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사고를 당하고서야
차에 달려있는 블랙박스가 아무 소용도 없다는 걸 알았다.
영업사원이 달아준 프리원이라는 회사에서 만든 스마트뷰 X-5000.
블랙박스 메모리가 꽉 차면 스스로 오래된 것부터 지워가면서 저장한다던데
이게 불량인지, 고장인지 꽉 차면 더 이상 저장을 안하고 주인처럼 탱자탱자 논다. ㅎ
A/S 받으려고 찾아보니 회사가 망하고 없다.
게다가 PC에서 작동하는 관련프로그램도 찾을 수가 없다.
그러니 메모리 꺼내서 PC에서 포맷하고 장착해도 날짜가 늘 2000년 1월1일이라고 저장된다.
요게 철거한 옛날 제품.
그래서 다른 놈을 하나 살까 말까? 어떤 놈을 살까?
숱한 번민의 세월 2년여 만에 드디어 하나 새로 구입했다.
네비로 유명한 파인드라이브에서 만든 파인뷰 T11.
원래 차에 달려 있던 기존 블랙박스 연결 전원도 비슷한 거 같기에 구입했다.
근디 막상 기존 꺼 빼고 새걸 연결해 보니 전원이 안들어온다.
젠장할 전원잭이 비슷해 보여도 조금 다른 모양이다.
이런 건 만국 공통으로 만들면 좋으련만.....
할 수 없이 기존 상시전원선을 철거하고 새로 구입한 선으로 교체해야 될 상황.
뭐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막상 실제 작업을 하려니 좀 불안하다.
이거 업소에 맡기면 3만원 정도 한다.
근디 난 과감하게 직접 해본다.
인터넷 뒤져 많은 정보를 입수하고
드디어 작업 착수.
생각보다 자동차 내장 판넬(?) 잘 해체된다.
도어틀에 있는 고무만 빼서는 안되기에
고민 끝에 옆 플라스틱 판도 일자 드라이버로 떼어내니 너무 쉽게 빠진다.
휴즈박스 뒷면에 나와 있는 설명서를 보며 내 차에는 없는 옵션들인
열선핸들에 ACC선을, 뒤시트히트에 상시 B+선을 연결했다.
접지선이라는 검은 선은 근처 나사에 연결.
기존 선과 새선이 뒤섞여 제법 복잡하다.
선을 연결하다 보니 저 허연 뭉치가 에어백이란다.
재작년 그 큰 사고에서 마땅히 터져야 할 제 책무도 잊어버리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끄떡 않고 제자리만 지키고 있던 못된 놈.
예상보다 상시전원선 연결이 쉽게 끝나고, 전원 들어오고
양면접칙테이프로 새 블랙박스를 제대로 잘 붙였다고 안도하던 순간.
으악!
우찌 이런...... 이런 일이......
블랙박스를 거꾸로 부착했다.
카메라가 안쪽으로 엘시디 화면이 바깥쪽으로....
어째 일이 잘 풀려나간다 생각했다.
우하하.
이거 한 번 붙힌 양면테이프 안 떨어진다.
살살 뜯어내 보려 했더니 끄덕도 안한다.
이걸 어쩐다.....
난감해 하고 있는 사이 살짝 보인다.
그래 저 연결구가 나사로 연결되어 있군.
저 나사를 풀어 뒤집어 넣어서 연결하면 되겠다.
야호!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했던가?
결국 설치 성공.
근디 전원을 연결하니 양쪽 불이 깜박이며
메모리 포맷을 해야 한단다.
으잉, 구입한 메모리 그대로인데 포맷도 안되어 있나?
그래 해 봐라 기다리는데 이거 부지하세월.
1시간째 포맷 중.
이럴 리가 없는데
16g 정품 메모리가 불량인가?
참다 못해 조심스레 빼놓고 집에 있던 MLC타입 16G 메모리로 교체.
응 이것도 포맷을 다시 한다고....
뭐야 이건.
다시 집에 들어와 검색하니 이것 포맷 방식이 TAT 방식이란다.
정보 수집 중에 얼핏 본 기억이 난다.
PC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포맷 방식이란다.
우여곡절 끝에 결국 블랙박스 교체에 성공했다.
T11은 메모리 꽂는 데도 뭔가 너무 엉성하다.
뭐 먼지가 안들어 가게 고무 마개를 달아놓은 건 좋은데
정작 메모리 삽입하는 곳 주변을 그냥 방치해 놨다.
메모리 꽂는 기계 많이 봤어도 이런 허접한 마무리 못봤다.
첫댓글 허어 세상은 참 편리해지는 듯하면서 구비구비 함정이 있구나. 그대는 그걸 잘도 파고든다.
마치 미꾸라지마냥 ㅎㅎ 어쩌겠소. 힘 없는 사람이 마냥 뻗댈 수도 없고. 돈키호테처럼 늘 치받기만 할 수도 없고, 방울방울 떨어지는 낙숫물이 바위도 뚫는다고 믿기엔 세월이 이미 너무 멀리와 버렸고, 허긴 아직도 시위 현장마다 모습을 보이는 백기완씨나 박석운씨는 정말 대단들 하신 분들이오. ㅎㅎ
싼게 비지떡? 나름 고심 끝에 장만하여 설치한 블랙박스 1년도 안되어 고장. 운행 중 수시로 재부팅한다. 해서 1년이 보증 기간이라 A/S 보냈더니 3일만에 돌아왔는데 너무 빠른 께 영 미심쩍다. 역시 돌려막기에 당한 거 같다. 제품에 아무 이상없지만 다른 제품으로 교환했다더니 이건 전원도 안들어온다. 에~~~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