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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는 단순한 주의력 결핍을 넘어, 뇌의 항상성(Homeostasis) 유지 시스템의 붕괴로 정의된다. 전통의학의 간경(肝經)은 생체 에너지의 원활한 흐름(疏泄)과 근육 및 신경의 긴장(主筋)을 병행 조절하는 독특한 체계이다. 이는 현대 뇌과학의 전두엽-선조체 회로(Frontostriatal circuit)의 기능과 유사하며, 특히 ‘간경허열(肝經虛熱)’이라는 병태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의 고갈이 초래한 흥분성 독성(Excitotoxicity)의 한방적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간의 염증 상태(간수치 상승이나 지방간 등)가 혈액-뇌 장벽(BBB)을 통과하는 사이토카인을 통해 뇌의 미세아교세포를 활성화한다는 보고가 많다. 이는 ‘간의 기운이 통하지 않으면 뇌에 열이 난다’는 전통적인 이론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분자생물학적 근거가 된다.
이 기고의 목적은 단순히 한약을 ADHD에 보완적 대체요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제안이 아니다. ‘간(Liver)’이라는 뇌와 관련 없는 것 같은 장기의 대사 상태가 어떻게 뇌의 고위 인지 회로(PFC-Striatum)의 반응을 결정하는지를 한방 약리학의 렌즈로 재해석하고, 이를 통해 약국 현장에서 꼭 한약제제가 아니라도 환자 상담과 약사님들의 물질을 활용한 치유 과정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이는 지금껏 대한약사저널에 연재를 하며 계속 필자가 가져온 목표지만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건 이번 주제는 보다 활용할 수 있는 면이 많다는 것과 그걸 캐치해서 환자 상담에 활용하거나 건강기능식품 등의 강의자료로 삼는 분들도 계시지만, 한약이라는 명칭 때문에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시거나 필자의 능력 부족으로 멀게 느끼시는 분들께 널리 이해를 구하기 위함이다.
간의 대사 부전과 ADHD 증상의 관계
간의 대사 부전(지방간, 만성 염증 등)은 크게 세 가지 경로를 통해 뇌의 고위 인지 기능을 교란한다.
1. 전신 염증 신호의 전이(Humoral Pathway)
간세포가 대사적 스트레스를 받으면 DAMPs(위험 신호 물질)인 HMGB1이나 전염증성 사이토카인(TNF-α, IL-6)을 혈류로 내보낸다. 이물질들은 혈액-뇌 장벽(BBB)을 통과하거나 뇌막의 수용체를 자극하여, 뇌의 파수꾼인 미세아교세포(Microglia)를 공격적인 M1 형태로 활성화한다.
2. 신경 회로의 노이즈 발생(Signal-to-Noise Ratio)
활성화된 미세아교세포는 뇌 내에서 미세 염증을 일으키고 산화적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이는 전두엽 피라미드 세포의 HCN 채널을 비정상적으로 개방시켜 인지 신호를 밖으로 새게 만드는 ‘션트(Shunt) 효과’를 낳는다. 결과적으로 유의미한 정보(Signal)는 약해지고 배경 잡음(Noise)은 커지는 SNR 붕괴가 일어난다.
3. 도파민 및 노르에피네프린 조절 부전
전두엽-선조체 회로의 핵심은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정교한 농도 조절이다. 간에서 유래된 염증 인자들은 이들 신경전달물질의 재흡수와 수용체 감수성에 영향을 주어, ADHD에서 관찰되는 ‘선택적 집중력 저하’와 ‘충동 제어 불능’의 물리적 원인이 될 수 있다.
ADHD 환자의 간경 체계와 신경과학의 매칭
ADHD의 충동성과 분노 조절 장애는 간양상항(肝陽上亢)의 상태이다. 감정 조절 회로의 노르에피네프린 불균형은 간경의 '화(火)'가 치솟아 마음의 평정심(安神)을 깨뜨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
1. 전두엽(PFC)과 간주소설(肝主疏泄): The Executive Filter
전두엽은 선조체(Striatum)를 통해 불필요한 자극을 걸러내고 목표에 집중하게 한다. 간경의 소설(疏泄) 기능이 정상적일 때, 신경 사이의 ‘담음(대사 쓰레기)’이 제거되어 신호 대 잡음비(SNR)가 최적화된다.
따라서 ADHD환자 전두엽의 노르에피네프린 수용체 감수성 저하는 간기가 울결(鬱結)되어 정보의 흐름이 정체되거나 ‘허열(虛熱)’로 인해 신호대 잡음비(SNR)가 깨진 상태로 해석된다.
2. 선조체(Striatum)와 간주근(肝主筋): The Motor-Reward Gate
선조체는 도파민 신호를 받아 운동을 실행하거나 억제한다. 전통 의학에서 간은 근육을 주관(主筋)하는 장기다.
ADHD의 과잉행동과 틱(Tic)은 선조체 내 도파민 수용체의 과민반응으로 인해 '풍(風)'이 발생하는 과정이다. 이를 간풍내동(肝風內動)이라 하며 도파민 수용체의 과민 반응은 간경의 ‘풍(風)’이 뇌의 운동 회로를 흔드는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억간산의 조구등이 Ca2+ 채널을 안정화하는 것은 간경의 풍을 잠재워 선조체의 운동 출력(Motor output)을 정교하게 제어하는 과정이 된다.
3. 청반(Locus Coeruleus)과 간장혈(肝藏血): The Arousal Reservoir
뇌간의 청반은 뇌 전체에 NE를 공급하여 각성 상태를 유지하도록 한다. 간은 혈액을 저장(藏血)하여 필요할 때 공급한다. ‘혈(血)’은 영양분뿐 아니라 신경 보호 인자(BDNF 등)와 영양 대사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간장혈 기능이 부실(肝血虛)하면 청반의 각성 조절이 불안정해져, ADHD 특유의 ‘쉽게 지치면서도 과잉 흥분하는’ 허열(虛熱) 상태에 빠지게 된다.
간경허열(肝經虛熱): 신경계의 냉각 시스템 부전과 과열
최해륭 약사 제공. AI생성이미지.
최해륭 약사 제공. AI생성이미지.
최해륭 약사 제공. AI생성이미지.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는 ‘신경 신호의 선택적 집중력 저하’와 ‘도파민/노르에피네프린의 불균형’으로 볼 수 있다. 전통 의학의 방증과 약리적인 기전론을 바탕으로 ADHD의 과잉행동과 충동성을 조절하는 대표처방인 억간산가진피반하(抑肝散加陳皮半夏)를 정리해 본다.
1. 성분 및 처방 소개
억간산 계열은 본래 소아의 경련, 야제증(夜啼症) 등에 다용되던 처방이나 현대 임상에서는 ADHD의 핵심 증상인 과잉행동과 충동성을 제어하는 주요 처방으로 재해석된다. 억간산가진피반하의 기전은 신경전달물질의 수용체 조절과 세포 환경 개선이라는 다각도적 접근에 걸맞는다.
- 조구등(釣鉤藤): ‘간풍(肝風)’을 잠재우는 군약(君藥)으로, 신경계의 과도한 흥분을 직접적으로 억제한다.
- 글루타메이트(Glutamate) 제어: 조구등 성분은 성상교세포(Astrocyte)의 글루타메이트 수송체(GLT-1) 활성을 상향 조절(Upregulation)하여 시냅스 틈새의 과도한 흥분성 신호를 제거한다.
- 세로토니닉(Serotoninic) 조절: 조구등의 Geissoschizine methyl ether성분은 5-HT1A 수용체에는 효능제로, 5-HT2A 수용체에는 길항제로 작용하여 정서적 불안정과 공격성을 완화한다.
- 시호(柴胡)·황금(黃芩): 간담(肝膽)의 열을 청열(淸熱)하여 스트레스 저항력을 제고하고 염증 반응을 낮춘다.
- 백출(白朮)·복령(茯苓): 비위(脾胃) 기능을 보하며 대사 부산물인 담음(痰飮)을 제거한다.
- 당귀(當歸)·천궁(川芎): 혈행을 개선하여 뇌 혈류량을 확보하고 신경 영양을 공급한다.
- 진피(陳皮)·반하(半夏): 기(氣)의 순환을 돕고 뇌 세포 주변의 미세 부종 및 노폐물(담음)을 걷어내어 인지 효율을 높인다.
- 신호대 잡음비(SNR) 향상: 진피와 반하는 뇌 조직의 미세 염증과 부종을 제거함으로써 유의미한 신경 신호가 노이즈 없이 전달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한다.
2. 효능 및 효과
- 핵심 증상: 공격성, 충동성, 과잉행동 및 분노 조절 장애의 개선
- 인지 및 주의력: 주의력 산만 및 외부 자극에 대한 과민 반응 억제
- 동반 질환: 틱(Tic) 장애, 입면 곤란을 포함한 수면 장애, 야제증, 야경증의 완화
3. 용법 및 용량
- 제형: 일반적인 엑스제(과립) 기준 1일 3회, 식간 복용을 원칙으로 한다.
- 소아 용량: 성인 용량을 기준으로 연령 및 체중에 따라 분할 투여한다. 7~14세는 성인의 2/3, 4~6세는 1/2, 2~3세는 1/3, 1세 이하는 1/4용량을 적용한다. 3개월 미만 영아는 금기이다.
4. 주의사항 및 부작용
- 위알도스테론증: 감초 성분의 장기 복용에 따른 저칼륨혈증, 혈압 상승, 부종 가능성을 모니터링해야 한다.
- 야제증의 경우 1주일, 기타 증상의 경우 1개월 복용해도 증상의 개선이 없을 경우 전문가와 상의하여 처방의 지속 및 DC 또는 변경을 결정한다.
5. 약물 상호작용
- 중추신경흥분제(Methylphenidate 등): 병용 시 양약의 용량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테이퍼링(Tapering)’ 전략이 가능하나, 초기에는 과도한 진정 작용이 나타나는지 관찰이 필요하다.
-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 간 대사 효소(CYP450) 및 수용체 중첩 가능성을 고려하여 투여 간격을 조절한다.
6. 관련 고갈 영양소
ADHD의 대사적 특성과 약물 복용은 다음과 같은 영양소의 소모를 가속화한다.
- 마그네슘(Mg): 신경 세포막 안정 및 과흥분 억제에 필수적이며 스트레스 시 최우선으로 고갈된다.
- 아연(Zn): 도파민 수송체 조절 및 신경 가소성에 관여하며 결핍 시 주의력 저하가 심화된다.
- 철분(Ferritin): 도파민 합성의 보조 인자로 작용하며 혈청 페리틴(serum ferritin)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을수록 과잉행동 증상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 비타민B6: 신경전달물질(GABA, 세로토닌 등) 합성의 핵심 조효소이다.
7. 임상 상담 기법
‘간풍(肝風)과 허열(虛熱)’의 해석
산만함의 원인을 성격적 결함이 아닌 뇌 대사 과정에서 발생한 물리적 ‘과열’ 상태로도 볼 수 있음을 들어 보호자의 심리적 부담을 완화한다.
한약제제의 역할은 우리 뇌가 온갖 잡음까지 섞여들어와서 처리를 못하는 상태를 개선하여 필요한 신호만 보다 선택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감도를 최적화하고 사람을 그저 가라앉히는 단순한 진정이 아닌 뇌의 항상성 회복에 목적을 둠을 피력한다.
ADHD 치료에 있어 한약제제의 개입은 단순한 진정이 아닌 뇌의 항상성 회복에 목적을 둔다. 일반적인 처방약이 신경전달물질의 가용량을 즉각적으로 늘리는 전략이라면, 억간산가진피반하는 신경 염증을 억제하고 대사 노폐물을 제거하여 뇌가 스스로 조절력을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또 다른 근거 중심적 치료 대안으로서 접근할 수 있다.
참고문헌
1) Uchida, N., et al. (2012). Yokukansan increases 5-HT1A receptors in the prefrontal cortex and enhances 5-HT1A receptor agonist-induced behavioral responses in socially isolated mice. Biological and Pharmaceutical Bulletin, 35(8), 1335-1342.
2) Furuya, K., et al. (2013). Yokukansan promotes hippocampal neurogenesis associated with the suppression of activated microglia in Gunn rat. Journal of Ethnopharmacology, 148(1), 149-154.
3) Ikarashi, Y., & Mizoguchi, K. (2016). Cellular pharmacological effects of the traditional Japanese Kampo medicine yokukansan on brain cells. Frontiers in Pharmacology, 7, 132.
4) Lee, J. S., et al. (2019). Extract of Yokukansan improves anxiety-like behavior and increases serum 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in rats with cerebral ischemia combined with amyloid-beta 42 peptide. Journal of Ethnopharmacology, 231, 204-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