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상이 꺾이는 시기
보통 우리는 ‘나다’ 하는 아상을 세워 놓고, 그 아상이 확장될 때, 즉 돈을 많이 벌고, 높은 자리에 오르고, 명예나 지위가 오르고 내 소유가 늘어날 때 행복감을 느끼며 살아가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 아상이라는 것은 언젠가는 반드시 꺾일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젊은 분들일수록 지금은 아상의 확장을 기쁘게 누리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언젠가 결국에는 서서히 꺾이기 시작하거나, 나이가 들어가고 기력이 쇄함에 따라서, 또 진급을 못하고 퇴직이 가까워 옴에 따라서 서서히 아상이 꺾이기 시작하게 됩니다. 아상의 축소는 필연적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내가 잘나가지만 언젠가는 잘나가는 것도 사라질 것이고, 아상이 꺾이고, 몸도 약해지고, 병도 오고, 진급도 떨어지고, 대접 받지 못하는 날이 올 거라는 것을 미리부터 알고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게 지혜로운 삶의 자세이겠지요.
그런데 사람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반드시 언젠가 꺾일 것이 분명한 줄 알면서도 그건 다 남들 얘기인 줄 알지요. 나도 그렇게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합니다. 나는 계속해서 잘나갈 줄 아는 거지요. 그러다보니 끊임없이 아상확장을 위한 질주를 멈추지 못합니다.
그러다가 인생의 어느 순간 예견되어 있던 아상 축소가 시작됩니다. 당연히 예견되어 있던 것임에도 불구하고 아집과 집착이 많고, 아상의 축소를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은 절망을 겪게 되고, 괴로움에 빠지게 됩니다.
하루는 80세가 넘으신 노보살님께서 찾아 와 작년과 다르게 몸이 아프고, 걷는 것도 힘들다며, 왜 나에게는 이렇게 불행한 일이 생겨나느냐고 하소연을 하시데요. 그러면서 언제쯤 몸이 나아질지 새해 사주를 좀 봐달라고 하시더군요.
몸은 나이가 들수록 병고가 찾아올 수밖에 없는 것이 자연스러운 이치죠. 그 당연한 걸 우리는 받아들이지 못하기에 괴로워집니다. 늙어서 주름살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인데, 마치 내가 작아지는 것 같고, 아름답지 못하다고 느끼면서 자신을 거부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피부미용이다, 주름 펴는 수술이다 뭐다 해서 젊어지려고 애를 쓰곤 합니다.
남자분들은 진급에서 낙선을 했거나, 나보다 늦게 들어온 사람들이 나보다 더 먼저 진급할 때 등에 아상의 축소를 경험하게 됩니다. 물론 괴롭지요. 그러나 그게 인생입니다. 그런 방식으로 누구나 자연스럽게 아상의 소멸을 겪게 되는 것입니다. 사실 그건 내게만 일어나는 특수한 괴로운 상황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흔한 보편적 중립 상황입니다. 그렇게 받아들이면 괴로울게 없죠.
우리의 삶은 아상의 확장의 시기와 소멸의 시기, 이 두 가지 시기를 균형 있게 겪도록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 두 시기를 지혜롭게 넘김으로써 균형감 있는 삶의 지혜를 배우게 되는 것이지요. 지혜로운 이라면 아상이 확장될 때 내가 잘났다는 아만과 오만함 대신 겸손과 하심을 배우게 되고, 아상이 소멸될 때 무상과 무아의 지혜를 배우게 됩니다.
그러니 지혜로운 이라면 당연히 아상의 소멸의 시기는 올 것임을 마음 속으로 준비하고 있게 되면 아상의 소멸이 올 때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습니다. 오히려 늙어가는 것, 소멸되어가는 것이야말로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를 드러낼 수도 있겠지요.
봄꽃의 생경함과 여름의 초록빛 녹음도 아름답지만 늦가을 떨어지는 낙엽이나 한겨울 앙상한 나뭇가지가 얼마나 놀라운 신비와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지를 삶을 통해 깨닫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첫댓글 아상의 확장과 소멸의 시기를 균형있게~~~~ 감사합니다 ~^^~
적절한 때에 맞춰서 어김없이 찾아올 아상의 소멸을
늙 었다가 도로 회춘하는 시간 되었습니다 호호호 ^^ 고맙습니다 _()_
덤덤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위하여 스님의 말씀을 통해 착실히 준비 하겠습니다 ^^
잠시 머무는 동안, 울 마음(淸)이가 한2,30년 훅
감사합니다...
스님 말씀 열심히 듣고 마음공부 노력하겠읍니다. 고맙습니다.
스님 법문이 정말 절절하게 와 닿습니다
요즘 내가 아상의 축소를 겪으면서 괴로움속에 빠져있어요
지나가버린 좋은시절에 집착하고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놀라게됩니다
벗어나려 애써 노력하겠습니다
스님 깨우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