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교구 정상동본당 신자들, 할머니 사랑 잔잔한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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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나의 집을 방문한 정상동본당 신자가 할머니들에게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하자 한 할머니가 쑥스럽다며 소녀처럼 얼굴을 가리고 웃는 바람에 웃음바다가 됐다. |
할머니들이 '행복해요'하며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할머니들 얼굴을 보고 있으면 강추위도 한 발 물러간 듯, 따뜻한 봄 햇볕이 불쑥 찾아오기라도 한 것처럼 온화하고 평화롭다. 할머니들은 경상북도 안동시 남후면 광음리에 있는 '안나의 집' 어르신들이다. 안나의 집은 안동교구가 지역 내 무의탁 노인들을 위해 '가족 공동체'를 지향으로 운영하는 작은 노인 양로원이다. 실질적 관리와 운영은 성가소비녀회가 맡고 있다. 꼭 30년 전인 1981년 고(故) 박경용(로렌조)ㆍ김말수(골룸바) 부부가 이곳에 '우리집 양로원'을 설립한 것이 시작이다. 안나의 집 할머니들은 현재 간호사와 사회복지사 등 자격을 두루 갖춘 수녀들의 헌신적 봉사와 이곳을 관할하는 정상동본당(주임 김정현 신부) 신자들 따뜻한 사랑에 인생 황혼기를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특히 본당 신자들의 환대에 할머니들은 주일미사 참례하러 성당 가는 게 즐겁다고 말한다. 박영례(체칠리아, 84) 할머니는 "아무리 시골인심이라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 신자들이 어쩜 그리 우리한테 잘 하는지 모르겠다"며 "주임신부님과 사목회장님 그리고 모든 신자가 우리를 가족보다 더 잘 대해준다"고 귀띔했다. 박 할머니 말을 듣고 있자니 신자들이 어떻게 할머니들을 대하는지 궁금했다. 정상동본당 신자들이 할머니에게 해주는 것은 사실 특별한 것은 아니다. 어르신들이 성당에 올 때마다 따뜻한 밥 한 끼 대접하고, 인사 한 번 더 하고, 말동무가 돼 주는 것이다. 조금 더 보태자면 추석이나 설과 같은 명절 때 고기와 과일 몇 상자 갖고 찾아가 주는 것이다. 바로 사람 사는 '정(情)'이다. 77살 막내부터 95살 최고령까지 평균 80대 후반인 할머니 11명은 또래 어르신들이 대부분 그렇듯 젊은 시절부터 고생하며 힘들게 살아왔다. 할머니들 중에는 자녀가 없거나 제대로 보살핌을 받기 어려운 처지여서 안나의 집에 머무는 지금이 생애 최고로 행복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할머니들은 안나의 집에서 자식 같은 본당 신자들에게 어르신 대접을 받고, 주님께 기도할 수 있으니 아팠던 곳도 씻은 듯 나았다며 기뻐했다. 전선분(헬레나, 84) 할머니는 "정상동본당 신자들이 우리를 사랑으로 안아주고 분에 넘칠 정도로 관심을 가져준다"며 "안나의 집은 '지상천국'이 맞는 것 같다"고 웃음을 지었다.
이힘 기자 정동진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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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행복은 아주 작음에서 시작됨을 오늘 새롭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