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여행은 바다.
그냥 바다가 아니고 섬이면 더 좋겠지.
겨울에 어딘가 떠나고 싶은 친구에게 권하고 싶은 곳,
거제도옆 지심도.
지심도에 여름보다 겨울에 사람발길이 더 잦은 것은
그 섬은 수백년 수만그루의 동백섬이기 때문일까?
전국에서 걷고싶은 길 17선에 선정될만큼
파도소리 벗삼아 즐기는 겨울낭만섬 지심도 둘레길.
거제도 장승포항에 지심도만 가는 지심도터미널이 따로 있어.
배는 2시간단위로 하루 5회 운행해.
10시30분, 장승포에서 배를 타고 20분정도 가면 10시 50분에 지심도에 도착하고.
돌아오는 시간은 2시간 둘레길을 걷고 12시 50분 배로 돌아오면 딱 맞어.
아예 선장은 " 12시 50분에 여기서 만납시데이"하고 공고해불더라고.
데이트하거나 다른 체험을 할 사람들은 더 늦은 배를 타고 되겠지만서도.
여름철에는 낚시, 고동잡기, 들망체험을 많이 한다고 하대.
요금은 1인 왕복 12,000원이므로 표를 올때까지 잘 간직해 둬.
뒤에 보이는 배가 우리를 낭만섬으로 데려다주는 배.
장승포 포구의 풍경은 그야말로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곳이여.
서대를 보기좋게 말리고 있는 아줌마 곁에서 콩고물이라도 떨어질까하고
갈매기들은 쫑긋쫑긋 대기하고 있는것이 얼마나 이뿐지.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처럼 아줌마 손만 보고 있어.
그걸 보고 있으면 자연이 지절로 좋아져불겄어.
드디어 지심도에 도착.
섬 한바퀴를 도는 시간은 서서히 2시간 정도.
선착장-동백하우스-마끝(해안절벽)-운동장-국방과학연구소-포진지-탄약고
-활주로-방향지시석-해안선 전망대-망루-그대발길 돌리는곳 순으로 돌게 되더만.
마끝 가는 길.
절벽끝인데 이곳 명칭이 마끝.
이름도 멋지고 가장 좋았던 전망 마끝.
뭐니뭐니해도 지심도는 수백년 수만그루의 동백숲 터널.
동백숲 오솔길은 지심도의 진면목을 보여줘.
저절로 천천히 걸으면서 하늘도 땅도 왼쪽도 오른쪽도 보고 또 보고 돼.
지심도의 동백은 좀 늦드만.
순천만에 동백이 만발한 것을 보고 지심도에 갔는디 지심도는 이제 시작이었어.
이렇게 비스듬히 있는 사진 3장은 작년 3월 말 사진이네.
지심도 여행을 가장 멋지게 할 수 있는 때가 언제냐고 묻는다면
3월말쯤에 갈 것을 권하네.
3월말에는 동백이 흐드러지게 피어 사뿐히 즈려밟고 숲을 돌고 나와
배에서 내려 장승포항에서 도다리쑥국을 먹고와야 해.
요즘에는 혼자 여행다니는 아줌마들도 자주 봐.
배를 탈 때부터 혼자였던 60대 초반의 여인이 우리에게 손짓을 하더라고.
"여기 막걸리 맛있어요. 드시고 가세요".
그 여인도 지심도가 처음은 아닌 듯 싶었어.
주로 외국여행을 하면 누구든지 친구가 되거든. 그러다가도 국내에 들어오면 좀 쭈뼛쭈뼛하는디 그 아줌마는 스스럼없이 우릴 불러 한잔 하자는거야.
아저씨가 부르면 경계심에 안갈턴디 언니가 부르니 콜! 대박!
섬을 돌면 몇개의 민박집이 보이는데 <동박새민박>집에서 막걸리를 잔으로 팔아.
1잔에 1,500원. 정말 맛있어. 사이다를 넣었나?
무슨 막걸리가 이리도 톡 쏘고 맛있노?
안주는 딱 하나. 깍두기. 깍두기는 또 얼마나 아삭하고 맛있던지...
뭔들 안맛있겠나? 바람불고 추운 날.
동백숲에서 생전 처음본 얼굴과 깍두기에 막걸리를 마시며 바다를 바라보는 이 맛.
인생이 이렇게 행복한 것인가?
일제시대의 포진지가 3곳정도가 있었어.
이외에도 그 당시의 활주로, 탄약고가 그대로 남아있고.
섬 전체에 일본식 사택 등 일제의 잔재가 곳곳에...
소매물도를 연상케하는 해안선 전망대에서 바라본 전경.
소매물도도 거제도에서 가까운 곳이란 걸 알제?
초등학교 고학년정도의 학생들이 단체로 함께 했는디 고것들 참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조용하고 메너있대.
자연을 자주 접해서 그러나? 어쨌든 우리 광주학생들보다 괜찮았어.
섬모양이 마음심자를 닮아 지심도란다.
13시 10분. 다시 장승포항 터미널에 도착.
점심으로 무얼먹을까 하고 서대말리는 아주머니께 물었더니 멍게비빔밥을 추천.
1인분에 10,000원.
에피타이저로 먼저 나온 따끈한 홍합탕이 추위에 떨다가 온 우리를 녹여주대.
싱싱한 멍게향이 입안에 가득.
으음~ 봄에먹은 도다리쑥국도 좋았지만 멍게비빔밥도 괜찮구만.
통영, 거제도에 가거든 멍게 비빔밥 한번 잡숴보소.
첫댓글 글씨커서 다 읽음.ㅋㅋ 멍게비빔밥은 첨보아.
한국 비빔밥은 정말 좋아. 뭐든지 가운데 고명으로 넣으면 다른 비빔밥이 되니.
겨울이라 동백은 아직 많이 안피었어도 멍게비빔밥은 더 맛있겠다~통영 거제는 가봤어도 지심도는 못가봤어.
날이 따뜻할 때 그쪽 여행가면 살짝얼린 멍게가 비빔밥에~~정말 일품이어!
ㅎㅎㅎ. 사진- 정말 현명하고 멋진 부부구나. 사진 퍼간다.
와~ 맛있겠다. 아란이가 여기저기 쏘다니는 걸 보니 겨울 강아지가 생각나네~
헐. 나혼자 쏘다닌게 아니고 암놈2마리 숫놈 2마리 2박3일 개판가족 쏘다녔네.
허흐흐-아란승 ^^
사실 좀 쏘다녔어ㅎㅎ. 박경리기념관, 바람의 언덕, 가거대교, 을숙도 철새까지 보고 오느라고. 봉오기가 우릴 따라다닌게 분명해. 딱 들켰어ㅎㅎ.
아란이도 혼자갈때 전화해 달려갈께
아! 그래? 너도 혼자 잘 가니? 그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