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초록에 젖다
지은이 : 박문자
출판사 : 한비
페이지 : 167
값 : 13,000
ISBN :9788993214635
9788993214147(세트)
<출판사 서평>
올해 여든이 된 시를 앓는 할매 박문자 시인이 5년 동안 시를 공부하여 발표하는 첫 시집으로 삶에 진득하게 녹아있는 연륜을 담담하게 술회한 시집이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고, 생각하기에 따른다는 평범한 진실을 오랜 삶을 통하여 터득한 지혜와 묘수를 행복하고 즐겁게 들려주고 있는 시집이다.
박문자 시인의 [초록에 젖다]는 단순히 나이 든 사람이 아무렇게나 쓴 삶의 술회가 아니라, 한 편 한 편 시에 대한 애정과 진지한 태도를 가지고 현대시가 가지는 서정성과 운율과 음율을 벗어나지 않았다는 데에 더 큰 무게를 가진다.
박문자 시인의 시집은 여든의 나이로 시에 전착하는 모습이 아름답고 대단하지만 그것보다 더욱 큰 의미는 무료하고 안일하게 보낼 수 있는 남은 시간을 보석처럼 갈고 닦는 시간으로 만들어 쓰고 있다는 것이다. 무언가에 집중하는 것은 모든 것에 대한 긍정의 사유를 가지는 것으로 시집 [초록에 젖다]가 말해주듯 삶은 마지막까지 긍정의 초록에 젖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시인 소개>
월간 한비문학 시 부문 신인상
한비문학상 시 부문 대상 수상
한비작품상 시 부문 대상 수상
대구문인협회 회원
가톨릭문인협회 회원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시인과 사색 동인
<목차>
1부 : 노년의 8월 바다
젖꼭지
소리
햇살
산 품속으로
겨울 길목
봄이 온다네
겨울 수채화
옛집
봄비
은 갈치
고물상 할아버지
갈색 머그잔
계절의 속삭임
노년의 8월 바다
멀어져간 사람
행복한 웃음
설레임
맛있는 삶
10월 햇살
겨울나무의 약속
텃밭
돌담 길
바람결에
씨앗의 꿈
나의 뜰
애장품
方子 여사의 작품
2부 쪽빛에 물들다
씨앗의 꿈
푸른 향(香)
반달 지붕
단 한 사람
솟대
노신사
봄이
쌍계사 길목
섬진강 청 매화
소리꾼
초록에 젖다
꽃바람 나들이
내 안의 그리움
나무에 걸터앉은 여름
오월의 성모당
쪽빛에 물들다
폭포
복날
낡은 서랍
맛으로 다가온 9월
새벽을 여는 사람
가을 맛
10월
조롱박
갈색 목도리
바람재
무룡계곡
3부 세월을 등에 업고
숭늉
까치
즐거운 한나절
큰 품속
갯벌 닮은 여인
언제 이만큼 와 버렸나
해맞이
어린 봄
마음의 미소
달래 무침
젖어드는 봄비
잔등에 세월이 굽었다
세월을 등에 업고
칠순의 봄날
부메랑
신발 두 켤레
보리밥집
7월 바람
적삼
툇마루
마늘을 깐다
마음의 노래
미숙한 선생님
4부 또 다른 내일
여행의 맛
그곳에 가면
징검다리
골목길
오늘
숨어든 그리움
앞산 카페거리
거리와 벤치
누룽지 호박
어느 새벽
잎새
노란 카펫
또 다른 내일
모닥불
하얀 겨울
반다지
두 입술
수채화
손녀의 입김
사월의 눈(雪)
굵은 손마디
눈물
속눈썹
꽃길
젊은이여!
토기
당신
위령 성월
<작품 소개>
‘시를 앓는 할매’ 시인의 젊게 사는 방법으로서의 서정시 쓰기
~박문자 시인의 삶과 시 세계~
김원중 (시인 ·한국문협고문 ·포스텍 명예교수)
Ⅰ. 박문자 시인의 처녀시집 “초록에 젖다”의 시집 원고를 들고 올 한가위를 뜻있게 보냈다. 나는 명절 때가 되면 읽고 싶었던 밀린 책을 읽거나 원고를 쓰는 버릇이 있는데 이번 추석에는 박문자 시인의 “초록에 젖다” 시집 원고를 읽고 그 소감을 쓰는데 즐거운 명절을 보낸 셈이다.
정말 축하하고 경하할 일이다. 일흔이 넘어서 문학(시) 공부를 하고 팔순을 바라보고 시집을 낸다는 것은 그리 쉬운일이 아니다. 하기야 일본에는 시바다도요 할머니 시인이 있었다. 그 할머니는 92세에 시를 공부하기 시작하여 100세에 “약해지지마”라는 시집을 내었고 지난해 102세로 숨지기 직전에 또 한권의 시집을 상재하였다. 거기에 비하면 박문자 시인은 시바다도요 시인 보다 20년이나 일찍 시를 공부하였으니 앞으로 10권의 시집을 이 세상에 꽃피울 수 있을 것이다.
공자 말씀에도 “나이들어 공부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라고 하였다. 더구나 시를 창작한다는 것은 더욱 즐거운 일이다. 그것도 아무렇게나 쓴 작품이 아니고 한편 한편이 현대시의 무게를 지니고 있는 서정시라서 더욱 감회에 젖게한다.
시집제목처럼 그야말로 내 가슴도 “초록에 젖다”이다. 지난 수년 동안 ‘한비문예창작대학’에 나와서 시를 열심히 공부한 결실을 맺은 것 같다. 한없이 기쁜일이다.
Ⅱ. 옹골진 터.
“너덜샘” 솔
천상의 혼이던가.
솟아나는 젖줄.
삼단 같은 두 갈래 머리 땋아
낙동강 한강
짙푸른 태백준령
“너덜샘” 뿌리 그곳.
생명의 향연
굽이굽이 용트림.
강물은 웃고 가네.
입맞춤하러 가네.
어머니 젖꼭지에
-젖꼭지 전문-
“너덜샘”은 한강, 낙동강 발원지를 말한다. 언뜻 “젖꼭지”란 시의 제목만 보면 여인의 육체를 연상할 것이다. 그러나 박문자 시인은 낙동강, 한강의 발원지를 인간이 처음 세상에 태어나 처음 마주하는 신성한 생명의 물인 어머니의 젓에 비유하여 동일시 한 것이다. 과연 우리나라는 한강과 낙동강을 중심으로 살아왔고 살아갈 것이니 젖줄은 ‘너덜샘’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또한 태어나 처음 마주치는 어머니의 젖이 없다면 어떻게 세상에 몸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인가. 이러한 시적 상상력을 동원하여 강과 어머니의 젓을 동일시하는 발상은 그 만큼 시를 씀에 상상과 비유 그리고 시적인 사유를 멀리, 깊이 펼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처마 끝
숨어 있는
그리움
황혼에 걸렸다
골 깊은 자국
갈아놓은 이야기
옛집 매화꽃 되어
가지마다
소곤대고
기왓장 돌꽃
슬픔 되어 떠난다.
마른 바람
뜨락에 뒹굴며
가을이 일러준다.
옛집 장맛은
“어머니”이었다고
온종일 태양은
혼자서 서성댄다.
-옛집 전문-
아주 훌륭한 한 편의 서정시이다. 한 연으로 처리해 단숨에 읽히지만 2연 이상의 공간과 풍경 시간이 들어있으며, 중층의 의미가 담겨있다.
현대시의 특징은 운율과 리듬 내재율이다. “옛집” 뿐만 아니라 박문자 시인의 시는 의도하였는지 아니면 잠재 된 역량이었는지 “옛집” 뿐만 아니라 모든 시에서 서정시의 특징인 내재율을 갖추고 있다. 그것이 어떤 때는 한연으로 어떤 때는 두 연으로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어, 특별나게 공부를 하지 않고 나오는 것이라면 자기 자신도 모르게 가지고 있는 특징이라 할 수 있고, 공부를 하여 습득을 한 결과라면 참으로 맵고 짜게 배운 솜씨라 아니할 수 있다. 운율을 가진 박문자 시인의 “옛집”을 눈을 감고 읊어보면 때묻어 반질한 뜨락에 하릴없이 누운 따스한 햇살의 밝은 눈과 마주치게 된다.
Ⅲ. 박문자 시인은 시의 소재를 일상생활에서 잘도 찾아내어 시로 빚어내는 예리한 시안을 가지고 있다. “낡은 서랍”, “숭늉”, “달래 무침”, “적삼”, “누룽지 호박”, “반다지” 등 수 많은 작품을 일상에서 찾아내어 아름다운 시어로 빚어내고 있다. 그것은 박문자 시인이 한시도 시와 떨어져 있지 않다는 시에 대한 애정의 정도를 보여주는 것이며, 시에 전착하는 시인의 시에 대한 진지한 자세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 가운데 한 편만 감상해 보자.
세월을 담고 산다
현관 지킴이
40년 묵묵히 나눈 정(情)
옛과 만남의 굴레
조상의 “멋”
무쇠장식에 알알이 박혔다
반다지
위의 토기 한 점
투박한 몸매에 도공의 숨결 느끼며
잿빛 향을 맡는다
화려하지 않은 매무새
심장 같은 꽃 한 송이
꽂아주는 손길이 즐겁다
손때 묻은 윤기 삶의 길섶에
목마른 추억으로 남아 있다
-반다지 전문-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삶은 바래고, 낡아야 그 가치가 있는 것이다. 빠르게 변모하는 세상은 오직 새것과 새로운 것에 매료되어 시간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묵은 것들을 폐기처분하고 그 자리에 낯설고 날카로운 문명의 조각으로 채우고 있다.
박문자 시인의 시가 읽을수록 가슴에 담기고 마음을 데워주는 것은 오랜 삶의 연륜이 시 속에 녹아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인간의 정서마저도 새로운 감각에 떠밀려 옛 것은 고리타분하고 진부한 것이라 밀어내는 시대에 먼 세월의 이야기를 데리고 와 들려주는 박문자 시인의 시가 반갑지 않을 수 없다.
---중략----
첫댓글 박문자 선생님! 여든을 넘겨 평생 소망을 이루시는 아름다운 그 모습에 감동과 존경을 표합니다. 첫 시집 출간을 축하 드립니다.
박문자 선생님 축하드립니다.
여든에 가진 동심이 부럽습니다.
좋은 시집 감사합니다. ~~ ^^
박문자 선생님! 시집발간을 축하드립니다. 옛집을 조용한 아침에 읽어보니 제 고향의 오래된 옛집에 가서 텅빈 안방에 어버이날 어머님께 드린 카아네이션이 안방 벽지에 걸려있는 것이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가족들과 추억과 정이 있었던 옛집입니다. 좋은 시 잘 읽었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박문자 선생님! 시집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넘치는 열정 기대 하겠습니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