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성산(716.2m) - 경남 거창
☞ 산행일자 : 2022. 08. 13.(맑음 후 비)
☞ 산행경로 : 미폭~현성산~서문가바위~금원산갈림~필봉~모리산~말목고개~성령산~수승대
☞ 산행거리 : 약 14..0km (도상거리 12.0km)
☞ 산행시간 : 약 7시간 00분
미폭(10:12)~해골바위(11:32)~현성산(12:26)~서문가바위(13:13)~금원산갈림길(13:32)
~필봉(13:57)~모리산(14:25)~성령산(16:02)~거북바위(17:00)~주차장(17:10)
전날 잠을 설친 관계로 컨디션이 별로라 산행할 수 있을까 했으나
산행날 아침이 되니 그런대로 몸상태가 괜찮아 보여 산행에 참가한다.
현성산은 금원산, 기백산과 더불어 몇차례 산행한 적이 있으나
현성산에서 필봉을 거쳐 수승대 코스는 한 번도 가 본적이 없어
예전부터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라 이번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무척 힘든 산행이 되었고
마지막 산행을 마칠 무렵 비까지 맞는 바람에
산행 후 후유증을 톡톡히 겪은 산행이 되었다.
오늘도 역시나 물이 별로 없는
미폭앞에서 단체 사진을 찍고 현성산을 향해
초반부터 가파른 등로를 올라선다.
이때까지만 해도 컨디션이 그런대로 괜찮았다..
작년 산행때는 단풍이 울긋불긋 했었는데...
한동안 오르다 보니 미폭 상단으로 가는 것 같은 등로가 보인다
그냥 갈까 하다가 궁금해 들어가 보니 생각외로 제법 들어간다.
하지만 역시 특별히 볼만 한 것은 없어 다시 되돌아 가니
일행들은 모두 떠나가 버리고 아무도 보이지를 않는다.
또 다시 이어지는 계단을 지나 올라선 쉼터엔 주인 잃은 배낭만 벤취를 지키고
한동안 부지런히 오르다 보니 일행들이 쉬고있는 모습이 보이고..
하지만 이때부터 몸은 급격하게 지쳐간다...
시원하게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거창 위천면 상천리의 들녁을 내려다보고
그리 맑지 못한 날씨에 멀리 가야산 방면이 흐릿하게 보인다.
현성산의 멋진 단애가 시야에 들어오지만
오늘은 지친 탓인지 언제 저기까지 가나 하는 걱정만 앞선다.
기백산과 금원산이 보이고...
현성산에서 휴양림으로 흘러내리는 능선의 멋진 암릉도 보이고..
아고..힘들어....
상천저수지와 오두봉(957m)이 보인다.
작년 가을엔 누렇던 상천리의 들녁이 오늘은 푸르기만 하고...
한참을 힘들게 올라온 것 같은데 현성산은 아직도 저 멀리에...
달팽이바위...
해골바위에 도착한다.
지금까진 그냥 지나갔지만 오늘은 다른 일행들이 올라가 있기에 올라가본다.
현성산 방면...
바위면에 자연적으로 패인 홈이 해골을 연상시키지만
어찌보면 뭉크의 "절규"가 떠오르기도 한다.
한동안 해골바위위에서 쉬었다가 다시 산행을 이어가고
원래 현성산에서 점심을 하려고 했으나
너무 힘들어 중간에서 조금 이른 식사를 하고 간다.
계속되는 암릉구간으로...
지나온 능선을 내려다보기도 하고...
드디어 그렇게 고대하던 현성산에 올라서고
온통 암릉으로 이루어진 정상에서 주변을 돌아보며 땀을 식힌다.
무척 힘이 들었지만 그래도 이제부턴 오르막길은 거의 없기에
조금은 안도의 한 숨을 쉬어본다...
가야 할 서문가바위를 바라보고...
현성산에서 본 금원과 기백산엔 어느새 먹구름이 내려 앉는 듯 하다.
현성산을 내려서니 문바위 갈림길에서
다른 산행팀들이 식사를 하고 있어 조용히 지나간다.
사실 마음 같아선 그냥 이곳에서 휴양림으로 탈출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차마 그럴 수 는 없고..
바위 능선길을 따라 산행을 이어가고..
지금까지 산행 중 오늘만큼 힘 든 날도 없었던 것 같은데..
앞으로도 점점 더 이런 날이 생길까 두렵다...
서문가바위와 우측 수승대로 이어지는 능선...
"산으로의 비행"이란 뜻 모를 표지석이 있는 암릉
이전에는 올라갔었지만 오늘은 우측으로 돌아가 본다...
하지만 수월할 줄 알았던 우회길도 그리 쉽지 만은 않고...
힘이 없으니 요런 곳을 올라서는 것도 힘들기만 하다...
잠시 쉬는 사이 비가 뿌리는 것 같아 대비를 하지만 이내 그쳐 버리고...
서문가바위 앞에 도착했다.
서문가바위
지재미골에서 보면 형상이 연꽃잎을 닮아 연화봉이라고 부른다.
임진왜란 때 한 여인이 서씨와 문씨성을 가진 남자와 피난을 왔다가 아이를 낳았다.
여인은 누구의 아이인지 몰라 두 남자의 성을 모두 따 서문이라 불렀고
이후 서문가바위가 됐다는 전설이다.
거창군지 향지에는 옛날 원나라에서 공민왕비 노국대장공주를 따라온
이정공 서문기가 감음현 식봉 자격을 얻어 살았는데
그의 자손들이 이 일대에서 공부를 하게 돼
아버지 서문기의 이름을 따 그렇게 불렸다고 한다.
서문가바위를 지나서도 암릉구간은 한동안 계속된다...
돌아 본 서문가바위와 현성산
서문가바위를 당겨보고...
작년 가을엔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했었는데...
드디어 금원산갈림길에 도착하고 다시 한동안 쉬어간다...
수승대까지 6.5km이정표가 보인다..
미폭에서 이곳까지 이정표상 2.5km, 3시간 20분이 소요되었는데
아직까지 몇 시간이나 더 가야 하나 힘이 쑥 빠지는 느낌이다...
하지만 이제부턴 차츰 내리막길이고 길도 좋겠거니
위안을 삼으며 필봉 방향으로 접어든다..
필봉들머리에 도착하니 예상대로 사유지라고 펜스로 막아놓았다.
필봉 등산로를 새로 만들고 있는 모양이라
나중엔 쉽게 필봉을 오를 수 있게 될 것 같다..
필봉 정상부
이정목 아래에 필봉 표시가 있다.
눈앞에 북상면 창선리 방면으로 다림봉이 우뚝 솟아보이고
멀리 덕유산은 구름에 가려졌다..
거창 북상면 농산리 방면
지나온 현성산 능선뒤로 금원산과 기백산도 보이고..
아무도 없는 필봉에서 잠시 주변을 돌아보고 내려서니
조금 아래에 멋진 붓 모양의 필봉 정상석이 있다...
이 바위있는 곳이 모리산인가 했지만 모리산은 조금 더 나중에...
거대한 바위옆을 돌아가고...
삼각김밥 모양의 바위가 있는 모리산...
모리산 바위 사이로 등로는 이어진다.....
모리산부터 등로는 급하게 떨어지고....
한동안 가파르게 떨어지고 나면 잠시 울창한 숲길도 이어지고...
또 다시 급경사의 하산 길이 이어진다...
면동갈림길을 지나면서 등로는 완만해 지지만
오히려 조망도 없이 지루하게 계속되는 등로가 사람을 질리게 만든다...
몸이 지쳐가니 걸음도 차츰 느려지고
마음은 오직 수승대가 있는 위천에 도착해
시원한 물에 풍덩 몸을 담가 쉬고 싶다는 생각 뿐..
마항갈림길
곧바로 가면 정은종택
수승대 방향은 좌측으로 급하게 꺾이고
물도 마시며 다시 한동안 쉬어간다..
동물이동통로를 지나고..
모리재로 이어지는 도로가 아래를 지난다...
이리저리 이정표가 어지럽지만 수승대 방향으로...
강동마을 갈림길
성령산 아래 헬기장을 지나고...
성령산...
성령산에 도착하니 계속되는 등로를 공사중이라 막아놓았다.
돌아갈까 하다가 그냥 통과하고 보니 출렁다리를 신설하는 공사중인데
자재가 어지러히 널렸다...
수승대권 출렁다리 공사현장...
공사중인 계단을 조심스레 내려오다가
자재가 삐끗하는 바람에 스틱이 톡.. 부러졌다...
오늘 참 뭐 되는게 없네...
드디어 수승대가 있는 위천에 도착하고
적당한 곳에서 시원한 물에 몸을 담가 열기를 식히고...
한동안 물속에 있다가 옷을 갈아 입으려니 빗방울이 하나 씩 떨어진다.
요수정은 요수 신권(樂水, 愼權, 1501~1573)선생이 풍류를 즐기며
제자를 가르치던 곳으로 1542년 구연재와 남쪽 척수대 사이에 건립 하였으나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고 그 뒤 다시 수해를 입어 1805년 후손들이 현 위치로 이건하였다.
요수선생은 조선시대 유학자로 학문에 뜻이 깊어 널리 성현을 찾아 배웠으며
벼슬을 멀리하고 안빈낙도에 힘썼다.
돌아가신 뒤에는 구연서원에서 배향하고 있다.
요수정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규모로 자연암반을 그대로 초석으로 이용하였다
정자의 마루는 우물마루 형식이고 사방에 계자난간을 둘렀다.
종보가 있는 5량 가구로 가구의 짜임이 견실하고
네곳의 추녀에는 정연한 부채살 형태의 서까래를 배치하였다.
세부장식에서 격조 높은 정자 건물의 상식이 잘 반영되어 있고,
특히 추운 산간지역 기후를 고려하여 정자 내부에 방을 놓은 등
지역적 특성이 잘 반영된 거창 지역의 대표적 건축 문화재이다.
요수정을 돌아보고 위천을 건너는데 비가 점점 더 내린다..
거북바위.
주차장에 도착하니 비는 더욱 더 세차게 쏟아지고
위천에서 몸을 씻고 갈아입은 셔츠는 다시 그대로 비에 푹 젖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