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지빠귀 White's Thrush)】「휘파람 소리, 귀신이 내는 소리」
호랑지빠귀는 꼭 사람이 휘파람 부는 소리 비슷한 울음소리를 내는데, 그래서 이 새가 나무에서 소리를 내면 꼭 사람이 휘파람 소리를 내는 것처럼 착각하게 된다. 으슥한 곳에서 이 소리만 들으면 분명히 사람이 휘파람 소리를 냈는데, 사람은 안 보이니까 귀신이 휘파람을 불었다는 상상까지 이어질 만하다. 그 탓에 호랑지빠귀는 귀신새라는 별명까지 얻게 되었다.
아닌 게 아니라 조선 시대 기록을 보면, 무서운 장소에 대한 이야기 중에 귀신이 휘파람을 부는 곳이 있다는 내용이 종종 나온다. 《조선왕조실록》의 세조 부분 기록 첫머리를 보면 수양대군과 그 형제들이 귀신의 휘파람 소리를 들었다는 이야기가 실려 있을 정도다. 나는 이런 기록으로 미루어 보아, 많은 옛사람들이 새소리를 사람의 휘파람 소리, 귀신이 내는 소리로 착각했을 거라고 본다.
그렇다면, 백제가 멸망할 무렵 나무가 울었다는 이야기나 귀신이 곡을 했다는 이야기는 언뜻 사람 우는 소리로 착각할 수 있을 만한 특이한 새의 울음소리를 들은 사람들 사이에 그에 관한 이야기가 소문으로 과장되어 퍼져나간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