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아이비리그(Ivy League)와 대학도시 이타카(Ithaca)
<1> 손가락 호수(Finger Lakes)와 대학도시 이타카(Ithaca)
뉴욕 북부(New York Upstate)의 경관은 울창한 수목으로 덮여있는데 높은 산이 없고 끝없이 이어진 높고 낮은 구릉(丘陵)으로 이루어져 있다. 잘 가꾸어진 초지(草地)와 하늘을 찌르는 원시림, 그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예쁜 전원주택들은 사진으로 보던 유럽의 시골풍경을 연상시킨다.
이곳은 빙하기에 형성된 호수(氷河湖)들이 많은데, 특히 좁고 긴 호수들이 남북으로 여러 개 뻗쳐있어 흡사 사람 손가락을 닮았다 하여 손가락 호수(Finger Lakes)라고 부른다. 큰 호수로는 세네카 호수(Lake Seneca)와 카유가 호수(Lake Cayuga)가 있는데 폭이 5~6km, 길이가 60km, 수심은 200m가 넘는 곳도 있다니 엄청난 크기로 수십 척의 요트 선착장이 있는가 하면 관광 크루즈선도 떠다녀 호수인지 바다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
세네카 호수에서는 괴생물체가 발견되기도 했다는 이야기도 있는 것을 보면 호수의 크기와 깊이를 상상할 수 있겠다.
이곳은 기후가 좋아서 낙농업, 과수원과 채소재배 등 근교 농업이 발달하였고 특히 포도 생산량이 많아 와인공장(Winery)이 있어 이곳 상표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었는데 세네카 호수 마을의 와이너리(Winery)에서 맛본 이곳 특산의 포도주(Wine)는 향이 상당히 강하였다.
카유가 호수 남단의 이타카(Ithaca)는 오로지 코넬대학으로 인하여 형성된 작은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이타카의 인구는 4만 명이라는데 코넬대학교 학부생 1만 4천 명, 대학원생 8천 명이고 나머지가 일반 시민이니 반반인 셈이다.
아들이 이 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과정을 공부하던 중 첫 아들을 낳아서 첫 손자를 보려고 집사람과 함께 머나먼 길을 달려오게 되었다.
<2> 아이비리그(Ivy League) 대학들
미국 동부의 8개 명문 사립대학을 아이비리그(Ivy League)라고 하는데 이 대학들은 모두 사립대로 역사가 오래되다 보니 건물에 담쟁이덩굴(Ivy)이 우거져서 아이비리그(Ivy League)라는 애칭으로 부른다고 한다.
이 대학들을 꼽아보면, 매사추세츠의 하버드대(1636), 뉴저지의 프린스턴대(1746), 코네티컷의 예일대(1701), 뉴욕시의 컬럼비아대(1754), 펜실베니아의 펜실베니아대(1740), 뉴햄프셔의 다트머스대(1769), 로드아일랜드의 브라운대(1764), 그리고 이곳 뉴욕주의 코넬대(1865)가 그것이다.
세계 최고의 명문으로 꼽히는 하버드는 1636년에 설립되었으니 376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가장 설립이 늦은 코넬대도 147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이들과 어깨를 견줄만한 미국 대학으로는 스탠퍼드대(1885), UC 버클리(1868), 캘리포니아 공대(1891), 매사추세츠 공대(MIT:1861), 듀크대(1851), 미시간대(1841), 워싱턴대(1861), 뉴욕대(1831) 정도를 꼽을 수 있겠다.
5. 명문(名門) 코넬대학교(Cornell University)
아들이 대학원(경제학 전공)에 재학하는 까닭에 대학 기숙사에서 25일 동안 기거하면서 본 것들을 자세히 소개하고자 한다. 코넬(Cornell)은 1865년 개교로 아이비리그 대학 중에서 가장 개교가 늦은 셈인데 학교 소개 팜플렛에는 미국 최초로 남녀공학을 시작했다고 소개되어 있다.
나는 위에 열거한 대학의 캠퍼스들을 거의 모두 가보았는데 학교 주변 환경면에서는 코넬대학교가 가장 아름답고 인상적이었다. 대학건물의 웅장함에서는 스탠퍼드, 건물이 아름답고 아기자기하기는 프린스턴이 인상에 남는데 쾌적한 환경을 꼽으라면 나는 단연 이 코넬대를 꼽겠다.
코넬대는 학부생 1만 4천, 대학원생 8천, 교수 1천 6백 명 정도인데 캠퍼스 경관이 기가 막힐 정도로 아름답다.
캠퍼스는 나지막한 구릉(丘陵)들과 계곡이 어우러져 있는데 캠퍼스 가운데에 엄청나게 깊은 계곡이 있고 가운데쯤 댐을 막아 멋진 호수도 형성되었다.
손가락 호수(Finger Lakes)와 포도밭 / 코넬대학교 전경
호수 주변은 하늘을 찌르는 거목들이 울창하게 우거져 산책하다 보면, 노루나 청설모 등 야생조수(野生鳥獸)를 심심찮게 만나게 되어 흡사 원시림 가운데를 거니는 듯 착각에 사로잡힌다.
아이비리그 대학 중에서 코넬이 유독 한국 유학생이 많아서 대부분 석박사 과정의 대학원생들이겠지만 현재 천 명 정도는 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