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실 미류나무가 고국을 방문한지도 이래 저래 일주일이 흘렀다. 나에게는 처가쪽으로 손윗 처남 한분과
손아래 처남 한명 그리고 처형들이 자그마치 세분이 계신다. 그러니까 서열상으로 따진다면 2남 4녀의
6남매중에서 다섯번째를 아내로 맞이한 금실 미류나무이다. 고국 방문 일주일만에 서울을 벗어나
경기도 남양주시에 살고 계시는 셋째 처형댁을 손윗 처남의 안내로 방문 인사차겸 들렀다.
때는 7월 장마철이라 비라도 내리는 날에는 시원해서 살 것 같았지만 비가 내리지 않는 날엔 그야말로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무더운 날씨가 "푹푹" 쪄 대고 있었다.제가 살고 있는 미서부 지역인 캘리포니아 날씨와 비교해
보았을때 우리 고국땅엔 봄 가을에 방문을 해야 날씨도 선선하고 각종 꽃축제나 고향 산하를 두루 두루
구경하면서 그 고장에서 제일로 이름난 각종 토산품 음식들을 즐기면서 고국 방문의 진미를 진짜로
제대로 맛볼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누가 말해 주지 않았는데도 주마등처럼 내 마음속을 스쳐 갔다.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땅엔 옛날 이씨 조선시대 임금님들을 모신 능들이 유난히 많았고 서울을 벗어나서
그런지 그 옛날 제 고향 상주같이 완전히 전형적인 시골 모습이 눈앞에 전개 되었다. 어찌된 판인지
가는 곳마다 먹자 골목, 놀자 골목들이 서울처럼 유난히도 많았다. 똥개 눈에는 길바닥에 흘리고 간 똥
무더기들만 눈에 들어 온다더니......! 모처럼만에 고국땅을 밟은 금실 미류나무에게 제일 먼저 눈속으로
들어 오는 것은 즐비하게 길거리에 늘어서 있는 각종 음식점 간판들이었다. 강원도 화천땅으로 가는 길목에
자리잡고 있었던 경기도 포천의 백운 계곡도 순전히 먹자 간판이 걸린 천막들만 내 눈안에 들어 왔었는데
이곳 남양주시 금곡땅도 온 사방천지가 음식점 간판들만이 빼곡빼곡 거리마다 걸려 있었다. 이 세상에서
우리 고국처럼 먹자 골목 놀자 골목들이 많은 곳은 이 세상 어느 나라에도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고국땅을
오랜만에 밟은 나의 첫 감회 이었다. 이제는 금실 미류나무도 늙었는지......? 길을 걸어 가고 있는 "쭉쭉 빵빵"
미끈하고 날씬한 몸매의 아가씨들보다는 "옻닭! 삼계탕!" 같은 구미가 당기는 몸 보신용 음식점들이 자꾸만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갔다. 사람이 늙어 갈수록 애가 된다더니.........? 이제 금실 미류나무도 미끈한 롱 다리의
아가씨들보다 그저 먹는 생각과 술 생각, 고향 생각, 초등학교 동기들 만나서 언제 술 한잔하고 노래방 가나...?
요런 요상한 생각들만이 온통 내 머릿속을 채우고 있었다. 금실 미류나무에게 한가지 특이한 점은 이제는
인생 사는 낙이 먹는 낙빼고는 다른 낙은 하나 둘씩 사라져 가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 할 수 있었다.
내가 미국에서 오랜 세월을 살면서 많이 보고 느낀 것중에 한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내가 평소 잘 아는 어느 누님뻘 되시는 60대의 어느 아주머니가 계신다. 이분은 젊어서 70년대에 벌써
남편과 함께 동유럽과 북유럽등 유럽여행을 여러차례 다녀 왔을 정도로 젊어서는 아주 잘 나가시던
아주머니이셨다. 금실 미류나무가 인생을 살면서 사는 것이 영 재미가 없고 시들할 때는 한번씩 아내 몰래
전화해서 카페로 불러내어 차를 한잔하면서 온갖 시시껄렁한 얘기를 하면서 시간을 가끔씩 보내기도 하는
그런 사이이다. 내가 그 아주머니를 만나는 날엔 짖궂은 농담을 건네기도 한다. 그 날도 금실 미류나무에게
놀부 심보같은 심술이 발동했다. " 누님! 누님은 요즈음에도 아저씨랑 한방에서 같은 침대쓰요.......?"
누님이 두눈이 뒝그레지면서 "지금 동생이 나보고 뭐라고 했어....?" "침대를 아저씨랑 같이 쓰냐고.....?"
"그걸 왜 물어.....?" 나 금실 미류나무가 재빠르게 말꼬리를 잡고 늘어진다. " 아이~~누님요~~? 누님
그 나이에도 아저씨랑 바짝 붙어 있으면 전류가 통하는지 그 게 궁금해서 이 동생이 물어 보는 것 아니유....?"
그 아주머니 왈 작년부터 각방을 쓰고 있다고 대답한다. 금실 미류나무는 혼자서 생각한다. "인생 다 살았구먼....?"
이젠 아저씨가 옆에 와도 전기도 안통하고....!" 오늘 이렇게 경기도 남양주시의 금곡땅에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각종 음식점 간판들을 둘러 보면서 "나보다 열살 연상인 그 누님이나 저 금실 미류나무도 이제는 인생
사양길에 들어 섰구나....? 이제는 낙이라고는 먹는 낙밖에 없고 배꼽밑의 것은 있으나 마나구나....?"
라는 생각을 하니 웬지 나도 모르게 내 인생이 서러워지고 슬퍼지는 것이었다. 하늘에선 강렬한 태양이
씁쓸한 웃음을 흘리며 금실 미류나무 인생은 그렇게 세월속에 떠내려 가고 있었다!
첫댓글 금실미류나무님? 다 먹고 살려고 한다는 말이 있죠? 동맥경화에 비만이라도 먹는게 제일인가봐요....
이제 경상방 분위기가 슬슬 사는 얘기로 진전되려나봐요...각방 문제도 나오고~~~
생각소리님 늘 평안히 잘 계시죠? 다른 사람들은 고령화 시대를 맞이하여 다들 오래 살려고 아우성치며 즐겁게 인생을 살고 있는데.......! 생각을 하고 생각을 또 해보고 백번을 생각해봐도 세상에 내 혼자뿐이로구나......! 라는 생각과 인간의 노년으로 가는 길은 고독하고도 슬퍼질 수밖에 없겠구나.....? 라는 생각밖에 들지가 않는답니다. 답글 감사하고 늘 행복하세요.
"군중속의 고독!"이란 말은 잘난 사람들이 지어낸 얘기고요~~
우리 주변엔 친구 이웃들이 많잖아요. 제일 친한벗! 아내! 행복을 만들어 보세요...
그러려니~그럴수도 있지 ~ 하고 흘려 버리고 단순하게 사세요...
젊어서 고생했으니 노년은 즐겁겠구나하고 긍정적으로 받아 들이시구요. 겁내서 막기보다는 맞이하시기를~~
인생사가 다 그런거 아닌가요...재미없이 인생을 삶에 쫒기어 살다보니 이런저런 생각없이 살았답니다...
이제 나이먹고 내 인생으 찾을려고 합니다...
통통이님 안녕하세요? 언제 우리 한번 정식으로 만나서 술 한잔 할 수 있는 날이 올까요........?
기다려 봅니다....
^^ㅎㅎㅎㅎ 오랜만에 ,들렸더니 ,, 잘 계셨지요,,금실미류나무님 ,,늘 건안 하시고 .행복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