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을 먼저 사랑한 왕, 미천왕. 적의에 불타 전쟁의 승리만 목적으로 하지 않고 오직 고구려의 기상을 되찾고 유리된 고구려 유민들을 살리기 위해 서진정책을 폈던 왕 미천왕.
그는 준비된 왕이었다. 생사조차 불투명했던 시절부터 사귀어 왔던 형제와 다를 바 없었던 친구들이 자신의 목숨을 초개처럼 버리고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 전장의 분위기를 바꾸어 갔다.
대장군 고노자, 양우. 젊었을 때는 안국군을 모시고 늙었을 때는 을불 즉 미천왕을 섬기며 마지막 목숨도 적의 공격을 조금이나마 늦추기 위해 일개 노인으로 변장하여 목을 내놓았던 저가.
전쟁터에서 명령에 복종하며 목숨을 아끼지 않고 싸웠던 아달휼. 전략을 구상하며 진의 철통방진을 소 떼 몰이로 무너뜨렸던 창조리.
미천왕에게는 그와 함께 죽고 살고자 하는 이들이 있었기에 고구려의 옛 영토를 회복할 수 있었다.
전쟁은 군사의 수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전략이 필요하다. 전략은 깊은 묵상에서 나오며 철저한 준비에서 나올 수 있다. 적을 알아야 하고, 지형을 살필 수 있어야 하며, 아군의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탁월한 지도자는 전략을 짜기 위해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야 한다. 생각없는 결정은 패배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고구려 미천왕 시절 중국의 정세는 다음과 같았다.
1.
진에는 세 보물이 있었다. 세 보물이란 바로 최비와 원목중걸, 그리고 문호를 일컬음이었다. 사마염이 죽고도 진나라를 굳건히 지키던 이 세 명의 인재는 가남풍 황후가 권력을 전황한 후로 조정이 혼란에 휩싸이자 결국 뿔뿔히 흩어지게 되는데, 원목중걸은 모용외에게, 최비는 동해왕 사마월에게 몸을 의탁했다. 문호만이 혼란한 조정에 끝까지 남아 황제의 곁을 지키지만, 그와 배다른 형인 문앙을 중심으로 뜻있는 신하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자 가 황후는 이를 견제하여 문앙을 죽이기에 이르렀다.(59쪽)
미천왕의 부인이 된 주아영 그녀는 누군가?
2.
" 성공을 거두려면 누구보다 더 차갑고 교활해야 한다는 제 생각이 폐하를 보는 동안 서서히 무너졌어요."
"제게는(아영) 그런 따뜻함으로 이기는 길이 보이지 않아요. 저는 눈물이 없는 계집이에요. 머리와 외모는 있는지 몰라도 인정은 없어요. 그러나 폐하께는 그게 있어요. 당장은 손해를 보아도 결국은 승리로 이어지고 마는 내면의 힘. 그 힘이 저를 이끌었어요. 저는 진정 처음으로 인간의 길을 배웠어요. "(18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