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면 힘들어진다"
질책하자 이동훈 떠났다… 윤석열 캠프 노선투쟁, 막전막후
'입당설' 불거진 18일 저녁, 윤석열·이동훈·이상록 만나… 대변인 역할 놓고 토론 제3지대 세력론 vs 국민의힘 조기입당론 '충돌'… 윤석열, 제3지대로 기운 듯 제3지대론 리더는 '윤의 절친' 이철우 교수… 조부 이회영 영향받아 중도적 이념 이철우 부친은 DJ 국정원장 이종찬… 윤석열 '우당 이회영 기념관'서 첫 정치행보 6월 18일 저녁, 무슨 일이 있었나?
정치권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자신의 거취를 두고 '선(先) 세력화'로 마음이 기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캠프 내에서 국민의힘 입당 시기를 두고 의견이 갈리는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이 제3지대에서 세력을 구축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것이다.
이같은 분석은 이동훈 전 대변인이 윤석열 측 첫 대변인으로 임명됐다가 엿새만에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하면서 나오기 시작했다.
이 전 대변인은 지난 18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도 되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그려셔도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이 전 대변인은 이후 이를 정정하며 "윤 전 총장은 국민 의견을 우선하는 것이 먼저"라는 메세지를 내놓았고, 지난 20일 대변인 임명 6일만에 사퇴했다.
◇ "이동훈 사퇴, 조기입당 찬성파·반대파 알력다툼의 산물"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이동훈 전 대변인이 윤석열 전 총장과 국민의힘 입당과 관련한 메시지를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사퇴의 모양을 띈 경질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국민의힘 조기 입당에 적극적이던 이 전 대변인이 반대파에 밀렸다는 것이다.
이동훈 전 대변인은 국민의힘에 조기 입당해 당 인사들과 접촉면을 빠르게 확대하고 조직력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참모진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입당을 전제로 별도의 정치 일정도 마련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의 한 핵심의원은 통화에서 "이동훈 대변인이 우리당 입당을 이야기한 18일 저녁에 윤 전 총장과 이동훈 전 대변인·이상록 대변인이 만난 자리에서 윤 총장이 '이런 방법으로 하면 힘들어진다'는 취지로 이동훈 대변인에게 말한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변인도 본인의 입장을 설명하고 대변인의 역할에 대해 (윤 전 총장에게)이야기한 것으로 안다"며 "우리당 조기 입당과 관련한 입당을 두고 거기(캠프에서)알력 다툼이 나오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대변인이 사퇴하면서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조기 입당에 반대하는 인사들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해석됐다.
윤석열 캠프에서 선(先) 제3지대 세력화 후(後) 국민의힘 입당을 주장하는 핵심 인사는 윤 전 총장의 서울 대광초등학교 1학년부터 인연을 맺은 '54년 지기' 이철우 연세대 로스쿨 교수인 것으로 전해진다.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 사퇴 후 첫 공식행보를 지난 9일 열린 우당 이회영 기념관 개관식으로 선택한 것도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독립운동가인 우당 이회영 선생은 이철우 교수의 증조부다. 이회영 선생은 일제 강점기 시대에 아나키스트(무정부주의자) 계열로 꼽히는 독립운동가다. 우당 기념관장인 이종찬 관장은 이철우 교수의 아버지로, 김대중 정부에서 국가정보원장을 지냈다.
◇ 尹 최측근 이철우, 정치권에서는 '중도좌파'로 분석
익명을 요구한 한 야권인사는 "(이 교수는)이념적으로도 국민의힘보다는 '좌중우' '중도좌파' 정도인 것 같다. 그러다보니 당장 국민의힘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외부에서 중도와 진보 세력을 구축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인사는 "초반에는 보수층을 끌어안는 모습을 보였다면 최근 보이는 윤석열 전 총장의 행보는 본인의 이념이 진취적이라는 것을 보이는데 방점이 있다"고 했다.
실제 중앙일보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최근 주변에 80년대 학생운동의 상징적 인물인 함운경씨를 거론하면서 그가 "문재인 정부 정책은 사기"라고 한 인터뷰 내용에 공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은 함씨의 인터뷰 내용 중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을 비판한 대목과 과거 학생운동·열린우리당 출마 이력에 특히 주목했다고 한다. 안정적 국정운영과 압도적 정권교체를 위해 보수는 물론 중도와 이탈한 진보 세력을 모두 아우르는 모습을 원하고 있는 윤 전 총장이 이탈 진보를 향해 손짓하고 있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이 언급했다는 함운경씨는 서울대 물리학과 82학번으로 1985년 결성된 전국학생총연합 산하 투쟁조직인 '민족통일·민주쟁취·민중해방 투쟁위원회(삼민투)' 공동위원장을 지냈다.
이후 같은해 5월 서울 미국 문화원 점거 사건을 주도하다가 투옥(징역 6년 6개월)됐다. 1988년 특별사면돼 석방됐지만, 이후에도 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두 차례 더 수감됐다.
전문가들은 윤 전 총장이 자신의 계획대로 일정을 소화하고 결국은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으로 전망한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검사들이 수사할 때 결국 노련한 수사관들이 필요하듯이 정치권과 선거판에서도 선수들이 있다"며 "그 선수들은 보통 정당 안에 있고, 도움을 받으려면 정당에 들어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오승영, [이도영 기자 2021-06-24 17:02]
************************************* 윤석열 X파일.pdf… '열린공감 TV'라는 친여 유튜버가 만들었다
'열린공감 TV' 채널이 300장 분량 작성… '윤짜장, 윤십원, 윤틀러' 윤석열 지속 비방 "방송용이지 정치적 목적 아니다… 한 두명에 공유했는데 단톡방에 올라간 듯" 해명 돌아다닌다는 3개 중 하나... 나머지 2개는 누가 만들었을까?
야권 핵심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관련 의혹이 담겼다는 이른바 '윤석열 X파일' 중 하나의 출처가 친여 성향 유튜버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실체가 불분명한 X파일 출처가 확인된 건 처음이다.
윤 전 총장은 이달 29일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여권 공세와 관련한 입장을 비롯해 자신과 가족에 대한 각종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할 것으로 보인다.
◇ 친여 유튜브 "1년간 취재내용 방송 대본용으로 만든 것"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는 전날 저녁 유튜브 긴급 생방송을 통해 "최근에 돌고 있는 윤석열 X파일 중 목차가 담긴 6페이지 부분을 우리가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6장짜리 문서에는 목차가, 전체 분량은 약 300쪽에 달한다며 윤 전 총장의 성장 과정과 검사 시절 수사 내용, 아내와 장모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정리돼 있다고 설명했다. 파일 작성자는 열린공감TV 대표 정모씨다.
이들은 방송에서 "X파일은 1년 동안 취재한 내용을 근거로 방송 대본용으로 만든 것"이라며 "정치적 음해 목적으로 만든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X파일'라는 제목의 파일 캡처본이 온라인에서 유출된 경위에 대해선 "특정인에게 비공개를 요청하면서 보냈는데 한 두 사람씩 공유하다가 기자들 단체채팅방에 공유된 것 같다"며 "우리가 비공개를 요청했다는 증거도 있다"고 말했다.
◇ "文 한국 위상 드높인 사실 보도하면 친문이냐" 반박
2019년 1월 개설해 구독자 24만7000명을 보유한 열린공감TV는 친여(親與) 성향의 유튜브 채널이다. 채널 설명란에 "진실과 진보의 큰 바다를 항해하는 독립매체"라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친문(親文) 유튜브 채널이라고 보도한 일부 매체를 향해선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 위상을 드높이는 사실을 보도하면 친문 유튜브냐"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윤석열 전 총장을 '윤짜장', '윤십원', '윤틀러'라고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하며 지속적으로 관련 의혹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게시하고 있다. 유튜브 초기에는 열린민주당과 유사한 로고 디자인을 사용했다.
윤 전 총장은 X파일 논란에 대해 "불법사찰"이라며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윤 전 총장측 최지현 부대변인은 본지와 통화에서 "네거티브 대응팀을 구성할 예정"이라며 "법률 지원팀과 별도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 尹, 이달 29일 오후 대권도전 선언
윤석열 전 총장이 내주 대권도전을 공식 선언한 자리에서 X파일과 관련된 메시지도 나올 전망이다. 윤 전 총장은 대변인실을 통해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저 윤석열은 6월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매헌 운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국민 여러분께 제가 앞으로 걸어갈 길에 대해 말씀드리겠다"고 전했다.
야당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날 야권에서 X파일을 정리했다고 제기한 음모론을 반박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X파일이라는 것의 한가지 버전을 제작한 주체가 '열린공감 TV'라는 친여 성향의 유튜브 매체로 확인됐다"며 "이런 상황 속에서 송 대표가 했던 추측은 매우 부적절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대선을 앞두고 여러 가지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난무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 상대 당이나 상대 세력을 지목할 때는 최소한 육하원칙에 맞게 의혹을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과의 회동 여부에 대해 "아직 제안이 들어온 게 없다"고 말했다. 다만 "대권주자에 대한 소통 업무는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에게 일임했다. 앞으로 많은 주자를 영입할 수 있도록 발걸음을 재촉하겠다"고 가능성을 열어놨다.[이도영 기자 2021-06-2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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