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석 기념 청소년 아카데미 참여 후기>
예문여고 김채은
서로 잘 모르는 친구들과 버스를 같이 타고 부산은행 연수원에 도착하여 남색 단체 티셔츠를 받았을 때 우리는 ‘개인’이 아닌 ‘단체’임을 실감하게 되었다. 5조에는 여러 친구들이 와 있었고, 멘토 선생님께서 정적을 깨기 위해 먹고 온 아침메뉴가 무엇이었는지 이야기를 나눠보자고 하였다. 그러면서 서로 어색함도 깨고, 학교 이야기도 했다.
개회식 후에 각자 개성 넘치는 자신의 이름표를 만들고, 서로의 이름과 자신을 소개하는 세 가지 키워드를 공유하였다. 평상시 나를 소개하는 세 가지 키워드를 생각하지 못했던 나는 고민하고 있던 도중 친구들이 닮은 꼴 연예인과 같은 힌트도 많이 주었다. 그것을 바탕으로 조 뿐만 아니라 다른 조 친구들을 찾아다니며 자기소개를 하고 나도 여러 친구와 멘토님들의 정보를 얻게 되었다. 점심식사를 하며 못 다한 이야기를 많이 해서 그리 어색하지 않아서 다음 활동의 단합에도 도움을 준 것 같다.
아동권리를 위한 Wants & needs 에서는 우리가 아직은 법적으로 ‘아동’임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의 권리를 알고 지키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해서 더욱 와 닿는 것 같았다. 전쟁이 났을 때 필요한 카드만 남겨 놓고 제외하라고 했을 때, 핸드폰, 컴퓨터 등의 우리가 당연히 누리고 있는 것들을 포기해야만 했다. 전쟁 지역의 아동들은 이렇게 우리가 당연히 누리는 것들을 포기하고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다. 맨 마지막에는 의, 식, 주의 요소들만이 남아 있어서 우리는 의식주 없이는 살아가기 힘들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천종호 판사님의 특강의 주제는 ‘불광불급 과유불급’ 이셨다. 판사님께서 질문을 하실 때, 나는 불광불급과 과유불급의 뜻은 비슷하게 맞추었으나 둘을 합치라고 하셨을 때 조금 당황하였다. 왜냐하면, 둘은 상반된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 비슷하게 맞추기가 힘들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깊은 뜻은 바로 ‘관용’이었다.
그리고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들을 조목조목 짚어주셨는데 이는 훗날 내가 리더가 되었을 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았다. 리더는 남을 ‘이끄는’ 자가 아닌 ‘남들보다 한 발 앞 선’ 자이며, 리더의 책무는 노블리스 오블리주이다. 그리고 1시간이라도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해야 하며, 경청은 자기 발전을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좋은 말씀을 해 주셨다.
손바닥 필름시간에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가 어릴 때부터 배워왔던, 생활의 기본이 되는 작은 배려조차 실천하지 않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서 공공질서를 지키자는 주제로 영상을 구성하게 되었다.
나는 영상의 음향을 담당하여 배경음을 깔고, 감독을 맡게 되었다. 영상을 촬영하며 친구들 간의 호흡도 맞춰보고, 단합된 느낌을 받았다. 우리 조원 모두 열심히 참여한 영상에서 우리 조의 주제, 즉 핵심 메시지가 영상을 통해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서 앞으로 해야 할 버킷리스트를 쓰기 전에, 버킷리스트의 어원을 새로이 알게 되었다. 살면서 하지 못했던, 하지 않았던 일들로 후회하며 생을 마감하는 것 이전에 우리가 버킷리스트를 써서 하나하나 이루면서 후회없는 삶을 만드는 것이 의미 있었던 것 같다. 버킷리스트를 다 이루고 생을 마감한다면 행복하게 마감할 수 있을 것 같다.
Volunteer Fiction 계획을 세우고 발표를 하는 과정에서 평상시에 생각해왔던 ‘교육봉사’를 직접 해 볼 수 있다는 것에 설렜다. 이것이 단지 Fiction, 허구가 아닌 Actualization, 현실화가 되어 사회에 교육이 필요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
이번 캠프를 통해 이태석 신부님의 봉사, 리더의 정신을 배우고 뒤를 잇는 의미있는 활동을 많이 하게 되어서 나름 뿌듯한 시간들이었던 것 같고 함께 해 준 멘토 선생님들과 친구들에게도 1박 2일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함께해줘서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나도 훗날에 이태석 기념 청소년 아카데미의 멘토가 되어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