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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계사 범종루.기사들마다 차 대는 곳이 달라 일부는 파계사 근처에도 못 가봤다. 팔공산 파계사 현판과 진동루 현판. 맑은 날씨에 짙은 음영. 한겨울 추위가 느껴진다. 파계사 원통전. 예쁜 절이지만 발걸음은 여기까지가 다였다. 구유? 사람 밥을 풀 것 같지는 않고... 절로 통하는 진동루 밑에서. 진동루 밑으로 보이는 파계사. 여느 절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지만 정제된 섬돌 너머로 아주 조금만 보여주는 점은 좀 달랐다. 대비암에서. 여기서 증명사진이나 찍고 그냥 내려 가고픈 사람도 많았을 듯. 중무장한 모습이 아닐의 날씨를 잘 반영해주는 듯. 눈 쌓인 연등 밑을 지나... 눈이 깊지를 않았고 또 암자까지 가는 길은 다 쓸어놓아서 가기가 쉬웠다. 성냥팔이 불여우. 아주 모범적인 등반자세를 보여주었다. 드디어 보이기 시작하는 성전암. 한여름의 녹음이 우거진 사이로 보이는 모습도 볼만할 것 같다. 조심조심 올라오고 있는 후발 부대 가지마다 겨우살이 성전암 오르는 마지막 계단. 성전암을 배경으로. 성전암 입구 입구의 용 조각 산사의 한겨울 연료. 황토 구들방에서 장작 땐 방에 한번씩 몸을 지지고 싶을 때가 있는데... 성전암. 대구 근교의 암자로는 아주 예쁘고 좋았던 듯... 성전암 주련. 주련마다 놓인 소화기가 이채롭다. 특이하게도 이곳 성전암의 주련은 5언도 아니고 7언도 아닌 6언이다. 관음전 입구. 공양을 허락하고 어디론가 잠시 걸음을 옮기는 스님. 화곡암님께서 성불하실 것이라고 하였다. 동감이다. 성전암 관음전. 매화를 읊은 시가 인상적이다. 보통 절의 주련에는 운자를 쓰지 않는데 이곳의 주련은 모두 운자를 쓴 시가 걸려 있었다. 찾아보니 남명천(南明天)이란 분의 게송(偈頌)이라고 한다. 율곡 이이의 <산중(山中)>을 주련으로 걸어놓았다. "약초 캐다 갑자기 길 잃었는데, 천 봉우리 가을 낙엽 속이라네. 산의 중 물 길어 돌아오니, 숲의 끝에서 차 달이는 연기 피어오르네."(採藥忽迷路, 千峯秋葉裏. 山僧汲水歸, 林末茶煙起) 약초 캐러 갔다가 길을 잃었는데 숲 저쪽에서 스님의 차달이는 연기가 피어오르니 얼마나 반갑겠는가? 여느 절 같지 않게 유명한 문인의 시를 주련으로 택한 안목에 놀랄 따름이다. 눈이 덜 녹은 겨울 산 관음전 양지바른 정문 앞을 차지하고 있는 회원들. 이곳 성전암의 가장 주된 불당 같았다. 공양을 허락한 스님이 "이곳에서 참배도 하고..."라 한 것을 보면. 관음전 지붕, 바위, 나목, 구름. 그리고 파란 겨울 하늘. 구름이 이동하는 속도가 굉장히 빨라서 여차하면 타이밍을 놓칠 것 같았다. 자연의 예술. 찍는 것을 본 사람들은 알리라. 내가 보기에는 페인트나 마구 뿌려대며 그림이라고 주장하는 잭슨 폴록의 작품보다 더 나아보였다. 성전암 지붕. 참 예쁜 암자다. 건물이나 다른 고풍스런 것이 그리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위치가 아주 좋았다. 골짝 깊고 햇볕 잘 드는... 관음전 안쪽의 불상. 조그맣다. 남들은 공양에 대한 봉헌금을 바치러 들어갔는데 나는 포토그래퍼로 리포터의 자격으로 고개만 디밀고... 관음전의 정면은 양지바른 곳으로 추위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옛날 콜타르 칠한 교실의 남향 벽에 서서 서로 밀치며 햇볕을 쬐다 놀아오면 등에 온통 콜타르가 묻어 엄마한테 핀잔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가난했지만 행복했던 시절. 눈을 뒤집어 쓴 성전암 지붕. 그러나 볕이 바른쪽의 지붕은 이미 눈이 다 녹았다. 양지바른 곳에서 햇빛을 쪼이고 있는 여학생들. 동양고전을 하는 사람들의 내적인 아름다움이 그대로 드러난다. 화사하게... 성전암 현판. 수행 중이라 들어가지 말라는 곳이었는데도 살구머니 들어가서 찍었다. 필체가 참 멋지다. 아주 텍스트적인 해서는 아닌 것 같지만. 현응선림 현판 인터내셔널 노마드와 차기 국장님. 요 사진은 역광으로 찍어서 음영이 많이 졌다. 다음 사진에서는 피사체에 조리개를 맞추어 찍은 것. 불여우와 숲대장. 불여우는 불(란서)여(배)우를 말하고 예명은 소장님이 지어준 블론디이다. 성전암에서 단체로 한 컷. 여러모로 좋은 기억으로 남을 곳 같다. 다 그럴 것 같지는 않겠지만... 이제 하산길만 남은 여유로운 순간이어서 그런가? 하산길 적체의 원인은? 다음 등반의 표준은 모두 선두에 서신 저 분을 기준으로 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나야 좋지만 모르긴 해도 갑갑증에 걸려 넘어갈 사람도 있을 것이다. 눈을 완전 털어내지 못한 용비늘 소나무. 벌써 눈이 내린 지가 만 이틀이 지났는데도 추위 때문인지 이곳의 눈은 거의 아직 그대로다. 하산길에 다시 보이는 대비암. 올라갈 때는 샛문이 열린 것을 알지 못하고 주차장까지 돌아서 갔는데 돌아갈 때는 샛문이 열린 것을 보고 길을 많이 절약했다. 몹시 추운 날씨에 얼어붙은 약수터. 그래도 흐르는 물은 얼지 않는 것 같다. 마실 사람이 있기는 있겠는가마는... 돈 때문에 이렇게 손을 내밀고 있지는 않을 텐데... 사람들의 생각이 짧은 것인가? 아기 부처님의 오동통한 손이 귀엽다. 요새 열풍이 부는 미생(未生)이 구절의 처음을 장식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자라나 사람 노릇 잠간 동안 내라더니(長大成人纔是我)"라는 구절의 단계가 아닐런지. 대비암의 이 부처님은 경주 남산 신선봉의 불상을 모각한 듯. 왼손과 배꼽 주위에 500원 동전. 갓바위에 가면 온통 저렇게 동전을 붙여놓았던데 어디서 온 풍속인지... 대비암 게시판의 글. 글씨를 참 잘 썼다. 펜글씨 같던데... 국한문 혼용체로 썼는데 옆줄의 한글 해석문도 한문처럼 보이더라니... 점심을 성전암의 공양으로 깔끔하게 해결하여 찌짐 등으로 입맛을 다시러 온 식당. 성공식당. 맞아 오늘 미션 여러 번 성공했었지... 따스한 햇살. 눈을 감고 햇살을 느끼는 숲 대장(?)님. 시인 윤채영 선생의 한 말씀에 격한 반응을 보이는 반장님. 그러나 옆에서는 그 이야기는 이미 많이 들어본 듯한 표정으로... ㅋㅋ~~ 숲과 문화 한 해의 산행 마무리 멘트를 날리는 반장님. 비로소 한 해의 무거운 짐을 벗어서인지 표정이 매우 밝다. 안도하는 모습? 흑미를 달여서 그 물로 염색을 하는 부작용 없고 피부에도 좋다는 자연 염색법에 대해 한 말씀 하시는 사모님. 듣는 사람들의 표정이 자못 진지하다. |
첫댓글 한해동안 실어주시고 찍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춥기는 했지만 차라리 밖으로 나온 것이 덜 춥지 않았나 싶습니다. 겨울산의 멋진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절대로 숲대장 자리는 넘볼 수 없답니다. 우리 선생님께서 숲대장이시고 저는 분에 넘치긴 매한가지지만 산대장 정도로 봐주십시오. ㅎㅎ
인터내셔널 노마드와 숲대장님 사진이 참 좋습니다. 왠지 잘 어울립니다. 그런데 엄청 손시렸을텐데 이렇게 많은 사진을 언제 다 찍으셨습니까?
사진을 찍으시는 분들께서 세상을 더 자세히, 아름답게 느끼시는것 같습니다.
역시 남는 것은 사진인것 같습니다. 모두들 밝게 웃고 격한 반응 보이고 애기하고 잘 담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내년에도 꾸벅 잘 부탁드립니다.
겨울산이 오히려 산 전체를 잘 볼 수 있디죠?. 한 해를 대구의 팔공산서 멋지게 마무리하셨습니다.
내년이 기다려집니다.
그날 매서운 바람으로 산사의 겨울 풍경 제대로 둘러 보지도 못했는데... 언제 이렇게 많은 사진을 찍어셨는지 , 교수님! 감사드립니다.
경주 남산 칠불암 위에 있는 신선봉의 부처입니다. 대비암의 부처와 닮았나요?
아니 닮았습니다. ㅎ
발의 위치가 반대로... 저곳도 한번 가야죠
좋죠. 이영환 선생님 계신데 경주쪽은 걱정없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