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율 5%서 5.6%로 올려 전면 인상 2008년 이후 처음
투기빈집세 3%서 4%로, 300만 달러 이상 주택 학군세도 인상
10달러 보육 신규 참여는 동결, 버나비 병원·요양시설·기숙사 연기
BC주 정부가 133억 달러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재정 적자를 예고하며 강도 높은 세금 인상과 공공 부문 인력 감축을 골자로 하는 2026년도 예산안을 17일 발표했다. 정부는 미국 관세와 주택 시장 둔화로 재정 상황이 나빠지자 하고 싶은 사업을 멈추고 반드시 필요한 서비스에만 재원을 집중하기로 했다.
이번 예산안에 따르면 2026-27 회계연도 적자는 133억 달러까지 치솟는다. 올해 적자 규모인 96억 달러를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정부는 앞으로 3년 동안 적자 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주정부 총부채는 현재 1,540억 달러에서 3년 뒤 2,350억 달러까지 불어난다. 정부는 재정 여력이 여전히 다른 주에 비해 양호하다는 입장이지만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한 구조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세금 인상은 모든 납세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가장 큰 변화는 최저 구간 소득세율 인상이다. 정부는 기존 5%였던 기본 세율을 5.6%로 올린다. 보편적인 소득세 인상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세금 감면 크레딧을 690달러로 늘려 부담을 일부 덜어주기로 했지만 일반 납세자 1인당 연평균 76달러를 더 내야 한다.
부동산과 서비스 분야 세금도 전방위적으로 오른다. 300만 달러가 넘는 고가 주택에 부과하는 학교세를 인상하고 투기 및 빈집세율을 3%에서 4%로 높인다. 주판매세(PST) 과세 범위도 넓어진다. 그동안 세금을 면제했던 회계, 건축, 엔지니어링 등 전문 서비스는 물론 의류 수선, 케이블 방송, 유선 전화 서비스 등에도 7%의 PST를 부과한다. 재산세 납부 유예 제도를 이용할 때 내는 이자 역시 기준금리보다 2%포인트 높게 설정해 부담을 키웠다.
지출을 줄이려고 공공 부문 인력 1만 5,000명을 줄이는 대규모 감원도 병행한다. 주정부 핵심 부처에서 2,500명을 감축하고 나머지 인원은 공기업과 보건 당국, 교육청 등에서 줄여나간다. 정부는 인위적인 해고를 피하는 대신 정년퇴직에 따른 자연 감소와 채용 동결을 최대한 활용해 비대해진 정부 조직을 정비할 계획이다.
대규모 건설 사업은 속도 조절에 들어간다. 버나비 병원 재개발 2단계 사업과 주 전역의 장기 요양 시설 7곳의 건설을 늦추기로 했다. 빅토리아 대학교 학생 기숙사 확충 사업도 연기 대상에 포함했다. 보육 분야에서도 하루 10달러 보육 프로그램의 신규 제공 기관 등록을 일시 중단한다. 정부는 사업을 취소하는 것이 아니라 재정 상황에 맞춰 순서를 재배치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예산안이 복지 축소를 의미하는 긴축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숙련 기술 교육에 3년간 2억 8,300만 달러를 투입하고 4억 달러 규모의 전략 투자 기금을 운영하는 등 핵심 투자는 이어간다. 대외적인 경제 변수를 관리하며 주민들의 삶을 보호하기 위한 필수 서비스 유지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