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뱀머리 : 전라남도 여수시 화정면 개도(蓋島)리 소재 개도주조장의 막걸리라서 개도막걸리입니다.
작년 이맘 때(2009년 10월) 남쪽지방으로 여행을 갔었습니다.
순천-여수-삼천포-다시 여수로 이어지는 식당탐방을 하던 중에 배도 부르고 해서 향일암 구경에 나섰습니다.
향일암에 오르느라 한바탕 땀을 흘리고 내려 왔을 때 누군가가 개도막걸리를 언급했습니다.
예까지 와서 돌산갓김치를 안주삼아 개도막걸리를 아니 맛볼 수가 없다나요.
향일암 입구에는 돌산갓김치를 파는 가게와 막걸리를 마실 수 있는 식당이 여러 곳 있습니다.
헌데 갸우뚱?
막걸리 병에 둘러진 레이블을 살펴보니 '개도막걸리'가 아니 '개도生동동주'라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긴가민가 하다가 우물쭈물 그냥 지나쳤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개도生동동주가 개도막걸리더군요.
개도막걸리의 명성에 대해선 훨씬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하다 보니 막걸리 좀 마셔봤을 법한 인물들이 한결같이 개도막걸리에 대해 극찬을 하시더군요.
막걸리를 소재로 쓴 서적에도 단골로 등장을 합니다.
그 때서야 아차했습니다.
개도막걸리를 맛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난 후로 개도막걸리가 눈 앞에서 아른거리더군요.
갑판장의 지인들 중에서도 술에 대한 관심과 식견이 남다른 이들이 있습니다.
그들과 어울려 가끔 지방의 막걸리를 택배로 받아 마시기도 하는데 개도막걸리와는 여태 인연이 닿지를 않았습니다.
화요일(10/19) 점심 때 택배로 받은 개도막걸리
일전에 강구막회에서 시음회를 가졌던 경상남도 함양군 병곡리 소재 병곡주조장의 생막걸리에 대한 호응이 꽤 높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전라남도 여수시 화정면 개도리 소재 개도주조장에서 막걸리를 택배로 받았습니다.
개도막걸리는 주문 다음 날인 화요일 점심 때 강구막회에 도착했습니다.
얼음과 함께 포장되어 스치로폴 박스에 담겨 온 개도막걸리
스치로폴 박스를 개봉하니 750ml용량의 개도쌀생막걸리 20병이 얼음에 재어져 있습니다.
레이블의 위, 아래에는 각각
- 위 : '청정해역 친환경 탁주 방부제가 없어 깔끔한 탁주 물맛이 좋아 부드러운 탁주 효모균이 살아있어 건강한 탁주',
- 아래 : '개도생막걸리는 천제산 물로 빚어 맛이 부드럽고 소화가 잘 되며 드신후에 뒷끝이 깔끔하고 편안 합니다.'
라는 광고문구가 표기되어 있습니다.
헌데 갑판장이 기억하고 있는 개도막걸리와는 용량과 레이블의 디자인이 달랐습니다.
게다가 '개도生동동주'라 표기 되어 있지를 않고 '개도쌀生막걸리'라 표기가 되어 있는 겁니다.
전화문의를 하여 보니 다행히 포장만 바뀐 것이지 내용물은 똑같답니다.
개도막걸리 레이블의 표시사항
개도막걸리의 레이블에 표기된 표시사항 중 몇 가지를 짚어 보겠습니다.
- 규격 : 6도
쌀을 발효시켜 원주를 만들면 알콜함량이 대략 15도 내외가 됩니다.
여기에 물을 혼합하여 알콜함량을 약 6도로 낮춘 것이 전통적이면서도 보편적인 막걸리입니다.
- 원료명 : 백미 70%, 소백분 30%(수입산)
원료중 소백분은 밀가루를 뜻하며 이는 전통누룩이나 일본식의 입국이 아닌 개량누룩(밀가루에 종국을 입힌 것)을 사용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개량누룩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막걸리가 쌀 90%에 밀가루 10%를 섞는데 비해 개도막걸리는 밀가루가 30%입니다.
- 첨가물 : 아스파탐
첨가물로 인공감미료인 아스파탐을 넣은 것은 개인적으로 아쉽습니다.
유해성 논란이 있는 아스파탐은 희석식소주를 만드는 진로와 롯데주류 등의 대형 주류업체에서도 자발적으로 사용을 중지했습니다.
인공감미료는 생막걸리의 과발효를 피하며 단맛을 보강하여 쓴맛과 신맛을 가리고, 유통기간을 늘리는 목적으로 사용을 한답니다.
설탕과 크림이 첨가된 커피를 즐기는 이들이 있는 반면에 블랙커피를 즐기는 이들도 있습니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막걸리를 골라 마실 수 있는 세상을 고대하는 갑판장입니다.
당장에는 드리이한 맛 때문에 입맛에 덜 맞더라도 갑판장은 순수한 무첨가 막걸리에 입맛을 맞추고 싶습니다.
갑판장의 지난 화요일 점심상차림
개도막걸리가 택배로 왔을 때가 마침 점심식사를 준비중이던 때라 반주로 곁들였습니다.
쪼로로로롱~~~~
밀가루의 함량이 30%인데도 콩국물 처럼 뽀얗습니다.
갑판장이 이제껏 마셔 본 막걸리 중에서 걸죽하기로는 개도막걸리가 으뜸입니다.
미숫가루를 물에 타서 마시는 느낌과 거의 비슷합니다.
벌컥벌컥~~~~
!!!!!!!!!!!!!!!!!?
첫 경험의 맛은 생각보다 훨씬 세콤하며 달았습니다.
선장님 曰 '사과향이 나는 요구르트를 마시는 것 같아...'
이모들(강구막회에서 함께 일하시는 분들의 호칭) 曰 '먼저 것(병곡막걸리)보다 훨씬 달구만...'
갑판장이 느낀 바로도 개도막걸리는 확실히 여지껏 마셔 본 막걸리중에서도 유난히 달면서도 새콤합니다.
수 년전 전주지역을 중심으로 유행했던 쓰리걸리원스타(막걸리 3병+칠성사이다 1병)나 막쿠르트(막걸리+야쿠르트)가 떠올랐습니다.
어째서 이런 맛의 막걸리를 두고 여러 사람들이 극찬을 아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거푸 몇 잔을 더 마셨습니다.
쉬었다가 다시 마시고, 밤에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서 또 마시고 하여간 마시고 또 마셨습니다.
다음 날에도 낮밤으로 마셨습니다.
그런 후에 이 막걸리에 이미 익숙한 분들이라면 다른 막걸리가 싱겁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추측을 해봤습니다.
반대로 개도막걸리가 처음인 분들이라면 눈이 동그래질 만한 독특한 맛입니다.
하지만 이틀간에 걸쳐 여러 병의 개도막걸리를 마신 후에는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새콤 달콤함이 유난히 도드라지는 첫 모금은 아직도 낯설지만 두 잔, 세 잔...거푸 잔을 비우기에는 그리 나쁘지는 않습니다.
계속 시음중...
순전히 갑판장의 취향을 기준으로 개도막걸리에 대해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갑판장은 이 술 저 술 가리지 않고 대체로 잘 마시는 편인데 유독 단맛의 술과는 그다지 친하질 않습니다.
상황에 따라 한 두 잔이야 맛나게 마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 정도로는 거의 취기가 오르질 않습니다.
아마도 취기가 오르기 전에 단맛에 질력이 나서 다른 술로 바꿔 마시지 싶습니다.
하지만 상황을 달리하여 반주로 한 두 잔 정도라면 아주 맛나게 마실 수도 있겠습니다.
단맛이 강하고 유기산이 풍부하여 상큼한 산미가 나니 육체적인 노동을 하는 중간에 목을 축이는 용도로도 적당할 듯 합니다.
<또 어떤 막걸리를 주문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진 갑판장입니다.>
& 덧붙이는 말씀 :
화요일 점심 때 택배로 받은 개도막걸리 20병중 9병이 남아 있습니다.
이것도 현재상황일 뿐 시시각각 재고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암구호는 '개도막걸리'입니다. ^^
첫댓글 아침부터 명물 개도막걸리 맛을 보는 기분이네요. 우리 한번 반가운 얼굴을 봐야 되는데......
형님! 잘 지내시죠?
선장님께도 안부 전해 주시길.......
그러게요. 다른 것은 몰라도 송년회는 해야죠. ^^
그때 항일암에서 먹어주었어야 되는건데 라는 후회막심이,,, 어제도 회식이지만 술 앞에두고 물만 따라마신 저는 개도막걸리는 담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수빈아빠도 그렇고 다들 뭔일이래???
다들 늙는게지 뭐...
막걸리라도 한가지 통일된 맛이 아닌 신맛, 단맛, 쓴맛 등의 도드라진 특징을 가진 것들이 많아진다면 즐기는 입장에서는 더 행복하겠습니다.
새콤하고 걸죽한 막걸리라면 집에서 발효시킨 요구르트 맛과 비슷하려나요?
우리직원도 장비설치하러 그곳에 갔는데...
집에서 발효시킨 플레인요구르트를 훨씬 묽게 만들고 거기에 가당과 사과향을 넣으면 비슷한 맛일까?
암튼 개도막걸리는 사과향 요구르트 음료를 마시는 느낌입니다.
딸기아빠님/ 어라 누군지 말씀하시면 조용히 가서 여쭤보겠습니다. 암구호 '딸기아빠님'입니다 ㅋㅋ
강구호 갑판장님/ 대충 이해는 되는데 역시나 마셔봐야 알겠고만요. 올 년말에 구해서 나라잃은 백성처럼 마셔보겠습니다.
지방의 3곳의 양조장 (거창양주장, 화개양조장, 구즉양조장)의 공동 브랜드로 출시한 '하얀술' 막걸리를 찾아보십시요....무첨가 국내산 쌀로만 만든 막걸리입니다. 송명섭 막걸리와는 다른 느낌입니다.
그리고 입국과 개량누룩은 같은의미가 아닌가요?? 제가 알기로는 방식이 비슷한거 같은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경남 소재 주조장의 병곡막걸리, 전남 소재 주조장의 개도막걸리를 마셨으니 다음 번에는 경북 봉화 소재 법전양조장의 무첨가 막걸리인 '청량주' 또는 경기도 법원읍 소재 최행숙전통주가의 홍삼을 첨가한 '초리골미인막걸리'중에서 고를 예정입니다. 충남 소재 구즉양조장의 '하얀술'도 꼭 마셔보겠습니다.
쌀에 종국균을 뿌려서 만드는 일본의 입국과 구분하기 위해 밀가루에 종국균을 뿌린 것을 개량누룩으로 표현했습니다. 좀 더 정확하려면 개량입국 또는 밀가루입국이라 하는 것이 더 나을 듯 싶습니다.
청량주가 급 땡기는군요......좋은 정보 감사합니다......ㅎㅎ
9병중에 오늘은 몇병이나 줄었을라는지??? ㅠ.ㅜ
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