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空 崔 桂 植 언론인(수필가)]
얼마 전 지인의 나이 79세에 갑작스런 사망소식을 그의 아들로부터 문자 메시지를 받고 장례식장에 갔다. 문상을 하고 반나절을 상가에 있었으나 지인의 친구들이 보이지 않았다. 지인은 대기업에서 정년을 마치고 70세까지 열심히 쉬지 않고 건강하게 사회생활을 했던 분이였다. 그 후에도 복지관과 경로당에서 취미활동을 즐기고 누가 봐도 행복한 노년을 보내는 사람 중에 하나였다. 70세가 넘으면 99881234라는 우스게말의 의미는 99세까지 건강하게 살다가 하루 이틀 아프다가 삼일 후에 운명하면 인생 최고의 행복한 삶을 마감한 아름다운 마침표의 숫자라고 한다. 예전에는 인간수명이 짧기에 아홉(9)수를 조심하라고 했다. 지금은 다섯으로 시작한다. 65세까지 무병하면 75세까지 활동할 수 있고 85세까지 건강한 모습으로 95세까지 장수하며 지낼 수 있다.
우리 속담에 ‘정승 집에 개가 죽으면 문전성시요 정승이 저승에 가면 초라한 장례식을 치른다.’는 말이 있다. 우리의 관혼상제는 품앗이 문화이다. 결혼식은 부모잔치요, 장례는 자식의 영향력에 좌우되고 있다. 상가에 문상객이 없으면 쓸쓸하고 가족들의 슬픔은 배가 된다. 장례식장에서 문상객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生前葬禮式을 준비하면 어떨까? 친구나 지인들에게 평소에 자주 연락하고 만나서 식사도 같이하고 여유가 되면 부의금을 준비하여 내가 혹시 먼저 죽으면 꼭 문상을 와서 나를 만나고 갔으면 하는 고마움의 표시를 생전에 하고 나의 자식들에게 지인들의 연락처를 전해주면 좋을 것 같은 생각을 했다. 한참 후 친구 두 사람이 문상을 왔기에 고인에 대한 지난 일을 회상하면서 생전장례식 이야기부터 내가 인생노트(삶을 기록하자) 보급에 대한 내용을 알려주었다.
대한 노인회, 서울연합회와 서울시 공동으로 책자를 발간하여 경로당에 배포하고 비치되어 있으니 꼭 보시고 그 책에 내용이 좋고 사전의료의향서 및 사전 장례의향서 및 장기기증 서약서 양식이 기재되었으니 참고하시고 소개합니다.
「사전의료의향서」 외상 회복이 불가능한 질병 만기상태, 노화로 인한 사망압박상태에 이를 경우 저는 연명치료를 거부합니다.
죽음의 시기만 늦추는 심폐소생술시도, 기도삽관과 인공호흡기 부착, 인공심장박동조절기 부착, 인위적인 영양공급,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를 하지 말라는 뜻이다.
「사전의료의향서」 사망진단이 내려지면 제 뜻에 따라 장례를 치르도록 하는 것.
장례식은 가족과 가까운 친지들만 모여 조용히 치르도록 원합니다. 부고를 내지 말고 빈소를 차리지 않으며 조의금이나 조문을 받지 말고 장례가 끝난 후에 필요한 분들에게만 사망사실을 알리기 바랍니다. 수의가 아니라 즐겨 입던 것을 입혀 관 없이 화장하기를 당부합니다.
청년들 사이에선 영정사진 찍는 문화도 생겼다.
죽은 뒤 장례는 의미가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생전장례식에 대한 인식도 높아졌다. 취업포털사이트 커리어가 직장인 370명을 대상으로 생전장례식에 대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9.7%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 장기기증 한사람이 9명을 살릴 수 있다.
장기기증이 의학적으로 가능한 것은 사후에 1시간정도 되면 멍이 드는 현상이 오는데 그 현상을 시반이라고 하고 그 후에 사후경직이라고 하며 10시간 이상 장기가 살아있기 때문에 의학적으로 이식이 가능하다. 특히 각막 등 장시간 살아있다. 나의 죽음이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사실이 장기기증=웰다잉(Well Dying)의 한 방법으로 주목받는다. 현재 140만명이 장기기증을 서약했다.
2018년 9월 국회에서 사전 연명치료의향서나 연명의료계획서 작성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주요 골자로 하는 연명치료 결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죽음에 대한 성현들 몇 분의 말씀을 적어봅니다.
「토크반」 삶은 고통도 그렇다고 기쁨도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마땅히 해야만 하는 일이며 죽 음 닥치는 그 순간까지 우리가 정직하게 해야만 하는 일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죽은 자를 위해 묻지 말라. 오늘 휴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잘 보낸 하루가 행복한 잠을 가져오듯이 잘 산 인생은 행복한 죽음을 가져온다.
「스티브 잡스」 아무도 죽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래도 죽음은 우리 모두의 숙명이다. 아무도 피할 수 없다. 왜냐하면 삶이 만든 최고 발명품이 죽음이기 때문이다.
< 인 생 >
태어날 때는 신비롭고 위대하고 멋있게 살았으면 하고
살면서는 기회와 선택으로 살았으며
순간순간 기억과 추억이 있어 슬픔도 고통도 지나가리라.
더불어 살다보니 처세가 미학이더라.
살다보니 모든 이가 덧없다는 말뿐이고
그래도 죽음이 있기에 공평한 것 같고
사람은 황소같이 천천히 한걸음 한걸음 하루를 살아가고
인생은 有限하고 空手來 空手去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