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초복인거 다 아시죠?
나중에 저녁땐 삼계탕 벙개도 있던데...
오늘메뉴를
기장현미밥/녹두삼계탕/야채비빔쫄면/과일화채/배추김치 이렇게 짰습니다.
삼계탕에는 영계, 밤, 대추, 수삼, 황기, 녹두, 찹쌀을 넣고,,
야채비빔쫄면에는 물이 끓으면 쫄면을 퍼지지않게 소금, 식용유 넣어 삶고, 양배추, 오이, 깻잎, 당근, 양파를 잘게 채썰어 두고 초고추장은 고추장, 통깨, 물엿, 꿀, 사이다, 참기름 넣어서 새콤달콤하게 만듭니다.
과일화채에는 수박, 키위, 파인애플, 사과, 바나나를 잘게 썰고 후르츠칵테일, 밀키스, 각얼음을 넣어서 냉장고에 넣어둡니다.
아..대강이런내용으로. 조리원들 조례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조리에 들어갔죠..3교시쯤 되서 오늘 나도 좀 거들자 싶어서 수박이랑 사과를 썰고 있었슴다.
한쪽에서는 국솥에 영계 150마리를 삶아서 건져내고. 닭을 스텐 다라이 (ㅡ.ㅡ;;)에 담아서 아줌마들이 우리 애기들 먹기좋게 뼈를 열심히 발라 내고 있엇죠..
근데 갑자기 와장창~!!!!! 하더니 유리창이 깨지면서
유리조각들이 그 다라이 속으로 그만.... 흐어어억...
머리가 띵해지고.. 손발에 힘이 다 빠지면서.. 앞이 캄캄해지기 시작하더군여.
일단,, 마음을 추스리고 창문쪽으로 갔더니,, 6학년 남학생 한넘이 잘못했어여.. 하면서 벌벌 떨고 있더군여.
몇학년몇반이야? 했더니.. 6학년 2반이라더군여.
그반샘한테 인터폰을 했죠..
"샘반 학생이 급식소 창문을 깨서 오늘 삼계탕 애들 못먹이게 생겼네요.."
체육시간에 담임샘이 운동장에 같이 내려오지도 않고,,,, 왜 애들끼리 공이나 차고 놀게 그냥 냅둔건지.. 참..
여튼 교장샘한테 이야기를 하고.. 온학교에 방송을 때렸죠.
우리 교장샘 전라도 분이십니다.
"에~~ 오늘 6학년 학생이 급식소 창문을 부시는 바람에 삼계탕할 닭에 유리가 다 들어가부럿서..
그래스.. 금일 삼계탕에는 닭을 못넣게 생겼으니 그리들 아시고 학생들 지도바랍니다."
내방에 앉아있으니.. 이게 내자린지, 바늘방석인지 모르겠더군여.
온 선생들 한테 전화가 오고... 삼계탕에 닭 안들어가면 어떡해요? 난리가 났습디다.
삼계탕에 닭 안들어가면 말짱 황입죠..! 누가 그걸 모릅니까? 나더러 우짜라고.. ㅡ.ㅡ;
시간도 너무 마니 지나서 닭을 새로 사올 짬도 안되고...
그렇다고 다른걸로 대체하기도 곤란하고...
여튼.. 오늘 삼계탕엔 닭 잠깐 삶아낸 국물에다가 찹쌀, 녹두 이런것만 넣어서 줬습니다.
진짜....눈물이 핑 돌더군여 ㅜ.ㅜ
닭으로 태어나서 복날 원기회복을 위하야 한몸 희생하지도 못해보고
유리조각에 박혀 그대로 쓰레기통으로 직행한 영계 150 마리에게...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다...
(내 특별히 신경써서 국내 최대 계육회사 하림에서 공수해온거였는데...)
ㅜ.ㅜ
첫댓글 크크크 오늘의 메뉴는 "닭목욕탕!!"
푸하하하
음....웃어야 하나..슬퍼해야 하나...내용보니..웃음이 나오고...노스탤님 맘 생각하니...맘아푸고..- -;; 저녁에 뵙죠..^^;;
영양사..신가봐요...^^......제친구도....영양사로 어제(16일) 삼계탕 했다던데.........150마리의..영혼에...명복을..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