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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불과 얼음의 나라
세계일보 | 입력 2016.03.11 10:31
아이슬란드는 거대한 빙하와 만년설, 용암, 호수로 이루어져 있다. 곳곳에 보석처럼 숨어 있는 초원에서 사람과 말들이 조화롭게 살아간다. |
아이슬란드는 거대한 빙하와 만년설, 용암, 호수로 이루어져 있다. 곳곳에 보석처럼 숨어 있는 초원에서 사람과 말들이 조화롭게 살아간다. |
켈라비크 공항 인근 들판에 이름 모를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극지방이지만 여름은 여느 유럽 나라들처럼 따듯하다. |
켈라비크 공항 인근 들판에 이름 모를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극지방이지만 여름은 여느 유럽 나라들처럼 따듯하다. |
아이슬란드 자연은 영화로도 익숙하다. 판타지 소설의 대부 존 로널드 로웰 돌킨은 젊은 시절 이곳을 여행하며 ‘반지의 제왕’ 영감을 얻었다. 애니메이션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 역시 이곳에서 주요 장면의 스케치를 완성했다. 영화 ‘노아’에서는 노아 가족이 홍수 이전에 살았던 고대세계로 그려졌으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에서는 주인공이 탐험하는 얼음 행성과 물의 행성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또한 외계인 침공으로 폐허가 된 2077년 지구를 그린 톰 크루즈 주연의 ‘오블리비언’도 이곳에서 찍었다. 영화에서처럼 아이슬란드는 인간의 손길이 아직 닿지 않은 미답지로 남아 있다. 역설적이게도, 그래서 여행자들에겐 더욱 매력적인 땅으로 남아 있는 곳이다.
아이슬란드는 국토 대부분이 용암지대로 이루어져 있다. 화산재에 이끼 낀 모습이 마치 외계 행성을 보는 듯하다. 영화 ‘인터스텔라’ ‘오블리비언’ 등의 촬영지다. |
유럽의 일부이기 때문에 주민 대부분은 노르웨이 바이킹족과 스코틀랜드·아일랜드 켈트족의 후예다. 옛 노르웨이어와 비슷한 아이슬란드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지만 영어로도 웬만한 의사소통은 가능하다. 적잖은 사람이 여행을 떠나기 전 언어에 대해 우려한다. 물론 말이 잘 통하면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지만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 아이슬란드인들은 동양인에 대한 호기심이 높고 여행객에게 친절하다. 보디랭귀지를 동반한 간단한 의사표현만으로도 충분히 교감할 수 있다. 아이슬란드는 대한민국 크기의 국토에 33만명밖에 안 되는 적은 인구가 살고 있기 때문에 사람 간 유대감이 높고 국민이 매우 온순하다. 더구나 유럽에서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것을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많은 나라와 인접해 있는 유럽인들은 말이 아니라 표정과 몸짓만으로도 충분히 존중하고 의사소통하는 법에 익숙하다.
아이슬란드는 국토 대부분이 용암지대로 이루어져 있다. 화산재에 이끼 낀 모습이 마치 외계 행성을 보는 듯하다. 영화 ‘인터스텔라’ ‘오블리비언’ 등의 촬영지다. |
필자의 첫 아이슬란드 여행은 여름에 이뤄졌다. 계절별로 색다른 여행을 할 수 있지만, 역시 겨울에는 추울 것이라는 선입견이 작용했다. 물론 여름은 낮이 ‘매우’ 길고 겨울은 밤이 ‘매우’ 길다는 점도 영향을 주었다. 아이슬란드로 가기 위해서는 유럽 도시를 경유해야 한다. 핀란드 국영 항공사 핀에어와 독일 국영 항공사 루프트한자를 추천한다.
드디어 출발이다. 인천국제공항을 이륙한 항공기는 장장 11시간을 날아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했다. 비행으로 지친 몸과 유럽의 시차에 적응하기 위해 하루를 프랑크푸르트에 머문 후 연결 편인 루프트한자항공을 이용해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로 향했다. 푸른 바다를 지나 창 너머로 하얀 얼음을 이고 선 거대한 산들과 얼음이 걷힌 대지가 눈에 들어온다. 이제 아이슬란드다.
박윤정 여행가·민트투어 대표 www.minttour.co.kr
부부여행단 2016.01.07 14:47
REYKJAVIK, ICELAND 2nd DAY, 2015.07.17
물이 끓어오르는 땅, 아이슬란드(ICELAND) 둘째날
우리의 아이슬란드 8박 9일 일정은 수도이자 시작/종료 지점인 레이캬비크(Reykjavik)를 거쳐서
골든서클-링로드 (아이슬란드를 둥그렇게 일주할 수 있는 링모양의 길) 남>동>북>서의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기로 했다.
일정상 안맞거나 4륜 구동이 아니고서는 갈 수 없는 곳은 스킵하면서 '내일 일은 난 몰라요.' 버젼으로 언제나 그랬듯 즉흥적으로 다녔다.
둘째날 일정은,
Geysir(간헐천 지역) - Gullfoss(굴포스) - Seljalandsfoss(셀야란즈포스) - Skogafoss(스코가포스) - Skogafoss campsite(스코가포스 캠핑장)
게이시르(Geysir) 캠핑장의 아침
드디어 1박을 하고 둘째날 아침이 밝았다.
게이시르 캠핑장은 땅이 전기장판 깔아놓은 것 같이 따뜻하다고 했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어쨌든 추워서 깨고 어제 사놓은 베이글을 냄비에 대충 데워서 끼니를 해결했다.
캠핑장에 누가 두고간 스프
여행하다보면 호스텔이나 캠핑장에 남은 물건이나 음식을 두고 가는데, 때에따라서 정말 먹고싶은 것과 필요한 것만 쏙쏙 두고가서 참 감사할 때가 많다. 우리도 두고가기도 하고.
물건을 서로 통용하여 굶주린 자가 없게 한다는 성경말씀이 이런것과 비슷한가 싶을 만큼. 여기저기 주워먹고(?) 다닌다.
우리를 위하여 멍멍이 고생한, 현다
기적의 연비를 찍고, 텐트가 부러져서 5박이나 호텔이 되어자고 하루에 300km 가까이를 타며 나중에는 빙하앞 화산재에 빠져서 구조되기도한 현다.
i는 누가 훔쳐갔는지..
내가 지금까지 현다를 무시해서 미안하구나..ㅎ
아이슬란드의 간헐천 지역, 게이시르(Geysir)
캠핑장 바로 옆에 있던 게이시르.
게이시르라는 말 자체가 아이슬란드어로 간헐천이라는 것 이더라.
그래서 게이시르 간헐천 하면, 간헐천 간헐천 하는 것이 되겠다... 역전앞 처럼.
foss도 폭포라는 뜻. 굴포스 폭포 하면 폭포폭포
어쨌든 캠핑장 바로 옆에 있어서 아침먹고 짐꾸려서 왔다. 여기도 물론 입장료는 없다.
물대포가 풍!풍! 솟아나는 곳으로 가는 길에 곳곳에 부글부글 땅이 끓고 그 옆에 꽃이피고.
사진으로는 표현이 안되지만 정말 희안한 풍경을 자아내었다.
특히 아이슬란드는 야생화가 정말 많고 예쁘다!
게이시르 가는 길에 역시 크고 작은 시냇물들과 게이시르들이 부글부글 끓는다.
'와~ 시냇물이네 손좀 담궈볼까!' 하면 바로 화상이다...
계란 방구냄새가 온 동네에 진동하므로(그리 역하지는 않다) 여기가 뜨겁긴 하겠다는 생각이 직감적으로 든다.
땅위로 뜨거운 시내가 흐른다는 것이 정말 신기했다.
갑자기 펑 끓어오른 게이시르(Geysir)
이런 사진을 찍은줄도 몰랐는데 뭔가 처음보는 광경에 당황이 느껴진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다 여의주같이 푸른 물이 동그랗게 되면서 갑자기 치솟아 오른다.
몇분에 한번 간격으로 100m 가까이 튀어오르는데 정말 신기하다.
물이 펑 쏘아진 후에 가운데 홀에 물이 쭉~ 빠진다.
너무나 신기하고 멋져서, 30분은 서서 질릴때까지 본거 같다.
본거 또 보고 환호성 지르고 박수치고ㅎㅎ
본거 또 보고 소리지르고... 어릴때 신기한거 보면 이러지 않았을까?
이렇게 신기한 광경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즐겁고 신이 났었다.
광물질이 녹아있어 오묘한 빛이 나는 게이시르
솟아오르는 물대포(?) 뿐만 아니라 게이시르 지형에는 광물질이 녹아서 아름다운 물색을 자랑하는 웅덩이 들이 많다.
뭐라 설명할 수 없지만 각도에 따라서 색도 다르게 보이고, 정말 아름답고 오묘하다.
게이시르 뒷편에 작은 산이 있는데 거기에 올라가서 게이시르 지형 전경을 보러갔다.
이끼를 잘못하다가 밟았는데, 너무나 깜짝 놀랐었다.
발이 쑥 빠지는데 카펫보다 더 부드럽고 러그처럼 푹신푹신했다.
잠도 덜깨고 나온지라 둘이서 이끼밭에 누워서 뒹굴뒹굴 거리면서 졸다깨다 하면서 사진도 찍고 편안한 시간을 가졌다.
우리 남편을 눈물나게 만들었던, 굴포스(Gullfoss)
말이 필요없던 굴포스. 아이슬란드에 정말 많은 폭포가 있지만, 처음 본 폭포라 그런지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멋졌다. 폭포가 얼마나 큰지 낙수차로 인해서 바람이 계곡 아래서 불어올라와서
정신이 하나도 없고 물이 막 튀었지만 눈을 뗄 수 없었다.
사진찍고 싶은데 안찍혀... 그래도 상관없다! 진짜 원없이 보고왔다.
우리는 정말 관광하기 좋다는 여름에 갔지만
아이슬란드의 여름은 여름이 아니랄까...
우리나라 가을보다 추운 것 같다.
그리고 내륙은 눈이 녹지도 않았고, 꼭 나중에 다시와야지.
춥기는 엄청 추웠지만 다시봐도 1년 여행하면서 가장 행복하고 즐거운 여행을 했던 순간이었다.
폭포의 뒷편을 볼 수 있는, 셀야란즈포스(Seljalandsfoss)
아이슬란드에 워낙 크고 유명한 폭포들이 많아서 지나치기 쉬운데, 폭포의 뒷편을 볼 수 있다고 해서 찾아간 셀야란즈포스(Seljalandsfoss)
사실 잘 몰랐는데 우리가 여행하면서 쓰는 오프라인 지도 맵스미(MAPSME)라는 곳에 관광지를 다 찾아다니니 이런 멋진 곳도 볼 수 있게 되었다.
셀야란즈 폭포 뒤쪽을 가는 길.
역시 물이 엄청 튀어서 앞을 보기 힘들지만 왠지 신난다.
부서지는 햇빛과 물소리만 들리고 쳐다보는 곳마다 무지개가 생기고. 아이슬란드는 가는 곳마다 붐비지 않아서 정말 좋았다.
나는 자칭 타칭 물놀이 흥부자라서;; 물만 보면 자꾸 가까이 가는데
남편은 아이슬란드에서 폭포에 빠져 죽을 뻔 했다면서 엄청 걱정시켰던...
어쨌든 이때도 언제 와서 물에 들어가볼까 싶어서 발만 담그고 나왔다.
물이 정말정말 깨끗하고 차가워서 깜짝 놀랐다. 정신이 번쩍! 나는 느낌이었다.
멋진 셀야란즈 포스를 보고 주변 트래킹을 하고 이제 캠핑장으로 가려고한다.
아이슬란드 여행을 한달 정도 할 수 있다면, 폭포마다 위로 올라가서 트래킹하면 정말 재밌을 것 같다!
폭포 바로 앞에서 캠핑할 수 있는, 스코가 포스 캠핑장(Skogafoss campsite)
폭포 바로앞에서 캠핑할 수 있다고 해서 간 스코가포스 캠핑장
저기 보이는 폭포가 스코가 포스
먼저 보려했는데, 사실 이때 시간이 거의 11시 가까이되었는데 해가 안진다....
해가지면 텐트 불빛때문에 엄청 예쁘다 해서 기대했는데 생각해보니 백야때문에 해가 안지는 걸 깜빡했다.
그래도 충분히 멋졌다!
짐을 다 꺼내고 열심히 에어매트 부는 중
아이슬란드의 멋진 풍경을 망치는게 우리인가?ㅎㅎ
캐나다에서 사온 전기밥솥이 전압이 안받아서 냄비로 쓰고 미국 라면에 진라면 스프 넣어서 끓여먹고 잤다.
우리는 이 다음날 아침에 어떤일이 벌어질지도 모르고...
"오늘 너무 재밌었어. 근데 해가 왜이리 안지니까 잠이안와...ㅜㅠ" 하면서 추위에 덜덜 떨면서 잠을 청했다.
다음날 바람소리에 깬 바람에 나는 화장실을 가려고 텐트 밖을 나왔다.
텐트밖을 나오니 캠핑장에 있는 모든 텐트가 강한 바람때문에 천장이 바닥에 붙어버리고 파닥파닥 대고 있었다.
눈을 돌려 우리 텐트를 보니 폴대가 다 부러진 텐트에서 남편이 포복자세로 기어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캠핑장엔 많은 텐트와 온갖 잡동사니들이 굴러다니고....
그날부터 우리의 아이슬란드 여행은 서바이벌로 전환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