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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박 일출 산행을 다녀왓습니다
04시30출발, 11시종료.
14km.난이도 중
경남 양산에 있는 천성산 억새 산행을 왔습니다
전날 오후 23시에 오산에서 출발하여 익일 02시 30분에 통도사 휴게소에 도착,
1시간을 더 숙면한 후 차 밖으로 나와서 하늘을 보니 맑디 맑은 하늘에서
금방 이라도 쏟아 질듯한 별들이 초롱 초롱 눈망울로 내려다 보고 있습니다.
04시 정도 되니 운영진 분들이 조식 준비를 합니다.
메뉴는 소고기 미역국에 열무김치,멸치무침, 계란말이. 저는 너무 맛있게
두그릇을 먹었더니 배꼽이 하늘을 봅니다.
04시 30분 10여분 거리의 홍룡교로 버스는 출발하고 곧 도착하였으나
어둑한 버스 주차장이 낯설은 기사님은 조심스레 정차 합니다. 동호인 들은
조용히 하차한 후 비밀 작전이라도 하는 것 마냥 곧바로 전술 장비를 착용하고
일사천리로 정상을 향해 진 군 합니다.
정상으로 가는 길에 첫 번째로 당도한 곳은 홍룡사 인데
폭포를 가고 싶은 여인의 애타는 맘은 헤아리질 않고 전진 또 전진.
<대장님 미워요~> 그때는 몰랐지만 이정표에서 10m만 가면 폭포였다
아직은 여명이 없는 시간이고 가장 힘든 구간이며 일출을 향한 일념으로
홍룡교에서 화엄벌 까지 붉게 물들어 오는 아름다운 벌판을 당신의 품에
안겨드리기 위해 그리 하셨으리라 생각한다.
내가 배낭에 간식과 물 2L, 소니 카메라와 잡동사니를 챙기고 체중기에
올려 보니 12kg다. 여름 배낭 22L에 보통 4~5kg인 거에 비해 겨울을 대비한
50L 배낭을 챙기고 이정도이면 양호한 수준이지만 춥고 눈이 오는 겨울로 갈 수록 더 무거워 지겠지..., 거기에 라면까지 끄려 먹을 생각이라면... 하~~~ 오뎅도 참을 순 없는데 큰일이군 이거 참.
어찌 됐든지 12kg배낭을 메고 화엄벌까지 오르는데 정말 힘들었지만, 그 이후
몸이 풀려서 인지 힘들다는 생각을 한적이 없는것 같다.
화엄벌에 오르기 전 전망 바위 근처에 오니 여명이 밝아오고 소나무 숲을 지나
갈림길에 들어서니 장엄한 화엄벌 평원에 억새가 바스락 거리며 반겨줍니다.
정상으로 가는 능선에서 하늘을 보니 지난 새벽에 반짝이던 별들은 사라지고 먹구름과 일기예보로 예상했던 칼바람이 세차게 불어 옵니다. 아마도
먹구름과 칼바람이 없었다면 그날의 억새 오케스트라와 하늘의 구름 배경은
아쉬움으로 남을 뻔 했어요.
억새 숨 소리와 간간히 비추는 햇살과 교우하며 천성산 화엄벌 정상 석에 오르니 백팩커들의 텐트 대여섯 채가 보이네요.
제1봉 천성산 원효봉 인증 후 은수 고개까지 이어지는 억새 길,
오늘 구간 중에서 백미 구간이라 생각 됩니다.
햇살 아래 펼쳐진 황금 물결,
그 속에서 선남 선녀들의 새가 되려는 몸짓과 풀이 되고자 하는 몸짓들에
작가 분들은 탄성과 아쉬움을 토로하며 유쾌한 행진을 합니다.
은수 고개에서 먼저 간 선두 팀의 간식 타임이 시작되어 합석하고,
각자의 간식이 모이니 잔칫상이 되고, 동호회 분들이 건네준 달짝지근한
커피 한잔과 달콤한 간식을 먹고 나니 몸과 마음이 따듯해 진다.
이제 다시 천성산 2봉 비로봉을 가기 위해 자리를 깨끗이 정리하고
발걸음을 이어본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은 암릉 구간이다. 여느 암산과는 달리
바위들이 날카롭게 위로 솟아있고 바닥은 잔 자갈 길이어서 많이 미끄러웠다.
조심조심 가다 보니 상당히 멋진 생선 대가리? 바위를 지나 비로봉에 도착하여 인증 샷을 쌈빡하게 찍어주고 돌아서니 이제부터는 내원사 까지 하산 길이다.
조금 내려 가다가 전망 터에서 아름다운 아가씨들을 만나 별을 선물해 주었다.
어설프게 받긴 했지만 기븐은 너무 좋았다. 별을 주는 건 너무 오랜만이라서...,
다시 조심조심 내려 가는데 갑자기 배가 많이 아팠다. 누군가 땅을 많이 산
모양이다. 다행이 다친 곳 없어서 천만다행, 그렇게 별일 없이 비랑 길과
계곡 너덜 길을 지나 내원사에 도착한다. 이제 다 왔나 싶었는데, 내원사에서
내원사 매표소 주차장까지 2.7km 포장 도로를 따라 가야 끝이다.
너덜 길을 지나 포장 도로는 오아시스 지만 등산가에겐 사막이다.
1000년 까지도 산다는 소나무와 누군가 반듯이 잘라 놓은 것 같은 기암 괴석,
너 때문에 마지막 발걸음은 힐링이 된다.
첫댓글 줄거운 산행했네요.
감사합니다, 구름때문에 일출은 아쉬웟지만 나름 좋은 하루였습니다.
일출보기 힘들어요.
그러나 희망을 갖고 도전하는거죠.
멋진산행 멋진사진 입니다 👍
무박산행하느라 힘들었겠지만 풍광이 빼어난 곳이라 보람이 있었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