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몽중루의 섬산 기행(8) -
고군산군도, 선유도 망주봉 산행
지난 주말 선유도를 찾았다. 3월에 이어 다시 찾는 길, 4개 섬의 산과 해안 트레일을 따라 가벼운 산행과 트레킹을 겸하
는 여행길이다. 선유도는 6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고군산군도(古群山群島)의 중심섬이다. 이웃한 무녀도 장자도 대
장도와는 전부터 작은 연도교가 놓여져 있어 걸어서 건너 다닐 수 있었지만, 이곳으로 가는 길은 본시 군산에서 50km
의 뱃길 뿐이었다. 지난 해에 새만금방조제가 지나는 신시도와 무녀도 사이에 고군산대교가 놓여져, 지금은 뱃길 뿐만
아니라 찻길로도 곧장 갈 수 있다. 외지의 관광버스나 일반 차량은 현재 이 대교 건너 바로 앞 무녀도 입구까지만 갈 수
있다. 선유도 섬 트레킹은 바로 이곳에서 시작해 둘레길과 무녀봉 선유봉 대장봉 망주봉 산행을 마치고, 다시 돌아가는
원점회기 20여 km의 트레일이다. 그러나 주어진 트레킹 시간은 겨우 6시간, 둘레길은 그렇다 치더라도 산들은 등산로
가 정비되지 않아 오르기 쉽지 않다. 모두 돌아보기는 잰걸음으로도 어렵다. 다시 찾은 건 이 때문, 지난 3월에 갔을 때
미쳐 못 오른 망주봉을 오르기 위함이다.
선유도엔 두 개의 바위산인 선유봉과 망주봉이 있다. 서쪽 해안에 있는 선유봉은 남 · 북으로 붙어 솟은 두 개의 암봉이
마치 두 신선이 바둑을 두는 모습같다 하여 선유봉(仙遊峰)이라 하고, 동쪽 해안가에 솟은 망주봉(望主峰)은 옛날 이곳
에 유배온 선비가 궁궐을 향해 읍(揖)을 하러 올랐던데서 그 이름이 유래한다. 묘하게도 망주봉 또한 선유봉과 같이 두
개의 암봉으로 되어 있다. 동 ·서로 어깨를 맞대고 솟아 있다. 서쪽에 높이 104, 5m로 솟은 산이 망주봉 주봉(主峰)이고,
그 동쪽에 붙어 조금 낮게 솟은 암봉이 아우봉 격이다.
무녀도에 들어서니 벌써 가을이 피기 시작한다. 섬마을 호젖한 길을 따라 코스모스 화사한 꽃들이 하늘대며 환영하고,
자투리 밭둑에는 줄지어 선 키다리 수수들이 고개 숙여 길손을 맞는다. 신청(新晴) 하늘 얼룩질까 하얀 새털구름 남쪽
가장자리 하늘에 비껴서 기웃거리고, 쪽빛 바다는 먼 수평선으로 달려 하늘자락과 마주한다. 신선이 내려와 놀던 섬이
라 하여 이름한 선유도는 인구에 회자(膾炙)된 것처럼 보기 더문 진경(珍景)이고, 명불허전(名不虛傳)인 절승지다. 자
연이 잘도 빚었다. 그곳으로 가는 길은 늘 마음이 먼저 설레이는 까닭이다. 선유교를 건너 통계마을 선유도 선착장 해
안길을 따라 곧장 선유3구 신기리로 바로 간다. 무녀봉, 선유봉, 대장봉은 지난 3월 이미 올라 봤던 곳, 오늘은 여유롭
게 망주봉 두 산만 오를 예정이다. 묘당(廟堂)인 오룡묘(五龍廟)가 있는 동봉을 먼저 오른다. 망주봉의 두 암봉은 사실
각각의 산이다. 산 아래에서 언듯 보면 두 봉우리의 안부(鞍部)를 통해 쉽게 건너 갈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워낙 험
하고 가팔라 접근할 수가 없다. 각각 따로 올랐다 하산해야 한다. 누군가가 "망주봉에 올랐다가 오룡묘로 하산한다" 고
했는데 이것은 틀린 말이다.
망주봉에 오른다. 명사십리(明沙十里) 해수욕장을 품에 안고 솟은 망주봉(望主峰)은 고군산군도를 대표하는 산이다.
유배 왔던 선비가 아니었으면, 관음(觀音봉)이나 망주(望柱봉)의 이름이 더 어을릴 듯한 바위산이다. 100여 m의 산정
은 넓고 불룩한 암봉, 높이는 일천해도 이곳에선 일망무제한 마천봉(摩天峰)이다. 가까이 무녀봉 선유봉 장자봉이 눈
높이로 마주하고, 망망한 바다 위 점점이 떠 있는 고군산군도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멀리 새만금방조제는 쪽빛 바다
에서 은빛 직선으로 빛나고, 그 너머로 군산과 내변산 연봉들이 아슴푸레 눈길을 끌어간다. 발치의 갯펄엔 선유8경 평
사낙안(平沙落雁)이 졸고 있고, 명사십리 포구 앞 솔섬은 아랫도리를 벗고 갯펄에 무등타고 앉았다. 가 없는 만경창파
에 눈이 시리고, 쳥량한 바람에 이마의 땀이 가셔진다. 아무도 없는 산정에서 홀로 30여 분을 앉아 쉬었다. 산정한휴다.
선유도의 한 낮은 간조 때다. 만조 때의 바다를 담고 싶어 그렇게 쉬었었다. 밀물 때가 오는데 멀리 고군산대교의 돛단
배 교각이 돌아오라 손짓한다. 망주봉 하산길, 가파른 암벽에 붙은 마삭줄 넝쿨더미에, 붉게 핀 며느리밥풀꽃이 웃고
있어 아쉬움 달랜다.
< 2017, 08, 26. 촬영 >
▼ 무녀도동길(해안)에서 본 고군산대교
< 고군산대교-무녀도-선유1구- 선유2구- 명사십리해수욕장- 선유3구 선착장- 오룡묘-망주봉>
▼ 무녀도동길 해안
▼ 무녀도에서 본 선유3구 망주봉 / 간조 때 모습
▼ 가을이 피고 있는 무녀도의 수수밭
▼ 무녀도와 선유도를 잇는 선유대교 / 무녀도에서 본 모습
▼ 선유도 선유1구 통계마을 여객선 선착장
▼ 선유8경 중의 하나인 평사낙안(하얀 모래 언덕)과 망주봉
▼ 선유도 명사십리 해수욕장
▼ 선유도 짚와이어 타워와 바다 건너 대장도
▼ 명사십리 선유도해수욕장
▼ 바다 건너 대장도와 선유도 솔섬
▼ 망주봉 근경
▼ 선유도 해수욕장 해변 해당화
▼ 망주봉 동봉 / 오룡묘가 있는 동봉을 먼저 오른다
▼ 동봉 오룡묘 입구
▼ 오룡묘
▼ 동봉 발치의 신기리와 멀리 신시도
▼ 평사낙안과 선유대교
▼ 동봉에서 본 서쪽 망주봉 - 1
▼ 동봉에서 본 서쪽 망주봉 - 2 / 하산 후 다시 오를 봉우리
▼ 전월리 갈대밭과 선유3구 선착장
▼ 망주봉 인증샷
▼ 동봉 북능으로 하산하며 본 서쪽 망주봉
▼ 망주봉 동봉 야생화 / 무릇, 참산부추, 마삭넝쿨, 부처손.
▼ 망주봉 아래 솔숲
▼ 망주봉 남사면 등로 / 입산금지 된 산이다
▼ 망주봉 산정 곰솔 - 1
▼ 망주봉 산정 곰솔 - 2
▼ 조금 전 올랐었던 동봉과 멀리 고군산 대교
▼ 망주봉에서 보는 평사낙안과 선유2구 - 1
▼ 망주봉에서 본 선유해수욕장과 선유봉(좌), 장자도, 대장도(우)
▼ 솔섬과 장자도 - 1
▼ 솔섬과 장자도 - 2
▼ 솔섬
▼ 망주봉에서 본 선유3구 선착장과 바다 건너 군산항
▼ 당겨본 군산항
▼ 군산과 신시도를 잇는 새만금방조제
▼ 고군산대교 뒤로 보이는 변산반도
▼ 당겨본 고군산대교와 (신시도와 변산을 잇는 새만금방조제
▼ 망주봉의 야생화 / 며느리밥풀꽃, 하늘타리, 마삭덩굴
▼ 망주봉 근경
▼ 명사십리해수욕장 앞 솔섬을 잇는 다리
▼ 짚와이어 타워에서 본 명사십리해수욕장과 망주봉
▼ 선유2구 앞 바다의 갈매기들 - 1 / 간조때의 풍경
▼ 선유2구 앞 바다의 재두루미 - 2 / 간조때의 풍경
▼ 밀물이 들어오는 평사낙안(흰 모레언덕)과 망주봉
|
첫댓글 멋진사진 올리시는 몽중루박사님 수고 많았습니다
네,
댓글 감사합니다.
9월2일 1박2일로 가족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미리 보고 다녀왔으면 하고 아쉬움이 남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대장봉에서 본 장자대교와 선유도, 장자도리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