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3세/신금재
TV 화면에 리처드 3세 장례식이 보여지고있다.
리처드 3세라면 어느 시대 왕인데 지금 장례식이 치루어지는걸까.
영국 역사를 배울 때 잠시 들었던 이름을 떠올려보며 무슨 사연이 있기에 2015년 삼월, 영국의 후예들이 저리도 정성스럽게 장례를 치루는지 찾아보았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리처드 3세'의 꼽추왕으로 후세에 알려진 리처드 3세는 15세기 영국 요크 왕조의 마지막 왕으로 장미 전쟁(30년전쟁)의 마지막 전투인 보스워스 전투에서 전사한 것으로 추정되어 왔다.
그후로 527년만인 지난 2012년 9월 레스터시의 한 공영주차장에서 유골이 발견되었고, 리처스 3세의 유골은 셰익스피어가 '꼽추왕' 에서 묘사한 것처럼 척추가 한쪽으로 심하게 휘어져 있었다.
그러나 유해에서 수습된 척추 부분을 정밀 관찰하고 복제된 뼈마디를 모아 척추로 재구성해 분석한 결과 리처드 3세는 심한 척추측만증을 앓고 있었지만 셰익스피의 희곡 작품에서 묘사된 것 처럼 깡마른 팔에 절름거리는 꼽추와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레스터대 발굴팀은 리처드 3세의 17대 외 조카뻘인 마이클 입센의 DNA와 유골의 DNA를 비교했고 2013년 2월 기자회견을 통해 리처드 3세의 유골을 발견했다고 학계에 공식 보고했다.
영국이라는 나라를 떠올리면 문학작품 등 좋은 이미지도 많이 있지만 제일 먼저 해적이 떠오르고 그 해적을 이용하여 바다의 패권을 잡으며 약소국을 식민지로 만드는 여왕의 두 얼굴이 떠오른다.
데이케어 아이들은 한국 유치원 아이들이 추석을 전후하여 우리의 전통문화를 배우는 시기와 맞물려 CASTLE이라는 주제로 영국 왕실과 유럽 문화를 배우는 시간이 있다.
언젠가 영국의 왕세자가 결혼하던 해에는 데이케어 아이들에게 결혼식 중계를 보여주었고 왕실의 결혼식을 흉내내도록 소꿉놀이 영역에 드레스와 왕관모양의 관을 놓아주기도하였다.
교사들은 영국 귀부인들의 티파티를 모방하여 챙이 넓은 모자를 만들어보게 하기도하고 교사들이 쉬는 시간에는 영국에서 즐겨마시는 홍차를 만들어 우유를 넣어먹도록 준비해 놓기도하였다.
돌아보면 영국에서 이민온 매니저의 영향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미국 발음에 길들여진 나의 귀는 영국발음에 익숙치않아 혀를 굴리는 듯한 이상한 발음에 참으로 근무하는 동안 애를 많이 먹었었다.
그때 남자 아이들이 즐겨만들던 것이 문장이었다.
여자아이들이 공주그림을 그리는 동안 남자아이들은 방패 모양의 문장을 그려서 가슴에 붙이고 교실청소용 빗자루를 말삼아 기사놀이를 하곤하였다.
자료집을 찾아보다가 친정아버지가 황해도 고향에서 즐겨하셨다는 매를 길들여서 꿩을 사냥하는 것--이 벌써 그 시대 귀족들이 하였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장미전쟁은 랭커스타가의 문장인 붉은 장미와 요크가의 흰장미 문장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한다.
서로의 왕권을 차지하기 위하여 다른 것도 아닌 장미꽃 그림을 달고 죽기살기로 싸우다니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TV 화면에는 웅장한 성당 안에 검은 천으로 덮힌 리처드 왕의 관이 놓여져있고 왕실의 조문객들이 하얀 장미를 놓으며 조문하고있다.
아, 요크가를 상징하는 장미가 흰색이라더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