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국장님
늦어 죄송 합니다
점빼기/ 오병섭
점 하나 빼는 데
오천원이란다
얼굴에 있는
점 점 점
가슴속에 딱붙은
점 점 점
그대 때문에 영글어버린
점 점 점
온퉁 점들의 세상
쓴뿌리로
지독하게 박혀버린
점점점
점점 커가며
심지끝에 웅크린 채
앙증스럽기에
나이
점점 더 여물기전
점투성인 내 볼.맘
맡겨 볼 일이다
시발역/오병섭
나있는 점
마주 선 너와 같은 거리
같은 간격에 찍은 제삼의 꼭지점
세점을 이어
탱탱한 균형을 당기면
이들은 삼각산같은 각을 세울진데
또 다른 셋 모두 세우면
입체의 한 점에 이르거늘
거기는
열린 나라
또
다른 차원의 세상
영혼의 교차점에 닿는 곳
망울맺힌 그 뿔 그 정점
시詩를 잉태하는
시발역이라고나 해 둘까
날샜다/ 오병섭
거 뉘시오
- 날세
모퉁이 바람 일어
스치어 올 때
긴가민가하여
되 물으니
- 나여
여운은 파장을 일군다
아니다 싶어
누구 ?
- 날세.나
나 몰라
파도는 일어서고
뒤집고 되집어 보는 푸른 바다
그 위에 늦은 잠 청하려니
날 새
날아가 버렸다
날샜다
가시둥지/오 병 섭
독수리는 찔레가시로 둥지를 튼다
예리한 가시를 물어다가 둥지의 기초를 바닥을 깔고서,
그 위에 보드러운 토끼털이나 쥐털로 덮는다
둥지가 완성되면
부부가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다가
새끼를 번갈아 가며 부화를 시킨다
부지런히 먹이를 물어 나르다보면 새끼들도
무럭무럭 자라서 날개를 파닥거리기 시작한다
날을 수 있을정도 성장하면
바닥에 깔아 두었던 털을 물어다 버리면
가시가 돌출되고 둥지에 남아 있기가 여간 어렵지 않게된다
새끼 독수리는 여간 불편하기 만하고
둥지밖 허공은 두렵기가 그지없다.
그들 부부는 새끼들 보는 앞에서 자기들 만이 맛있는 먹이를
나누어 먹는거다
새끼들이 입을 벌리고 애원을 해도 먹이 주는 것을 외면해 버린다
그때 어버이 독수리가 손을 내민다.
어서 날아보렴.하면서
어느날 둥지 밖으로 기어 나오는 용감한 새끼 녀석을 어깨위에
걸터메고 창공을 나르기 시작한다
두려움과 설렘.
오래된 생각을 털고서 새로운 세계의
경이로움이 교차하면 기류를 만나고
움켜쥔 두손을 놓지지 않으려 몸부림친다
제트기처럼 비행이 드릴이 있을 즈음이면
너른 바위위에 이른다.
그 곳에는 맛있는 고기들이 준비되어 있다
새로운 곳을 구경도 하고 맛있는 먹이도 먹게 된 셈이다
동료 새끼들에게 오늘 하루있었던 일을 자랑하며 늘어 놓는다
그 후로는 어버이를 따라 형제들이 교대로 나들이하며
구경을 다니는 것이 즐거운 일상이다.
가시둥지에서 며칠간의 고통과 두려움을 기억에 새기며
일생을 다듬어 가기를 원한다.
허나,어버이 독수리는 안주하는 그들을 내버려 두지않는다.
창공을 날다가 어느 상공에 이르면 날개를 접어버린다
혼비백산한 녀석은 날개를 퍼덕인다
홀로서기가 필요하다는
현실앞에 또 도전이 필요한 것이다.
기를쓰다 지친 새끼 독수리를 어버이 독수리는 번갈아 가며
받아 구해 주기를 반복한다
조련이며 훈련이다.
자신의 힘으로 발버둥을 친다
어느 날은 5천피트위까지올라가 기류에 태우기도한다
역풍을 만나야 더 높이 날 수있다
움추리면 죽는다.
날개를 직각으로 펴야 살수있다
모든 것을 기류에 맡기고
저항이 적은 곳까지 이동을 해야 한다
독수리는 기류를 타야 살수있다.
상승기류를 타야만 살 수 있다.
생존할 수 있는 독수리의 내심처럼 강하게 훈련되지않으면 .
고통과 역풍은 성장과 삶의 원천을 가로 막을 것이다
가시둥지의 훈련과 경험,기억마저 놓친다면
때로는
창공 위에서 날개를 90도로 펼치지 않고서는
그들은 생존할 수 없다
몽골 초원 상공을 날던 독수리마냥
넓은 날개,부릅뜬 눈망울을 가진 그 독수리
나를 바위위에 남겨두고 날아가 버렸다
먼 후일에 다시 만날 기약을 했지만,
명절이 다가올 때면 마냥 기다려 지는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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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카네이션3/ 오병섭
어머니께서
늘 상
입에 붙어 하시던 말씀
비가 오면
- 비가 오신다 -
눈이 내리는 날이면
- 눈이 오신다 -
나 어릴 때부터
날리던 언어
- 비가 오신다
눈이 오신다 -
반기다가
반기면서
너울너울
훨 훨
함께 날아간다
쉼표 , / 오병섭
상어는 부레가 없거늘 생과 사 그 사이 쉼없이 꼬리를 흔들어 대는데
죽는 날 그 날까지 쉬지않고 꼬리치는 그는 생존을 위하여
.쉼은 명령이라 쉼은 하늘의 말씀인지라 , 그 말씀까지 거역하면서 생존을 위해서 흔드는 은빛 여울목도 나의 끝없는 몸부림도
궤변일 뿐인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