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으로 읽는 수호지

[박대선]

교양으로 읽는 수호지를 우연히 읽었다. 사람은 사회를 이루어 생산성을 높혀 사는 동물이다. 벌이나 개미도 사회적 동물인데 일을 담당하는 개체, 전투담당, 육아담당, 출산담당 등으로 전문화되있다. 인간은 국가를 이루어 왕과 관리를 두는데 이는 소모적인 듯해 보이지만 전체가 개체의 합보다 크다면 결국 사회의 중요한 요소가 됨을 알 수있다. 전쟁을 좋아하지 않아도 군대를 유지해야 전쟁을 피할 수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리한 군비투입은 효용보다 비용이 높아지는 경우가 있는데 주로 공산주의 국가의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한다.

송나라는 400년간 이어진 왕조였지만, 탐관오리가 많아지면서 주먹은 가깝고 정의는 먼 사회가 되었다. 그래서 비용보다 효용이 훨씬 적은 사회가 되었고 당연히 생산적인 분야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백성이 고생을 하게 된다. 첫 주인공은 노달인데 탐관오리와 결탁하여 부녀를 노예처럼 부리던 정육업자를 혼내주려다 과실치사를 하고 도피하게 된다. 그래서 지심이라는 법명을 가진 중이 된다. 10 조개는 탐관오리의 뇌물을 약탈하여 쫒기고 양산박에 합류하고 이미 합류해있던 임충은 그의 인물을 알아보고 새 두령으로 추대한다. 

송강은 급시우라는 이름으로 불리울 정도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적시에 도와주는 관리였다. 하지만 도와주는 사람을 잘못선정해서 오히려 협박을 당하고 이를 막기위해 살인을 저지르게 되었다. 하지만, 평소 사회에 적극적으로 공헌한 까닭에 주위에서 도와주어 탈출에 성공한다. 무송은 식인호랑이를 잡아 특채되지만, 물자호송을 위해 수도를 수개월간 다녀오게 되고 그동안 그의 형인 무대는 바람피우던 금련과 간부인 문경에 의해 독살되어 화장된다. 

문경은 약재상으로 돈을 모아 관리들에게 사용하여 금력과 권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염하는 사람을 매수했고 그는 시체를 보다가 거짓으로 살을 맞은 듯이 쓰러져 나머지 인부들이 마무리하게 하였다. 금병매에서와는 달리 그가 독살되었음을 증명하는 무대의 파랗게 변한 뼈를 화장터에서 빼돌리고 문경이 그를 매수하기 위해 제공한 은을 무송에게 제공했고 무송은 형님을 죽인 문경과 금련을 고발하지만 매수된 관리들은 기소하지 않았는데 그가 직접 증인을 모은후 금련의 자백을 받고 두 년놈을 죽인후 귀양을 가게된다. 40

수호지에는 종종 주막에서 몽혼약을 탄 술을 먹여 시체를 만두소로 사용하는 것이 나오는데 이는 송나라때는 물론 근대까지 지속된 듯하다. 사람이 동물을 먹을 권리가 있는 것이 아니고 단지 힘이 강해서 먹이로 하므로 약한 사람을 잡아먹는 것도 이해할 수도 있으나, 사냥이 아닌 주막이라는 사회의 믿음을 악용한다는 점에서는 지지받기 어렵다. 게다가 수호지의 가장 중요한 인물중의 하나인 송강은 물론 노달도 예외가 아니어서 잡아먹히기 전에 구원을 받곤 한다. 그들은 주인공을 구해주었지만, 결국 다른 사람들을 죽여 음식으로 팔았으니 인육을 사서 팔았던 근대보다 더 나빴던 송대의 사회를 나타낸다. 62

전체적으로 삼국지에 비할 바없는 소규모의 군벌싸움이고 마무리도 황제의 사면으로 끝나는 듯보이지만, 결국은 모두 흩어지고 반역죄 등으로 죽게된다. 생각해보면 참 다행이라는 느낌이다. 내가 살고 있는 때는 그런 절대권력과 그 권력에 기생하는 세력이 많지않고 내가 살고 있는 나라도 공산주의처럼 눈밖에 나면 죽게되는 곳이 아닌 완전 합리는 아니더라도 나름 민의가 존중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과거에 살았던 사람이나 지금도 전체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불쌍하다. 물론 송강을 비롯한 사람들은 둘의 교집합이니 더욱 그러하고.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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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 민초들의 작은 위로가 되는 백팔 호걸들의 이야기 5
불의를 참지 못하는 천하호걸 노달 11; 노달, 불가에 귀의하여 노지심으로 법명 받다 30
노지심과 임충의 만남 39; 생신 예물을 빼앗긴 양지 67
조개, 양산박의 새 두령이 되다 91; 존경받는 벼슬아치에서 살인자가 된 송강 133
호랑이를 때려잡은 무송 152; 무송의 형을 죽인 서문경과 반금련 176
형의 원수를 갚고 귀양길에 오르는 무송 205; 함정에 빠진 무송 228

양산박으로 떠나는 송강의 무리 269; 신행태보 대종과 흑선풍 이 299
반역죄로 몰린 송강을 구하는 양산박 두령들 321; 구천현녀를 만나 하늘의 뜻을 전해 듣는 송강 355
양산박 산채에 수많은 호걸이 들다 378; 양산박 두령 조개의 죽음 407
송강, 양산박의 새 두령이 되다 431; 양산박에 백팔 개의 별이 모이다 450
조정과 대적하는 양산박 464; 양산박에 황제의 대사령이 내리다 497; 하늘로 돌아가는 별들 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