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덕 (徐敬德)
* 서경덕 [徐敬德, 1489~1546]
조선 중기의 유학자주기론(主氣論)의 선구자. 황진이, 박연폭포와 함께 개성을 대표한 송도3절(松都三絶)로 지칭되기도 하며, 황진이의 유혹을 물리친 일화가 유명하다. '이(理)'보다는 '기(氣)'를 중시하는 주기철학의 입장에 서 있다.
호는 화담(花潭)복재(復齋), 시호는 문강(文康)이다.
무반출신의 부위(副尉) 서호번(徐好蕃)의 아들이다. 화담이라는 호는 그가 송도의 화담에 거주했으므로 사람들이 존경하여 부른 것이다. 그의 집은 농잠(農蠶)을 하였고 가세가 빈약하여 독학으로 공부를 하였다. 그는 학문을 하면서 격물치지(格物致知)를 중시하였고 스스로 진리를 깨닫는 격물(格物)에 높은 관심을 두었다. 그의 이러한 성향은 자득지학(自得之學)으로 나타난다.
후일 그는 나는 스승을 얻지 못하여 학문을 익히고 깨달음을 얻는데 힘이 들었지만, 나의 문인들이 나에게서 학문을 익힌다면 나와 같이 고생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스스로 독학임을 표현하였다. 그는 주로 산림에 은거하면서 문인을 양성하였으며, 신분에 관계없이 문호를 개방하여 많은 후학들이 모여들게 하였다. 그는 평생 과거에는 뜻을 두지 않았다.
조식(曺植), 성운(成運) 등 당대의 처사(處士)들과 지리산,속리산 등을 유람하면서 교유하였으며, 1544년 김안국(金安國)이 후릉참봉(厚陵參奉)에 천거하였으나 출사하지 않았다. 학문경향은 궁리(窮理)와 격치(格致)를 중시하였으며, 선유의 학설을 널리 흡수하고 자신의 견해는 간략히 개진하였다. 또한 주돈이(周敦頤)소옹(邵雍)장재(張載) 등 북송(北宋) 성리학자의 학문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노장사상으로 대표되는 도가사상(道家思想)에도 관심을 보여 도가의 행적을 기록한 《해동이적(海東異蹟)》에는 그의 도가적인 성향이소개되었다.
그의 학풍은 조선 전기의 사상계의 흐름이 주자성리학 일색만이 아니었던 분위기를 보여주며, 그의 문인들 중에서 양명학자나 노장사상에 경도된 인물이 나타나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대표적 문인으로는 허엽(許曄)박순(朴淳)민순(閔純)박지화(朴枝華)서기(徐起)한백겸(韓百謙)이지함(李之函) 등이 있으며, 그의 학문은 남북분당기에 북인의 사상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
서경덕은 우리 역사상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사상가중의 한 사람이다. 그는 조선 초기의 대표적 자연철학자였으
며 그의 학문은 일정한 스승 없이 자습해서 이룩한 것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 가운데 그는 스스로 책을 읽고
깊이 생각하고 터득하여 바람이 부는 이치와 온천이 뜨거운 까닭을 이론적으로 설명하려 했다.
특히 자연 속에 보이는 많은 수학적 질서에 주목하여 그 신비로운 비밀을 풀어내 보려고 힘쓰던
철학자이기도 하였다.
우주의 생성과 그 변화가 모두 어떤 수학적 질서로 설명될 수 있다고 믿고 그 이치를 알아내려고 힘썼던 것이다.
서경덕은 그의 만년에 개성의 교외 화담에 살았기 때문에 화담(花潭)이란 호를 얻게 되었는데, 본관은 당성(唐
城), 자를 가구(可久) 또는 복재(復齋)라 했다. 조선시대에 크게 성했던 성리학에서는 이(理)와 기(氣)를
기본으로 말했지만, 바로 기(氣)야 말로 가장 중심적 임을 강조한 학자는 이 땅에서는 서화담이 처음이었다.
말하자면 그는 조선의 주기설(主氣說)의 창시자였던 셈이다. 서화담의 주기적(主氣的) 태도는
율곡 이이(栗谷 李珥)를 거쳐 실학파의 여러 학자들, 특히 홍대용(洪大容)과 최한기(崔漢綺)에서 강하게
표출되었다.
그의 주기설에 따르면 인간의 삶과 죽음 그 자체가 기(氣)가 모이고 흩어지는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새가 매일 조금씩 높이 날아오르는 이치도, 또 온천이 있는 이치도 기를 가지고 설명했다.
또한 서경덕은 조선의 상수학(象數學)의 기초를 마련했다. 해, 달, 별들의 운동을 기본으로
이 세상에는 4가지의 기본 시간 단위가 인정된다. 원(元), 회(會), 운(運), 세(世)가 그것인데
그 길이는 각각 다음과 같다.
1元=12會, 1會=30運, 1運=12世. 이것을 보면 1년은 12개월이고, 1달은 30일, 그리고 1일은 12시라는
사실을 보다 긴 우주적 시간 개념으로 바꿔 놓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1세를 30년으로 잡는다면 1원은 12×30×12×30년 즉 129,600년이 된다. 이것이
이 세상이 한번 생겼다가 없어지는 한 과정에 걸리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그의 제자 이지함(李之函)으로 하여금 <토정비결(土亭秘訣)>에 그의 이름을 남기게 되는 것도 이런
사상의 영향 때문이었다. 서경덕의 기(氣) 철학은 어쩌면 새 천년을 맞아 전세계가 기에 대해
크게 관심을 높여가고 있는 요즈음 주목받는 사상일 것도 같다.
첫댓글 一元이 129500년이라 새겨두어야 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