 더 큰 문제다. 데이터가 어디로 가는지, 누가 접근하는지, 오용될 경우 어떤 처벌을 내리는지에 대한 강력한 규정이 현재 캐나다에는 부족하다. 대다수 소비자가 규제 당국이 자신들을 보호해 줄 것이라 믿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를 뒷받침할 시스템이 견고하지 않은 상태다.
단순한 정보 수집보다 경제 안보 측면의 위험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을 받는 비야디(BYD)와 같은 기업들이 저가 공세를 펼칠 경우 국내 제조업체들은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국가 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연방정부의 결정은 전기차 가격 인하와 소비자 선택권 확대라는 기대와 함께 산업 보호, 데이터 주권, 국가 안보라는 복합적 논쟁을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소비자 수요와 안보 우려 사이에서 캐나다의 규제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