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호남성(湖南省)에는 한국 사람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보석 같은 명산이 두 개 있다. 소양(邵阳)시에 있는 낭산(崀山)과 형양(衡陽)시에 있는 형산(衡山)이다.
낭산풍경구는 호남성과 광서성 경계에 위치하고 대부분 명소는 호남성 소양시 신녕현에 위치하나 팔각채 일부분은 광서성 계림시 자원현에도 속해 있다.
중국의 순 임금이 이곳에 이르러 아름다운 산수에 매료되어 "산지량야(山之良也 산이 훌륭하도다)" 라고 하면서 뫼 산(山)자에 어질 량(良)자를 모아 랑(崀)자를 하사하였다고 한다.
낭산은 붉은 지표가 기이한 경관을 형성하는 단하지형(丹霞地形)으로서 중국 내 다른 다섯 곳의 단하지형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돼 있다. (단하지모는 한국에는 없는 풍경이다. 붉은 절벽과 기둥이 산과 협곡을 만들고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과 안개등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는데 중국 여러 곳에 분포되어 있는 중에서도 낭산이 가장 대표적이다)
국가지질공원, 국가중점풍경명승구, 제1위 국가자연유산 등의 칭호를 갖고 있는 명산인 랑산은 총 8개의 주요 풍경구로 이뤄져 있는데, 이 가운데도 핵심관광코스는 천일항(天一巷)경구 날초봉(辣椒峰)경구, 팔각채(八角寨)경구로 이 셋이 대표적이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정상 부분을 팔각으로 깎아놓은 듯한 기괴한 봉우리 수십개가 연달아 펼쳐진다. 장가계는 비석들을 쭉 세워놓은 모습인데 반해 팔각채는 봉우리들이 좀 더 동글동글한 모습이다. 낙타봉이나 고추봉, 촛대봉과 같이 하나하나 개성적인 봉우리들로 이뤄져 있다.
이곳에서는 팔각채의 봉우리 사이로 운해가 낀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다. 비가 온 다음날이 최적기로, 운해를 보려면 아침 일찍 산행에 서둘러야 한다. 오전 10시가 지나면 운해는 옅어지고 산의 전체 풍모가 서서히 뚜렷해진다.
팔각채 사진을 보고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지 십여년.
이런저런 사정으로 이루어지지 않다가 이번에 성사가 되었다. 그 일대 기후도 고려하여 11월말이면 좋은 풍광을 볼 확률이 높아 기대감이 높았으나...낭산에 머무는 이틀 내내 잔뜩 흐린 날씨에 이따끔씩 내리는 가랑비에 대단히 실망.
돌아와서 찍은 사진을 보아도 역시나 이어서 사진방에 올리기에도 챙피스러우나, 소개나 하자는 의미에서 올려본다.
1. 팔각채 코스
랑산 팔각채(八角寨) 트레킹은 랑산 최고의 절경을 감상 할 수 있는 코스로 8각채의 주봉은 해발 818m로 운대산이라 하기도 한다. 정상에서 조망하는 아래의 단하지모 전경의 구름속 산들은 정말 장관이라 한다. 수많은 돌계단과 잔도를 오른내리는데 3시간정도 소요된다.
팔각채의 8개 봉우리중 6개는 호남성,2개는 광서성에 속해 있다. 산봉우리는 용이 꼿꼿이 머리를 든 모습이라 하여 용두라고도 부른다.
주차장에서 내려 팔각채 올라가는 입구에서
돌계단과 잔도따라 올라가며 보이는 풍경들
용잡이 잔도
올라온 길을 뒤돌아 본다.
팔각채 주봉(운대산)
희미하게 보이는 깃발 있는 곳이 정상인데 돌계단이 잘되어 있어 그리 힘들진 않다.
2. 천하제일항 코스
천하제일항(天下第一巷) 트레킹 코스는 천하제일 좁은골목인 일선천으로 총길이는 238.8m이고, 양측벽 높이는 80~120m이다. 제일좁은 곳은 0.33m이다. 2시간 남짓 소요된다.
천일항은 산중턱 두바위 사이에 난 길을 말한다.(巷은 골목을 의미)
자연스럽게 길이 생기고 높은 바위사이로 하늘이 하나의 선으로 보인다 하여 중국인들은 일선천이라 부른다.
돌계단길을 올라 잔도에 올라서자 바위 틈새가 보이면서 천일항(天一巷)이 시야에 들어온다.
천일항 계단에 올라서자 겨우 걸어 올라갈 수 있을 정도의 좁은 틈새이다.
이곳에서 하늘(天)을 쳐다보면 일(一)자로 보이는 골목(巷)이라는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240m의 좁고도 긴 천일항을 통과하고 얼마 안가 우선항(遇仙巷)을 다시 만난다.
우선항은 천일항보다 폭도 넓고 짧으나 끝나는 부분 경사도가 만많지 않다.
우선항을 통과한 뒤
3. 낙타봉 코스
낙타봉은 높이가 187.8m이고, 길이가 273m이다. 낙타봉에 오르면 랑산 최고 절경 중에 하나인 고추봉을 조망 할 수 있다. 고추봉은 높이가 187m이고 위 부분의 둘레는 100m이다.
입구부터 고추봉 정상까지 끊임없는 계단으로 이뤄져 있다. 거대한 암벽 가운데를 뱀처럼 휘감은 계단 구조물에 의지해 걸으면 발 아래 절벽이 아찔하면서도 장관이다.
고추봉 정상까지 천천히 갔다 오는데 2시간 가까이 소요된다.
중국의 산들은 돌계단이 잘 만들어져 있어 비가 오는 날씨였지만 산을 올라가는 데는 큰 무리가 없다.
왼쪽이 날초봉(고추봉),오른쪽이 낙타봉
날초는 고추이다.
산허리에 덩그러니 매달린 거대한(크기는 180m) 고추
날초봉경구에 위치한 낙타봉은 토끼귀같은 계림의 산봉우리와는 달리 바위산에 흙이 있는 곳에만 나무가 자라 마치 낙타의 등처럼 생겼다고 해서 낙타봉이다.
낙타봉을 우회하여 고추봉 앞에 서니 경사진 계단길이 아찔하다.
고추봉 계단길을 올라가며 뒤돌아 본 낙타봉
고추봉 정상에서 내려다 본다.
정상에서 내려가며 보이는 풍경들
주차장에 내려오니 날씨가 조금 나아지기 시작한다.
구름이 점차 옅어지며 하늘에 푸른색이 희미하게 드러난다.
떠나기 아쉽지만 점심식사후 계림으로 하여 양삭까지 가야한다.
첫댓글 비가 가끔씩 내리는 날씨에 당황했던 이 번의 트래킹은 코로나 이후 수 없이 다닌 해외 트래킹 중 경험 못한 최악의 날들 이었지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한 폭의 나은 풍치를 카메라 앵글에 담기 위해 애쓴 보람이 있어 운무 속의 야릇한 풍치의 멋들를 감상하게 해 준 옥대장에게 깊은 경의를 보냅니다.
아마 우리가 낭산 떠난날 오후 경치가 엄청 좋았을겁니다.
그렇지요. 낭산을 떠난 오후에는 날씨가 좋았을 겁니다. 그래도 나쁜 날씨에 앵글에 담은 옥대장의 사진들이 운무 속의 깊고 은은함을 보여줌이 있어 아주 좋내요.
아이고!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