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은 ‘토사구팽’ 부동산은 ‘남원북철’^^
-문화일보(11/2)-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3분의 2를 훌쩍 지나 집권 후반기로 접어든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는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80%를 넘나들던 지지율은 40% 안팎에서 고착화된 상황이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소득주도성장 등
핵심 국정 과제는 지지부진하거나 슬그머니 아예 간판을 내려버렸다.
◇아시타비·양두구육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민주당에 프레임은 그저 세계를 해석하는 인지의 틀이 아니라
대안 세계를 창조하는 ‘제작의 틀’에 가깝다”고 일갈했다.
여권 인사의 비리 의혹이 불거지거나 여권을 향한
정치 공세가 거세질 때마다 이 같은 프레임 정치는 극에 달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전형적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넘어 ‘아시타비’(我是他非·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가
바탕에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당수 정치학자가 문재인 정부의 지난 국정 운영을 설명하며 내로남불을 언급하고
나경원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문재인 정부를
‘양두구육’(羊頭狗肉·양머리에 개고기라는 뜻으로 실제로 그렇지 않으나
겉으로 그럴싸하게 허세를 부린다는 의미)이라고 지칭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토사구팽 = 문재인 정부의 모순된 행태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앞뒤 다른 태도다.
서울중앙지검장에 이어 검찰총장까지 파격 인사를
거듭 시행할 때까지는 정의로운 검사라고 치켜세웠던 여권은
윤 총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겨냥하자마자
개혁에 저항하는 수괴 우두머리라고 몰아세웠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를 “토사구팽(兎死狗烹)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전 정권을 적폐 세력으로 규정할 때는 윤 총장과 검찰을 동원해 처벌했다가
적폐 청산이 일단락되자 윤 총장과 특수통 검사들을 신적폐로 규정하는 모양새다.
◇용두사미·남원북철 =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은 소득주도성장으로 상징되던
경제정책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로 대표되는 대북정책이었다.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이 잇달아 개최되며 금방이라도 열릴 것 같았던
남북 관계의 새로운 흐름은 이른바 ‘하노이 노딜’ 이후 급격하게 바뀌었다.
문재인 정부는 남북 대화의 계기를 만들려 부단히 노력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정책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용두사미(龍頭蛇尾)’라는 평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두고는
‘남원북철’(南轅北轍·수레의 끌채는 남쪽으로 향하고 있는데
바퀴는 북쪽으로 굴러간다는 의미로,
마음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음을 의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24번의 정책이 연이어 실패할 때까지 정책 기조 수정 없이 밀어붙이는 것은
현실을 외면하거나 정책 성패에 대한 판단이
알려진 것과 다르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후안무치·군주민수 = 김종호 민정수석은 임명될 당시
‘춘풍추상’(春風秋霜·남을 대할 때에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고,
자신을 대할 땐 가을 서릿발처럼 엄격하게 대한다는 뜻)이라는 사자성어를 언급했다.
하지만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춘풍추상은커녕
‘후안무치’(厚顔無恥·얼굴이 두껍고 부끄러움이 없다)한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총선에서 180석에 육박하는
의석을 얻은 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다시 70%를 넘어서자
“군주민수(君舟民水)란 말이 떠오르는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임금은 배, 백성은 강물과 같아 강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한 여권 인사는 “지금이야말로 군주민수의 의미를 되새겨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남원북철 (南轅北轍)^&^
수레의 끌채는 남을 향하고
바퀴는 북으로 간다는 뜻으로
목적과 수단이 모순되거나
일의 결과가 의도와는 다르게 진행되는
상황을 일컬을 때 쓰는 말입니다.
南 남녘 남
轅 끌채 원
北 북녘 북
轍 바퀴자국 철
남원북철 유래
당 나라의 백거이(白居而)의
신악부(新樂府) 입부기시(立部伎詩) 편에 실려 있는 이야기입니다.
위나라 왕이 조나라의 한단을 공격하려고 계획을 세웠습니다.
신하 계량이 이 말을 듣고,
중도에 돌아와 옷의 주름도 펴지 않고
머리의 먼지도 털지 않은 채 왕을 찾아가 말했습니다.
"오늘 신이 오다가 '태항산(太行山)'에서 어떤 사람을 만났는데,
어떤 남자가 남쪽에 있는 초(楚)나라로 가려고 하는데
그가 탄 마차가 북쪽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말했습니다.
"초나라로 가려면 남쪽으로 가야 하는데
왜 북쪽으로 가십니까?"라고 물었습니다.
그러나 이 남자는
"상관없어요. 나에게는 좋은 말이 있고 많은 여비가 있고
좋은 마부도 있으니 어디든 갈 수 있소"라고 대답했습니다.
이 말을 듣고 제가 말했습니다.
"당신이 가는 방향이 틀렸으니 설사 훌륭한 말과 많은 여비,
좋은 마부가 있더라도
갈수록 초나라와 더욱 멀어지게 될 뿐입니다"라고 충고했지만
이 사람은 이를 듣지 않았습니다.
지금 왕께서는 패업을 이루어, 천하를 복속시키고 싶어 하십니다.
지금 왕께서는 강대한 국가와 정예한 군대를 믿고 한단을 공격하여,
땅을 넓히고 명성을 얻으려 하십니다.
그러나 이런 행동이 잦을수록 왕업에서는 더욱 멀어지게 됩니다.
이것은 초나라로 간다고 하면서 북쪽을 향해 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왕은 그 말을 듣고 전쟁 도발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남원북철'은 위 글의 대의를 나타낸 말이며,
계량은 무력이 아니고, 덕(德)으로 천하를 제패할 것을 진언(進言)한 것입니다.

魏王欲攻邯鄲,季梁聞之,中道而反,衣焦不申,頭塵不去,
往見王曰:「今者臣來,見人於大行,方北面而持其駕,
告臣曰:『我欲之楚。』臣曰:『君之楚,將奚為北面?』
曰:『吾馬良。』臣曰:『馬雖良,此非楚之路也。』曰:『吾用多。』
臣曰:『用雖多,此非楚之路也。』曰:『吾御者善。』『此數者愈善,而離楚愈遠耳。』
今王動欲成霸王,舉欲信於天下。恃王國之大,兵之精銳,而攻邯鄲,
以廣地尊名,王之動愈數,而離王愈遠耳。猶至楚而北行也。」_ 백거이(白居易)의 신악부(新樂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