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현황
어린이신문이라 함은 소년한국일보, 소년동아일보, 소년조선일보를 말한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어린이신문 구독은 초등학교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20년 이상 행해진 부당한 관행으로 굳어졌다. 신성한 교육의 현장인 학교가 신문보급소 역할을 하는 현실이다.
일반적으로 신문보급소는 아침에 각 학교로 신문뭉치를 들여놓는다. 학교에서는 교사나 어린이가 구독 부수를 파악해서 각 교실로 배달하게 된다. 각 반에서는 구독하는 학생이 자기 신문을 찾아가게 되는 것이다.
신문 구독료는 3,500원인데, 어린이는 매달 3,500원을 담임선생님에게 전달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다. 신문요금을 제 기간에 내지 못한 경우는 담임으로부터 독촉과 꾸중을 듣게 되는 경우도 발생하는 것이다. 반면에 한 부 당 700원 정도는 학교운영자금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부 학교에서는 장학금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화장실 청소, 학교발전기금 등으로 전입된다. 이 것은 불법적인 것이다. 학교의 목적사업비는 학교운영비에서 지출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매학기 신문구독신청서를 학교가 대행한다. 완전히 장삿속이다. 이런 안내문을 받은 학부모는 꼭 구독하겠다는 것보다 학교가 나서서 신청서를 받으니 무심결에 구독하는 경우가 많다. 신문보급소의 모든 일을 학교가 해 주니 부정의 온상이 될 법도 하다.
2.문제점
단체구독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소리가 높아지자, 학교는 강매형식을 시정하는 시늉을 보인다. 한 때 기승을 부렸던 신문을 통한 학습행위와 권유는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많은 학부모가 약간의 강제성을 느끼는 현실이다. 담임선생님이 신청서를 나눠주며 써 오라는데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신문을 보지 않거나, 볼 형편이 못 된 학생은 열등감 및 위화감을 가질 수 있다. 신문에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만화, 게임소개 등이 눈을 현혹한다. 한 달에 무심코 낸 3,500원이 어린이들의 정서함양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다.
무엇보다도 교육의 현장인 학교가 신문보급소 역할을 담당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학교가 신문보급소 역할을 한다면, 학생들이 필요한 학용품구입도 대리해야 하는 모순이 생기게 된다. 학교에서 교사들은 잡무에 시달린다. 어린이신문까지 배달하는 수고를 교사가 짊어질 이유가 없다.
굳이 구독하려는 학부모가 있다면, 구독하지 않은 어린이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가정에서 구독하면 된다. 일부 보급소는 가정배달을 않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은 학교에서 구독하는 것보다 유리하게 받아 볼 수 있다. 일부 신문은 성인신문과 끼워 무료로 주기도 하고, 유리한 조건으로 가정배달에 임하고 있다.
어린이신문의 내용은 만화와 게임소개에 치우칠 뿐만 아니라, 친미반공극우논리를 전파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소년조선은 정도가 심해 이라크를 침공한 미국을 평화의 수호자로 묘사하기도 한다. 어릴 때부터 잘못된 시각을 주입 받게 되는 것이다.
어린이는 최대성장기에 있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똑같은 내용의 신문을 본다는 것은 이치에도 맞지 않다. 차라리 성인신문을 발췌해서 교육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훨씬 교육적이다. 성인신문의 어린이특집란은 어린이뿐 아니라 교사에게도 길잡이가 될 수 있다.
어린이에게 신문 읽는 습관을 길러주고 수행평가문제에서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은 완전히 허구다. 실제 어린이들이 기사를 읽지 않을 뿐 아니라, 그런 정도의 자료는 세상에 넘쳐 난다. 수행평가라도 외워서 문제나 푸는 습관을 들이는 것은 제7차교육과정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기타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초등학교에서 신문단체구독이 행해지고 있는 현실이다.
3. 해결점
군사독재정권의 산물이 어린이신문단체구독이다. 정권까지 휘두르는 신문이 일선 학교를 상대로 거대한 사기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교장이 떡고물이나 바라고 적극적으로 신문배포를 맡는 경우도 있지만, 싫더라도 거부할 힘이 없다. 이러한 비리와 부정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다행히도 신문구독권한이 학교운영위원회에 있다. 뜻 있는 학부모는 학교 운영위원으로 나서서 제동을 걸 수 있다. 운영위원 과반수의 찬성을 얻으면 절독이 가능한 것이다. 아직도 거의 대부분의 학교가 죄의식 없이 어린이신문을 보고 있는 현실이다. 학부모와 뜻 있는 시민이 떨쳐 일어나야 한다.
학교운영위원이 아니라도 교장에게 부당성을 강조하고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널리 홍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어린이신문구독은 어린이들의 정서에는 물론 학교의 본연의 임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