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 용원에 있는 용운사,
큰 길에서 접어드는 길 어귀에 턱하니 자리잡은 골프 연습장이
절간을 찾아가는 마음을 우선 내려누른다..
이어지는 모텔이...절이 크다보니 찾는이가 많아
입구에 숙박 시설이 들어서 있구나하는 긍정적인 생각을
떠 올리며...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여관(?)이 구인사라 하였던가?
이어 좁아지는 콘크리트 길....속세를 끊고 가는 길은
한 명이 지나다닐 정도면 충분하리라..
하지만 차 한대가 충분히 지나가지 않는가?
신도들의 접근을 용이하게 신경써준 절측의 배려이리니...
그래도 '절'이 위치한 곳이라 구비구비로 산 모퉁이를 돌아야한다.
그러다 갑자기 돌아 횡하니 나타난 모습!!
기대에 어긋난 아주 작고 보잘것 없이 초라한 처음 대하는 절 풍경이
초 겨울의 스산한 날씨 만큼이나 을씨년 스러워 보였다.
오랜듯한 나이의 조그만 법당을 보다가
질서도 무시된채 콘크리트로 막 지어진, 때깔도 입히지 아니한채
특유의 잿빛으로 나신을 다 들어낸 구조가, 거머 튀튀한 청동독을 내뿜는
꽤나 무거원 보이는 종을 겨우 지탱하는 듯한 '종각'이며...
그래도 독톡히 살 찐 여러마리의 금붕어와 새끼 물고기가
어우러져 노니는 작은 인공 연못의 녹조섞인 물 옆을 따라
만들려고 하였는지 만든 것이 그러 하였는지 계단을 내다 만,
지붕조차 엮어내지 못한 채, 그렇게 짓다만 그래서 그대로 방치된 '산신각' 이며,
법당 앞 마당과 아래 입구 쪽 공터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전선 감는 나무 굴레(보빙)를 보며....
마치 어제까지 마당에서 바베큐 파티를 하면서, 식탁 대용으로 쓰여진듯한...
미처 치우지 못한채 손님 맞이를 하는 아니, 이 마저도 귀찮아
그냥 되는대로 내 버려둔 어느 산장의 시끌벅적한 영업 뒤 헝클어진 모습을
방불케 하는 온 마당에 널부러진 광경에 더하여 그래도 뭘 지어볼까 하여
아무렇게나 쏟아 부어놓은 모래까지...
절 뒷쪽으로 아무렇게나 개간되어진 텃 밭에 어울려 시끄럽게 짖어대는 개 소리 하며...
하늘을 울리며 날아가는 까마귀의 고함 소리며....
이 모든 것이 첫 광경으로서는 너무 혼란스러워 다시 돌아나오고
싶은 감정을 우선 자제해 보고자 심호흡을 가다듬어 본다.
그러나 이내, 이 것은 나의 오만하고 심히 건방진 판단이며,
내 감정의 돌이킬 수 없는 착각이었다는 사실이 조금 뒤의...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참으로 만나기 힘든 '마음이 맑은 사람들'과의
첫 대면에서, 이로인해 오판으로 깨어진 내 자신에게 심한 질책을 유도해 본다.
음악잔치의 흥겨움에 대한 감흥도 없이 막연히,
마음속 깊이 고요한 진동을 불러내어 올 수 있을까 하는
그저 기대도 아닌, 지나가는 일상의 행사로만 여겼던
그 자리, 그 시간에서 나는 그렇게 잠시 등장하다 빠지는
역활을 그려 보며..내 자신을 위안하고 있었던 것이다.
초라하나마, 스님의 응접실(?)에 모여 앉아..茶를 대신한
야구르트며, 매실 엑기스며...오랜지며...홍시며...
분주히 손 가는대로 먹고 마시며...중년의 스님아래 조용히 분위기를 느껴본다...
아랫목에 묻어둔 국물 김치를 속성으로 익히는 비법을
알려주시는 가운데서도 스님의 동짓날 계산 착오를 읽으면서...
여기는 시간이 필요없는 세계니까?..
지나간 세월이 필요하면 마음껏 끌어도 또다시 되돌릴수 있는
마법의 공간처럼...
그러다 지나온 기록의 영상들이 자리하고 있는 한 쪽 벽 귀퉁이로 눈을 돌려...
문화란 이름과 함께한 역사를 되짚어 보며..
세속을 떠났다 하여도 중생의 음악 소리에 귀 기울여 주시며,
흔쾌히 절 앞마당을 음악 놀이의 장소로 내어 주시고,
아울러 손수 '소고'와 '징'과 '꽹꽈리'를 두들기며
낯선 악기의 음률에 맞추어 장단을 조정해 주시는 '비구니 스님'의
여유와 괘활함과 푸짐함이 있었기에, 오늘의 음악 잔치는
어디에 비길바 아닌, 바람과 함께 물흐르는 소리 그 자체였다.
(이하 생략)
목어 -내 모든 것을 부처님께 바칩니다.
(한 회원분의 목공예 작품으로 오늘 방문과 함께 주지 스님께 증정함..
스님은 답례로 직접 그리신 '달마도' 액자를 선물함)
본격적인 음악 잔치를 벌이기 잔 장단 맞춤 연습 광경
(마당을 깔고앉으신 비구니 스님의 대범함(?)이 돋보인다)
아무 장식이나 색채가 없는 '종각'과 뎅그러니 걸려있는 '범 종'
안데스 음악보다 전통 음악을 우선 화제로...'징'을 잡아보니 기분이?
맛베기 연주와 관람 자세...아직 흥이 덜 난듯 손뜨게질도 멈추지 않은 채...
아무래도 북과 장단을 맞추어 보는 실험 연주가..땀을 흘리게 하여 결국 웃 옷을 벗게한다.
해보니 뭔가 신명이 나는 것 같아 터뜨린 함박웃음...같이하니 '박장대소'라 할까?
연주에 몰입...산 사에 울려퍼지는 영혼의 소리와 태고의 소리가 어울려...
전통 악기를 골고루 체험하며...
어째 북 채 잡은 모습이 좀 어슬퍼 보여...
준비 연습이 끝나 본격적인 연주가......
연주 뒤 절주인의 마무리 인사 말씀...
님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가질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첫댓글 제 감정이 가미된 글과 함께 사진에 구성을 곁들여 재 편집해 올려 보았습니다...하다보니..윤허도 구하지 아니한채 왕비님의 사진까지 제 마음속으로 옮겨 놓았음에 관대한 용서와 이해를 구해 봅니다...아직 글이 완성되지 않아 차후 몇 회에 걸쳐 보완 완성해 보리라 생각하며. 모든 님들의 '사랑' 또한 갈구해 봅니다
그곳에 가보진 안았지만 왠지 제가 다녀온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다들 존 하루 여시구 그리고 음악이 함께하는곳이라 더 즐거우시라 생각합니다...잘 보고 갑니다..
님의 후기와 함께 곁들여진 말씀! 어제의 행복된 모습들을 다시금 볼 수 있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째~처음부분은 저의맘을 그리도 잘표현하셨는지요.항상 화려하고 멋진풍경만보다고 그런 스산한 절은 가히~좀 그랬지요..그러나 혼자서 절 살림을 살아가고 계신~가진것이 하나도 없다는 스님의 말씀듣고 저도 느낀바가~처음뵈어서 제대로 인사도 못드렸네요...반가웠습니다
스님의 법어 랄까? 덕담 이랄까? 보람찼든 하루 였습니다.~~~가슴속에서 우러나오는 감정을 잘 표현해 주셨네요~~~~앞으로의 많은 시간을 함께 공유하고 싶습니다.~~~음악도 감사합니다. 보너스로 기쁘게 받았습니다...
으뮁~~운제 사진을 찍었습니까??? 왕비 님의 윤허..ㅎㅎㅎ 진짜 는 일벌님의 목어 작품 인것 같습니다...일벌 님 며칠 고생한 작품을 기증 멋진 작품 감상 잘 했습니다...
박현식 님 손수 부모님을 모시고 ...불편한 다리를..이끌고 오심에 감사 드립니다.
정말 일벌님이 솜씨... 쥑이십니다. @@ 띠용~!!
내 행복의 시작이 어디서 부터 였는지...아마...님들을 만난후였으리라.. 세상의 인연이 이래서 귀하고 귀한것이라 ... 이 귀한뜻 오랫토록 가슴에 담아 두오리다.....글..잘읽고 갑니다. 음악은 보너스겠죠???
좋은 시간 보내셨군요...^^ 정말 가고 싶었는데.. 다들 즐거운 표정이라 보는 저도 즐거워집니닷...^^ 담엔 꼭 함께 할수 있기를...
인간짱님 제 마음을 고스란히 나타내주셨네요. 어머님을 모시고 오셔서 점심식사도 안하시고 우리가 모셔서 갔어야 하는데 죄송하기 그지없습니다. 너무나 기억에 남는 하루였습니다. 산사에서 음악을 들으리라고는 또 배우리라고는 ...... 너무 감격 그 차체입니다. 고마워요!!!!! ^*^ ㅎㅎㅎ
즐거웠었죠? 곡차는 하지 않으셨는지요? ㅎㅎㅎ.( 문화와 예술을 분간하지 못하는 놈은 사람도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곰솔님 참석 안 하셔서 너무 섭섭했습니다.치료하시는 건 다음날 하시지... 좋은 차 한번 타 묵을수도 있었을낀데.... 올해가 가기전 다시 만날수 있을진 모르지만 마지막날까지 잘 마무리 하시고 즐거운 새해 맞으시기 바랍니다.
강물님, 고운님...너무 즐거워 하시는 모습에 저도 얼마나 행복했는지요.아마 곰솔님이 오셨더라면...ㅠㅠㅠ
아 왕비님 사진이 아니고 공주님 사진을 몰래 감추었구나...아직 누가 누군지 잘 몰라 헷 갈려스리...지송하구요...''모든 님'들 항상 즐겁고 좋은 시간들 가득하시길...다른 사진들은 안 올려 주시는가요? 디카가 3대 동원 되었지, 아마?
앗...들켰다....전 서울 다녀와서 바로 올리겠습니다. 24일 시사이 공연 마치고 25일쯤 와서 바로...근데 다 비슷 비슷해서리...
푸하하하하하 인간짱님~~~착각하신줄 알았어요 ㅋㅋ다들 공주언니랑 왕비랑 많이들 착각하시거덩요 ㅋㅋ 정말 뵙게 되서 방갑구 영광이였스니다 참 맑은 표정을 가지고 계신분 같았어요....늘 말없이 소리없이 웃으시며 함께 하셨던모습이 정말 좋았었어요 글도 어쩜 이렇게 가슴깊이 파고들게 적으셨는지요....
그날의 감흥이 새롭게 떠올라 살포시 웃음짓고 나갑니다...모두들 행복한날들 되세요...^^메리 크리스마스~^^미리 인사드려요^^
궁금증만 증폭하네여 ~짱님이 누구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