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약국은 최근 유명 광고 일반약 중 일부를 과감하게 매대 밖으로 전진배치했다.
고객의 시선이 많이 가는 골든존에 센트룸을 진열하거나 손이 닿기 쉬운 진열장에 삐콤씨와 우루사, 인사돌 등을 배치한 것이다.
그동안 매대 뒤로 숨기기 급급했던 지명구매 품목을 매대 밖으로 내놓기 전까지 고민도 많았지만 약사의 과감한 선택은 의외의 결과를 나타냈다.
 |
▲ 기존에는 매대 뒤 진열했던 광고 품목을 과감하게 매대 밖 골든존에 진열하니 오히려 상담과 다른 일반약 제품 판매까지 확산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
환자가 원하는 제품을 직접 선택해 다른 제품을 권하면서의 불필요한 갈등이 없어 수고와 가격시비가 줄었고, 예상치 않게 이전보다 일반약 매출도 늘었다는 것이 약사의 설명이다.
해당 약국 약사는 "자신이 잘 알던 제품에 먼저 관심을 갖고 이후 약사는 자연스럽게 환자와 대화하며 해당 제품을 판매하거나 상담을 통해 환자에게 맞는 다른 제품을 권할 기회가 마련된다"면서 "수고를 덜기 위해 광고품목을 전진배치 한 것이 오히려 일반약 매출의 20% 이상 상승효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경기도 부천의 또 다른 약국도 최근 개비스콘과 스트렙실, 테라플루, 판콜과 판피린 등을 비롯해 비교적 가격대가 높은 인사돌, 아로나민, 우루사 등 지명구매가 빈번한 일반약 제품들을 별도 셀프매대 진열장에 배치했다.
약사는 품목별로 유사한 제품들을 함께 진열해 고객이 제품을 직접 비교해 1차 선택을 한 후 약사를 통해 제품을 최종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불필요한 가격시비도 줄이고 환자가 직접 제품을 비교하며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였다.
 |
▲ 셀프 매대에 광고 품목, 상비약 등 구매가 많은 일반약을 배치해 환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일부 제품은 유사 품목들을 함께 배치해 비교 선택이 가능하도록 했다. |
해당 약사는 "조제 환자도 자연스럽게 평소 알거나 들어봤던 일반약, 건기에 관심을 갖게 되고 구매로 이어지는 계기가 마련되는 것 같다"며 "환자가 먼저 관심을 보인만큼 가격시비도 없고 경계없이 들을 준비가 돼 있어 상담도 한층 수월해 지는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최근 약사들의 이 같은 심리를 반영, 일부 제약사는 인기 일반약 셀프 매대를 제작해 제품도 홍보하고 매출도 올리는 효과를 보고 있다.
일동제약은 지난 10월부터 약국용 아로나민 셀프매대를 설치해 전국 100여개 이상 약국에 배치했다.
진열장에는 아로나민의 시리즈 제품들을 함께 배치하고 최근 아로나민 광고모델인 배우 김희애의 현판을 함께 설치해 약국을 찾은 고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회사 마케팅 관계자에 따르면 셀프매대 설치와 더불어 제품에 대한 약사 대상 학술 디테일을 강화하면서 아로나민 매출이 지난해 대비 30% 이상 늘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아로나민이 타깃별로 다양한 제품이 출시돼 있다보니 셀프매대를 통해 고객이 자신, 또는 자신의 가족에게 맞는 제품을 직접 확인하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는 것 같다"면서 "설치 약국들도 반응이 좋고 매대 설치를 요구하는 약국들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