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소개
“넋을 뺏긴 채 읽었다. 몸에 새겨 영원히 간직하고 싶었다.”―정희진 추천!
[미국공영라디오], [슬레이트], [벌처] 선정 올해의 책
노화, 병듦, 돌봄, 죽음 그리고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의 혼돈
인간 조건의 진실을 직면하는 칼 같은 글쓰기
"내 목표는 당신에게 도움이 되거나 정보를 제공하거나 위로를 건네거나 당신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지도 모르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개성적이고 독창적인 소설가, 작가들이 존경하는 작가 린 틸먼이 희귀 질병을 앓는 어머니를 11년간 돌본 경험을 사실적으로 이야기하는 자전적 에세이.
나이 듦과 병듦, 필수 노동으로서의 돌봄, 그리고 그 끝에 놓인 죽음이라는 인간 조건을 냉철하게 직면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언젠가 돌봄의 제공자이자 또 대상이 될 사람들에게 유용한 도움을 주고 위로를 건네고자 한다. 한편으로는 불편한 진실과도 마주한다.
📝 저자 소개
린 틸먼
소설가이자 문화비평가. 장편소설 『유령의 집』, 『멀미』, 『의심 속으로』, 『인생에 새 출발이란 없다』(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소설 부문 최종 후보), 『아메리칸 지니어스, 코미디』, 『남자들과 망령들』(2021년 영국 리퍼블릭 오브 컨셔스니스상 후보)을 썼다. 그 외 『벨벳 시절: 워홀의 팩토리 1965-67』, 『서점: 지넷 왓슨과 북스앤컴퍼니의 삶과 시대』, 『린 틸먼이라면 어떻게 할까?』(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비평 부문 최종 후보) 등의 책을 썼다. 뉴욕주립대학교 올버니 캠퍼스 영문학과 교수이자 상주 작가이다.
📖 책 속으로
그럼 당신은 도와달라고 소리를 지른다. 관심을 끈다. 통증으로 괴로워하는 사람을 보고 있노라면 체면의 모든 규칙이 깨진다.
--- p.79
노인 환자는 특히나 의학계에서 가망이 없는 짐짝으로 여겨진다.
--- p.104
나는 좋은 딸 역할을 연기했지만 거기에는 내 진심이 담겨 있지 않았고 대신 내 양심은 담겨 있었다.
--- p.130
어머니를 변기에 앉히고, 어머니의 표현을 빌리자면, 어머니의 밑을 닦았다. 어머니의 음부를 씻고, 어머니의 유방 밑살을 닦고, 어머니의 가슴을 만지는 것은 혈연 그리고 무언의 질서를 거스르는 행위였다.
--- p.142
어머니는 내게 죽고 싶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종종 내게 물었다. 왜 내가 아직 살아 있는 거지? 그럴 때마다, 어머니를 위로하는 대신 이런 식으로 말했다. 어머니의 때가 오면 그렇게 될 거예요. 어머니의 몸이 아직 준비가 안 되어서 그래요, 죄송해요.
--- p.168~169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나 적어도 연민을 느끼는 사람이 고통에 시달리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만큼 괴로운 것도 없다.
--- p.169
겉으로 드러나는 징후, 죽음이 가까워졌다는 징후는 발가락이 안으로 굽는다는 것이다. 마치 뭔가를 움켜쥐듯이.
--- p.184
사람이 죽을 때 목에서 내는 소리는 더 이상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아서 입안에 고인 침이 만드는 소리다. 죽어갈 때 삼킴 기능이 멈추기 때문이다.
--- p.185
어머니가 거동이 어려워지면서 장애인의 세계가 단순히 존재하는 것을 넘어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 p.226
🖋 출판사 서평
틸먼이 기록한 차갑고 냉혹한 사실들, 즉 분노, 짜증, 슬픔,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 모두가 결국 겪게 될 인간성의 붕괴는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매우 현실적으로 읽힐 수 있다.
―『슬레이트』
꾸밈이 없고, 서늘하면서도, 때로 웃긴 자전적 에세이.
―북리스트
사랑과 상실에 대한 틸먼의 솔직한 통찰은 매우 독창적이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나이 듦, 병듦, 돌봄, 죽음이라는 인간 조건을 냉철하게 직면
『어머니를 돌보다』는 개성적이고 독창적인 소설가, 작가들이 존경하는 작가 린 틸먼이 희귀 질병을 앓는 어머니를 11년간 돌본 경험을 사실적으로 이야기하는 자전적 에세이다. 나이 듦과 병듦, 필수 노동으로서의 돌봄, 그리고 그 끝에 놓인 죽음이라는 인간 조건을 냉철하게 직면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언젠가 돌봄의 제공자이자 또 대상이 될 사람들에게 유용한 도움을 주고 위로를 건네고자 한다. 한편으로는 불편한 진실과도 마주한다.
의료진을 맹종해서는 안 돼. 척박한 노인 의학의 현실을 지적
작가는 의사들의 진단과 처방이 정확하지도 객관적이지도 않았다고 하며, 의료진을 무조건적으로 맹종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한다. 환자 가족은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이끌어내기 위해 의료진과 부단하게 교섭하고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 해야만 하는 일을” 해야 한다. 그리고 다른 의료 분야에 비해 척박한 노인 의학의 현실을 지적하기도 한다. 누구보다 위태로울 수 있는 노인 환자가 의료 시스템에서 홀대받고 있는 현실은 고령사회의 아이러니다. 이는 죽음에 가까이 있는 노인을 우리 사회가 어떻게 대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병든 노인에 대한 무관심은 ‘죽음’을 대하는 현대인의 태도이기도 하다.
돌봄 과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의 혼돈을 야기해
린 틸먼은 “좋은 딸 역할을 연기했지만” 그건 “진심”이기보다는 “양심”에 따른 것이었고, 어머니 돌봄은 “가혹한 의무”였다고 말한다. 어머니를 돌봐야 한다는 ‘양심’과 자기 생활을 영위해야 한다는 ‘욕망’ 사이에서 린 틸먼은 괴로워하고 혼란스러워한다. 작가는 늙고 병든, 그것도 사랑하지 않는 부모를 돌보기가 감정의 극심한 낙차를 수반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부제의 키워드 중 하나인 ‘양가감정’은 어머니에 대한 애증의 감정을 의미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돌봄의 과정에서 겪게 되는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의 혼돈을 의미하는 것이다.
돌봄은 완벽할 수 없어. 중요하지만 푸대접받는 돌봄 노동
작가 린 틸먼은 병든 부모를 돌보는 일에 온전히 마음을 쏟는 것, “이 일을 완벽하게 제대로 해내기란 불가능하다”고 단언한다. 작가의 이 말은 지금 돌봄 행위를 하는 사람들에게 큰 위안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돌봄은 자신이 혹여 최선을 다하지 않는 건 아닌지 끊임없이 의심하면서 자책하게 만들고, 정서적으로 스스로를 황폐하고 지치게 하기 때문이다. 최근 ‘돌봄’의 중요성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데, 이 책은 돌봄이 불가피하지만 매우 힘든 일이라는 점을 상기하며 의무와 도리만이 아닌 필수 노동임을 부각시킨다. 돌봄 노동이 어떤 이들의 희생으로 이루어지며 우리 사회에서 중요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심지어 푸대접받고 있다고 말한다.
자기가 선택하지 않은 부모와 일생을 함께한다는 것. 부모를 이해한다는 것
“나는 여섯 살 때부터 어머니가 싫었다.” 어머니의 투병과 돌봄의 시간을 되돌아보는 이 책은 어머니와 딸의 관계를 다룬 이야기이기도 하다. 어머니에 대한 모순된 감정은 애증으로 보여지지만, 작가의 감정이 신경증적으로 느껴질 정도여서 기이하고 흥미를 끈다. 실상 한 인간은 완전하거나 일관되지 않고 다층적 면모를 지니기에 어머니에 대한 작가의 감정은 오히려 매우 현실적이고 사실적이다.
『어머니를 돌보다』는 작가주의적 정직함으로 ‘사실’에 육박함으로써 감상적인 모성 신화를 뛰어넘는다. 모성 신화에 부합하지 않는 어머니상이 병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린 틸먼의 모녀 서사는 자기가 선택하지 않은 부모와 일생을 함께한다는 것, 부모를 이해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질문한다. 작가는 겉으로 어머니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11년 동안 작가가 보여준 행동은 그와는 다른 감정을 말하고 있다. 부제의 키워드 중 하나는 ‘사랑’이다.
👩👩👧👦 추천평
넋을 뺏긴 채 읽었다. 모두 내 이야기 같았다. 나도, 내 어머니도 책에 있었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건 아니리라. 나이 듦, 돌봄, 사랑은 인간의 조건이지만, 이 사건들이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경우는 없다. 이 책은 그 이유가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다. 나는 책을 한 번 이상 읽는 일이 드문 독자다. 그러나 이 책만큼은 쿵쾅거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여러 번 읽었다. 몸에 새겨 영원히 간직하고 싶었다. 이 책을 읽은 모든 이들은 치유와 성장의 의미, 우리가 사는 사회의 작동 원리를 알게 되리라 믿는다.
- 정희진 (이화여대 초빙교수, 《정희진의 공부》 편집장)
틸먼은 가족의 절망과 좌절을 표현하고, 의료 체계의 어지러운 현실을 포착한다. 지금 이 시대에 시급히 필요한 책이다.
- 메건 오로크 (『보이지 않는 질병의 왕국』 저자, 『북포럼』)
이 책은 아픈 사람과 죽어감을 돌보는 일, 상실, 후회, 원한, 모순된 감정들을 다루고 있으며, 명료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진 산문으로 쓰였다.
- 그레그 보르도위츠 (『남성성의 몇 가지 스타일』 저자)
틸먼은 돌봄 과정에서의 추함과 치욕을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 아무리 불편하고 비참하더라도 해야 할 이야기를 한다.
- 이저벨라 트림볼리 (『새터데이 페이퍼』)
이야기의 중심에는 작가가 치열하게 싸워야 했던 어머니와의 관계가 놓여 있다. 화해할 수 없는 단절에 대한 작가의 솔직함은 전율을 불러일으킨다.
- 에마 앨펀 (『벌처』)
어렵고 까다로운 부모를 사랑하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에 대한 정직한 이야기.
- 일라이자 스미스 (『문학 허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