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증
1. 역학
소화성 궤양에 있어서의 지난 25년은 병인에 관한 많은 연구와 치료에 필요한 약제의 개발로 상당한 진전이 있었던 기간이며, 특히 헬리코박터의 발견과 프로톤 펌프 억제제의 개발은 치료의 개념을 바꾼 획기적인 변화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진전에도 불구하고 소화성 궤양의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률에는 약간의 감소만 있어 다소 실망스러운 편인데, 사망률의 감소가 크게 낮아지지 않는 이유로는 노령인구의 증가로 환자의 연령이 높아지고, 고령화로 인한 동반질환의 증가에 기인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소화성 궤양 환자에서 합병증은 20~25%에서 관찰되며,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 사망률은 매 합병증마다 8-10% 정도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률의 위험성은 젊은 연령에 비하여 75세 이상의 고령에서 10배 정도 높게 보고되고 있습니다.
특히, 고령에서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의 사용이 많아 치명적인 합병증의 빈도가 늘어나는데, 치명적인 합병증의 원인에 관한 보고를 보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의 사용이 60%로 가장 많았고,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사용으로 인한 궤양의 첫 증상이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나타난 경우도 50%에 달하고 있습니다. 합병증의 빈도는 출혈, 천공, 폐쇄 순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2. 출혈
1) 빈도 및 원인
출혈은 십이지장궤양 환자의 15-25% 정도에서 일어나며, 유지요법이나 헬리코박터 제균요법을 시행하지 않으면 40% 정도에서는 재출혈이 일어납니다. 출혈이 일어난 경우 사망률은 5-14%정도입니다.
소화성 궤양의 출혈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아스피린을 포함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항응고제, 부신피질호르몬 및 칼슘차단제, 음주, 흡연 등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60세 이상의 출혈성 소화성 궤양 환자의 80% 정도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의 사용 중에 일어난다고 보고되고 있을 정도로 출혈에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의 역할이 지대하다 하겠습니다.
2) 임상상 및 진단
출혈성 궤양의 임상상은 출혈의 양과 속도에 따라 다릅니다. 선홍색의 토혈은 대량의 출혈을 의미하고, 속도가 느린 출혈은 커피색의 구토 또는 흑색변(melena)으로 나타납니다.
혈색소의 감소나 대변 잠혈반응은 소량의 만성적인 출혈일 때 나타나는데, 기립성 저혈압을 포함한 생명징후의 변화와 빈맥은 대량의 출혈을 시사하는 소견입니다. 절대적인 혈색소 수치의 감소보다는 감소의 속도가 더 중요한데, 출혈성궤양을 진단하는데 제일 좋은 검사로는 상부위장관 내시경검사입니다.
이처럼 출혈이 발생한지 24시간 이내에 시행하는 상부위장관내시경 검사가 좋은 이유로는 첫째, 조기내시경을 시행받은 환자에서 생존율이 높고, 둘째, 출혈하고 있는 궤양이나 노출된 혈관을 보이는 궤양에 대한 내시경적 치료에 의해 사망률의 감소이며, 셋째, 내시경검사에 의하여 궤양의 재출혈 위험성을 판단하여 입원치료할 환자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시경 검사에서 보이는 궤양 저부의 소견에 따라 재출혈 또는 반복적인 출혈의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데, 저부가 깨끗하고 혈괴가 붙어 있으면 재출혈의 위험성이 낮으며, 노출된 혈관이 보이거나 활동성 출혈이 관찰되는 경우는 재출혈의 위험성이 50-90% 정도로 높게 보고되고 있습니다.
3) 치료
(1) 초기치료
노출된 혈관이 있거나 최근의 출혈한 적이 있는 경우, 재출혈은 3일 이내에 잘 일어날 수 있어 입원치료가 바람직합니다. 먼저 수액을 주입할 수 있는 혈관을 확보하고, 대량출혈의 경우 기도를 유지해 주어야 하며, 흡인성 폐렴을 예방해 주어야 합니다.
(2) 내시경적 치료
출혈성 궤양의 치료를 위한 내시경은 겸자공이 커서 흡인이 용이한 내시경을 사용하는 것이 좋은데, 그 이유는 출혈로 인하여 시야확보가 어려울 때 응괴를 흡인하는 것이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출혈량이 너무 많아서 시술이 어려운 경우는 내시경을 제거한 뒤 물로 위세척을 시행한 후에 내시경적 치료를 실시할 수 있습니다.
내시경적 치료의 대상은 활동성 출혈이 있는 궤양이나 노출된 혈관을 가진 궤양입니다. 출혈성 궤양의 15% 정도에서 부착되어 있는 응괴를 관찰할 수 있으며, 이런 궤양에서 재출혈의 가능성은 25% 정도입니다.
내시경적 치료를 위하여 혈괴를 물로 씻어 내는것이 좋은데, 그 이유는 혈괴가 떨어져 나가도 출혈의 위험은 비교적 적고 치료 지표물이 확실히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내시경적 치료 방법으로는 약물 국소주사요법, 혈관클립지혈술(hemoclipping), 가열탐침요법(heater probe therapy), 레이저지혈술 등이 단독 또는 병합요법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국소주입요법으로는 희석된 에피네프린, 알코올, 경화제 등이 이용되고 있으며, 각각의 성적은 모두 비슷합니다. 국소주입요법은 비교적 쉽고,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으나, 경화제를 사용하는 경우는 위동맥 색전 위험성이 있습니다.
출혈성 궤양의 내시경적 치료는 일반적으로 손쉬운 국소주입요법을 먼저 시행하고, 다음에 혈관클립지혈술, 가열탐침요법, 레이저지혈술을 시행합니다. 특히 활동성 출혈의 경우 먼저 국소주입요법으로 지혈을 시킨 뒤 출혈병소를 확인하고 다음 요법을 병합 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내시경적 치료에 의한 지혈률은 80-95% 정도이며, 20% 정도는 일차치료 시 실패하거나 3일 이내에 재출혈을 하게 됩니다. 재출혈의 위험인자로는 활동성 출혈, 출혈에 의한 쇼크로 수혈량이 많은 경우, 궤양의 크기가 2cm 이상인 경우, 노출혈관의 크기가 1mm 이상인 경우, 동반된 질환이 있는 경우 등이 주된 원인입니다.
내시경적 치료술에 의하여 지혈에 실패할 경우 다음 단계로 중재적 방사선요법인 경도자동맥색전술(transcatheter arterial embolization)을 고려해 볼 수 있는데, 이것마저 실패하면 수술을 시행합니다.
(3) 장기치료
소화성 궤양의 출혈 이후 장기 추적관찰시 재출혈은 1/3 정도에서 관찰되고, 이 중 첫해에 재출혈 될 가능성은 재출혈의 30% 정도입니다. 지속적인 H2수용체 길항제나 프로톤 펌프 억제제의 사용은 재출혈을 10% 이하로 줄일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으며, 헬리코박터 제균요법을 시행할 경우 더 효과적으로 재출혈을 막을 수 있습니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를 복용하고 있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를 지속적으로 투여해야 할 환자에서는 고농도의 H2수용체 길항제나 프로톤 펌프 억제제를 투여해 주어야 합니다.
3. 천공
1) 빈도 및 원인
소화성 궤양 환자에서 천공의 빈도는 매년 인구 10만 명당 7-10명 정도이며, H2수용체 길항제의 사용에도 불구하고 천공의 빈도는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천공의 빈도는 출혈보다는 덜하지만 폐쇄보다는 흔한데, 천공은 소화성 궤양으로 인한 수술의 제일 흔한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천공의 2/3는 십이지장 궤양에서 일어나며, 십이지장 궤양 환자에서 매년 0.8% 정도의 천공 위험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위 천공은 고령의 여성에서 많은데 헬리코박터 감염,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의 사용 및 흡연시 증가하고 심각한 질환이 동반된 경우에는 사망률이 증가합니다.
2) 임상상 및 진단
천공이 발생하면 급작스럽게 심한 복통이 오며 복막의 염증소견이 뒤따르게 됩니다. 복통은 위 상복부에서 시작하여 전체 복부로 퍼지게 되는데 체위 변경으로 통증이 악화됩니다. 천공은 이전에 궤양의 증상이나 소화불량증의 증세 없이 오기도 하기 때문에 임상적인 의심이 매우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신체검사소견은 천공의 기간과 위내용물이 복막에 오염된 정도에 따라 달라지며, 심한 복부 압통과 함께 복부 근육의 긴장 또는 반사압통을 보이게 됩니다. 압통은 위상복부에서 제일 심하게 나타나며, 장음은 감소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혈압이 저하되고, 발열이 나타나는 패혈증의 소견을 보이기도 합니다.
환자의 반수에서 백혈구 증다증이 관찰되며, 혈청 아밀라아제는 20% 환자에서 증가됩니다. 천공은 기립상태에서 흉부촬영을 해보면 자유공기음영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복부전산화단층촬영은 단순복부촬영보다 민감도가 더 높고(92% vs.74%), 천공 시 내시경검사는 금기증으로 되어 있습니다.
천공과 감별할 질환으로는 급성담낭염과 췌장염을 들 수 있습니다. 췌장염의 경우 흔히 통증이 등쪽으로 전파되지만, 천공에서는 이러한 증상이 드물고, 오심과 구토는 급성담낭염에서 제일 심하게 옵니다.
천공시에도 20% 정도에서 혈청 아밀라아제의 증가를 관찰할 수 있으며, 주로 진행이 되어 심한 복막 내 염증이 있을 때 올라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령의 환자나 정신과적인 질환이 있는 경우 천공을 간과할 수 있어 주의를 요하는데, 특히 이런 환자에서는 원인 미상의 저혈압만을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소화성 궤양의 출혈로 치료 중인 환자에서 발열, 백혈구 증가(>12,000/㎣)가 있고 혈액과 수액 보충 후에도 빈맥이 지속되면 천공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3) 치료
일반적으로 소화성 궤양의 천공에 대한 치료는 응급수술을 해주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최근 정맥 내 항생제의 투여와 H2수용체 길항제 사용으로 73% 환자에서 수술을 하지 않고도 보존적인 요법만으로도 치료할 수 있다고 보고하는데, 고령일수록 이런 치료에 대한 실패율이 높아지지만 수술을 한 환자군과 비교했을 때 사망률이나 유병률의 차이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70세 이상의 고령군에서 사망률은 8-34% 정도이며, 쇼크에 빠진 경우, 천공의 임상상이 지연되어 나타난 경우, 동반된 전신질환이 있는 경우 예후가 나쁘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4. 폐쇄
1) 빈도 및 원인
유문부나 십이지장에 위치한 소화성 궤양 환자의 2-8%에서 위출구 폐쇄가 일어나는데, 다른 합병증에서와 같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의 사용 환자에서 폐쇄의 빈도가 높습니다. 폐쇄는 급성궤양에 의한 부종, 경련, 근육층의 비후, 반흔이나 섬유화의 결과로 초래됩니다.
2) 임상상 및 진단
위출구 폐쇄가 일어나면 오심, 구토, 조기포만감, 체중감소가 일어납니다. 구토는 많은 양을 지속적으로 하게 되고 담즙이 섞이지 않으며, 식사 후 12-24시간 이내의 음식물이 나오게 됩니다. 구토를 하고 나면 통증은 완화되는 경향이 있고, 변비가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체검사에서 복부팽만은 20% 정도에서, 물 튀기는 소리는 25% 미만에서 보이며, 드물게 육안으로 보이는 연동운동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진단은 750mL의 물을 투여한 뒤 30분 후 200mL 이상의 생리식염수액이 위에 남아 있으면 출구 폐쇄의 진단이 가능합니다.
방사선 조영술에 의해서는 악성 폐쇄의 감별이 쉽지 않은데, 내시경 검사는 악성종양에 의한 출구폐쇄를 진단하고 배제하는데 제일 중요한 검사가 됩니다.
3) 치료
심한출구 폐쇄로 반복적인 구토를 하게 되면 탈수, 전해질이상을 초래하여 저칼륨증과 함께 대사성 알칼리 혈증을 일으킵니다. 이런 경우는 등장성 생리식염수와 칼륨의 보충을 해 주어야 합니다. 프로톤 펌프 억제제와 보존적인 치료법으로 나아지지 않으면 내시경적 확장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협착이 있는 부위의 내시경적 확장술은 수술요법을 대신하는 방법으로 풍선을 이용하여 25mm까지 확장해 줍니다. 증상의 호전은 75-100%에서 이루어지며, 확장술에 의한 천공은 7%에서 관찰됩니다.
확장술의 방법에 따라 성공률에 많은 차이를 보일 수 있으며, 증상의 재발은 3년에 45%에서, 45개월의 84%까지 많은 편입니다. 확장술 후에는 장기간 H2수용체 길항제나 프로톤 펌프 억제제를 사용해 주어야 하는데, 이러한 방법이 실패할 경우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