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頃), -께, -쯤, 무렵, 2018년경, 2018년 경, 즈음
시간상으로 정확한 때가 아닌 그 무렵을 지칭하는 말로 ‘-경’을 많이 쓴다. ‘이 석탑은 13세기경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등의 표현이 그것이다. 이 ‘-경’은 접사(접미사)이기 때문에 당연히 앞말에 붙여 써야 하지만 자꾸 띄어 쓰고 싶어진다. 아래 풀이의 2번에 나오는 설명은 무협소설에서나 주로 쓰는 표현을 예문으로 들었다.
-경24頃
접사
1 . (시간이나 날짜 따위를 나타내는 대다수 명사 또는 명사구 뒤에 붙어) ‘그 시간 또는 날짜에 가까운 때’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께5’, ‘무렵’, ‘쯤2’으로 순화.
오전 9시경
16세기경
2 . (일부 특정한 절차를 나타내는 한자 구성 뒤에 붙어) ‘그 일에 걸리는 정도의 시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일다경(차 한 잔 마실 정도의 시간)
탄지경(<불교> 손가락을 튕길 동안의 아주 짧은 시간)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국립국어원은 이 말을 -께, 쯤, 무렵 등으로 순화해서 쓸 것을 권유하고 있다. 질문응답에도 이런 내용이 올라와 있다.
'경'의 쓰임
질문 : 경(頃)은 시간이나 날짜를 나타내는 명사 또는 명사구 뒤에 붙는 접사라고 사전에 나와 있는데, 시간이나 날짜를 나타내는 말이 아닌 경우에도 경을 접사로 보아 붙여 쓸 수 있나요? 아니면 이 경우엔 경을 쓰면 안 되는 건가요?
보기) 10살경, 초등학교 3학년경
그리고 물론 '1년 전쯤'이라고 쓰는 편이 낫겠지만, '1년 전경'이라고 해도 되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 '접미사 '-경'은 ‘그 시간 또는 날짜에 가까운 때’의 뜻을 더하므로, 이러한 뜻을 고려하면, 제시하신 경우에도 '-경'을 쓸 수는 있을 것입니다.
다만 생각하신 대로, '-경'을 쓰는 것보다는 '-경'의 순화어인 ‘께’, ‘무렵’, ‘쯤’ 등을 써서 표현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봅니다.
[국립국어원]
권유하는 순화어들을 찾아보자. -께는 -경을 완전히 대체하고, 시간뿐 아니라 공간에도 적용할 수 있다. 사용할 수 있는 범위가 더 넓어지는 셈이다.
-께5[발음 : 께]
접사 (시간이나 공간을 나타내는 일부 명사 뒤에 붙어) ‘그때 또는 장소에서 가까운 범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이달 말께
서울역께.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쯤 역시 비슷하다. 국립국어원의 질문-답변 중에서 아래의 ‘즈음’과 구별해서 사용하는 문제는 이전에 다른 글을 올리면서 덧붙인 바 있는데, 다시 올린다.
-쯤
접사 (일부 명사 또는 명사구 뒤에 붙어) ‘정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내일쯤
그런 사정쯤
12월 20일쯤.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쯤'의 쓰임
질문 : 다음은 삼한사온을 설명하는 문장입니다. "사흘쯤 추위가 계속되다가 나흘쯤은 포근한 날씨가 계속됨."여기에서 '-쯤'의 쓰임이 바른지 궁금합니다.
답변 : '사흘쯤'과 같이 표현했다면, '정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쯤'을 써서 '사흘만큼 가량의 분량'이라는 뜻을 나타내려 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쯤'이 나타내는 뜻과 비교하면, '어느 한때에서 다른 한때까지 시간의 길이'라는 뜻을 나타내는 '동안'은 시간의 분량을 좀 더 정확히 나타내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삼한 사온'의 개념을 기술하는 데 '-쯤'을 써도 별 무리가 없다고 봅니다만, "표준국어대사전"은 '삼한 사온'을 아래와 같이 뜻풀이하고 있다는 점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보기) 삼한사온(三寒四溫) 『지리』한국을 비롯하여 아시아의 동부, 북부에서 나타나는 겨울 기온의 변화 현상. 7일을 주기로 사흘 동안 춥고 나흘 동안 따뜻하다.
'즈음', '-쯤'의 쓰임
질문 : 즈음'과 '쯤'에 대해서 질문합니다.
(언제, 시간)~쯤 돼서
(언제, 시간)~ 즈음 돼서
위 두 가지 모두 올바른 표현인가요?
답변 : ‘즈음’은 ‘일이 어찌 될 무렵’을 뜻하는 의존 명사로, “그들이 석주관을 통과하려고 할 즈음에 절벽 꼭대기에서는 우박처럼 바위가 쏟아져 내려오고….≪문순태, 피아골≫”와 같이, 관형어인 앞말과 띄어 적습니다.
한편 ‘-쯤’은 ‘정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로, “내일쯤/이쯤/얼마쯤/중간쯤/그런 사정쯤/12월 20일쯤”과 같이, 명사 또는 명사구 뒤에 붙여 적습니다. 이와 같은 ‘즈음’과 ‘-쯤’의 쓰임을 고려하여, 문맥에 맞게 쓰시기 바랍니다.
[국립국어원]
‘무렵’도 ‘-경’을 대체할 수 있지만 의존명사이므로 띄어서 써야 한다. 아래 제시된 작가의 예문을 보면 ‘무렵쯤’이 쓰였는데 동어반복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무렵
활용 : 무렵만[무렴만]
의존명사 (일부 명사나 관형사 ‘이’, ‘그’ 따위, 어미 ‘-은’, ‘-는’, ‘-을’, ‘-던’ 뒤에 쓰여) 대략 어떤 시기와 일치하는 즈음. [비슷한 말]
겨울의 끝 무렵
첫닭이 홰를 치는 무렵
오후 다섯 시 무렵부터 사람들이 집에 몰려왔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그 무렵 나는 초등학교 4학년이었다.
식사를 끝냈을 무렵쯤에는 물이 상당히 빠져 있었다. 출처 : 이정환, 샛강
다음날 아침 내가 괴로운 잠에서 정신이 든 것은 정오가 가까울 무렵이었다. 출처 : 이청준, 조율사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결론적으로 -경은 앞말에 붙여서 19세기경, 1857년경, 오후 4시경 등으로 써야 맞으며, 이보다는 19세기 무렵, 1857년께, 오후 4시쯤으로 쓰는 것이 더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