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urs vs Nuggets (2008.03.10)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여 ~" - 조지 칼 -
반드시 잡아야만 했던 덴버와의 홈경기를 잡았습니다! 덴버 너겟츠는 앞으로의 몇 게임 결과로 플레이옾 진출이 성사가 되느냐 실패하느냐의 기로에 서있는 필사적인 팀입니다. 노장인 아이버슨을 40분 이상씩 출전시키며 매 경기마다 총력을 다하고 있는 팀이지요. 부담스러운 상대입니다. 사실 현 너겟츠의 정신력과 집중력은 리그 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더우기 너겟츠는 정규시즌에서는 항상 스퍼스에 강세를 보여왔기에, 그리고 어제 피닉스전에서 많은 출장시간을 기록했던 덩컨이 사실상의 패인을 제공한 직후의 경기였기에, 오늘 경기를 맞이한 스퍼스 선수들의 압박감과 부담감은 두 배, 세 배로 더 크게 다가왔을 것입니다. 107 대 103. 스퍼스의 팬으로서 마음에 들지 않는 경기내용이었습니다. 파이널 스코어가 말해주듯, 그 악명높은 스퍼스의 질식수비가 통하지 않았던 경기였죠. 오히려 스퍼스 쪽에서 그동안 침묵하던 공격에서의 화력이 골고루 터져준 바람에 가까스로 챙긴 승리였습니다. 오늘의 심판 콜들은 수준 이하였습니다. 양 팀 모두에게 잘못된 콜들이 불려졌고, 솔직한 얘기로 스퍼스가 덕을 조금 더 많이 보았습니다. 지금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한 너겟츠 팬들로서는 복창터질 게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덴버 너겟츠의 경기력은 훌륭했습니다. 팀수비 면에서는 곳곳에 구멍이 보였지만, 공격에 있어서는 나무랄 데가 없는 실력을 보여줬습니다. 이 상태로만 나아간다면, 너겟츠가 플레이옾 막차를 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강력한 팀이 플레이옾도 못나간다면 이는 분명 리그에 심각한 구조적인 문제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되겠지요. 40분을 넘게 뛰며 매 경기마다 혼을 실어 플레이하는 아이버슨 (28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이 가엽게 보였던 경기였기도 합니다. 그렉 포포비치 감독 포포비치 감독은 이번 시즌 들어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와 스스로 포기하는 경기에 대한 구분을 확실히 하고 싶어하는 분처럼 보입니다. 이 차이는 주전선수들의 출장시간으로 뚜렷하게 구별됩니다. 빅 3가 40분 가까이 뛰는 경기가 포포비치 감독이 생각하는 반드시 잡고 싶어하는 경기들입니다. 3일 전 덴버 경기는 이기고 싶은 마음이 애초부터 없던 경기였고, 어제 피닉스 전은 반드시 잡고 싶어했던 경기였습니다. 오늘 경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파커와 덩컨이 40분을 뛰었습니다. 그리고 이겼습니다.
특히 제가 3일 전 덴버 전에서 전반에 앤써니를 잘 막았던 보웬을 후반에 아이버슨에게 붙여놓았던 것이 의도적인(?) 감독의 실수였다고 지적한 것을 기억하십니까? 오늘은 여지없이 보웬을 앤써니(18득점)에게 그림자처럼 붙여놓는 작전으로 일관했습니다. 그리고 이 수비는 성공했습니다. 매 경기마다 지노빌리를 선발과 식스맨으로 번갈아 기용하는 것은 전혀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이게 핀리가 공격에서 워낙 굴곡이 심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생겨난 용병술같은데, 누가 선발이고 누가 식스맨인지는 이제 확실히 결정을 해줘야 그 해당 선수들도 경기 리듬을 가져 가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팀 덩컨 보통 덩컨은 반드시 잡아야 했던 경기를 놓치거나, 자신의 실수로 경기를 내주거나 하면, 바로 그 다음 경기에서 폭발하는 경향이 있는지라.... 저는 오늘 덩컨이 득점과 리바운드에서 발군의 활약을 보일 것을 예상했었습니다. 역시나 결과는 23점, 18리바운드, 5어시스트, 3블락샷. 그리고 자유투에서도 90%의 (9-10) 적중률. 오늘 수비도 좋았습니다. 공격에서도 한층 안정된 모습을 보여 줬는데, 캠비-마틴-나하라 라인이 덩컨을 항상 효과적으로 잘 막는 인사이더 진임을 감안할 때, 오늘 덩컨의 경기력은 상당히 고무적이었습니다. 마누 지노빌리 오늘의 지노빌리는 경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정통 포인트가드의 모습이었습니다. 파커가 공을 하프라인 너머로 운반을 해놓으면 거기서부터 지노빌리가 공격을 풀어 나갔습니다. 1쿼터 시작하고 7분 만에 7개의 어시스트. 경악스러웠습니다. 13점, 3리바운드, 14어시스트, 2스틸. 14어시스트는 지노빌리의 커리어 하이입니다. 최근 들어 지노빌리는 상대팀이 어떠한 수비를 자기에게 걸어오든 상관없이 헤쳐 나가는 방법을 확실하게 터득한 것 같습니다. 자신의 득점을 막으려고 더블팀을 붙이는 팀을 상대로는 플레이메이커가 되고, 자신을 일대일로 막는 팀을 상대로는 돌파 위주의 게임을 펼쳐 나가며, 지역방어를 펼치는 팀을 상대로는 3점슛을 쏟아 넣습니다. 오늘의 지노빌리는 플레이메이커였습니다. 4쿼터 말미에 입은 허벅지 타박상이 앞으로의 경기력에 지장을 주지 않는 수준의 가벼운 부상이기를 바랍니다. 토니 파커 요즘 들어서 경기력이 꾸준하지 않아 팬들의 가슴을 쓸어담게 만드는 토니 파커. 스피드와 체력은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자신감이랄까, 부상재발에 대한 두려움이랄까, 뭔지 모르겠는데 부상 전의 파커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16점에 4어시스트로 썩 잘한 경기는 아니었지만, 아이버슨을 상대로 좋은 수비력을 펼쳤던 점을 생각해본다면 효율적인 농구를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오늘같은 박빙의 4쿼터에서 대담하고 침착하게 공격을 풀어나간 파커는 왜 그가 파이널 MVP였는 지를 여실히 보여줬고, 4쿼터 내내 아이버슨을 그림자 수비하며 단 한 개의 슛밖에 허용을 안한 찰거머리 수비력은 보는 저로 하여금 혀를 내두르게 했습니다. 종료 1분을 남기고 토마스가 터뜨린 오픈점퍼도 파커가 골밑까지 파고 들어가 만들어준 킥아웃 패스의 결과였습니다. 브루스 보웬 41분을 소화하며 카멜로 앤써니에 대한 철통같은 수비를 펼쳤습니다. 힘이나 사이즈에서 사실 상대도 안되는 보웬이지만, 3일 전 경기의 전반전에 이어, 오늘도 효과적으로 앤써니의 공격력을 잘 봉쇄했습니다. 보웬의 수비는 전반보다는 후반전에 더 빛을 발했습니다. 나중에는 앤써니의 짜증섞인 몸짓도 많이 나오도록 유발시켰죠. 공격에서도 착실히 넣어줘야 했던 오픈점퍼들을 잘 넣어 주었습니다. 38세이지만 아직도 NBA에서 제일 믿음직스러운 에이스스타퍼입니다. 컷 토마스 스퍼스에 온 이후, 리바운드 (2개)는 제일 적게 잡았지만, 이 경기야말로 토마스의 올시즌 베스트 게임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중요한 4쿼터 12분을 모두 소화하며 13점을 득점했고, 경기 종료 1분을 남기고 스퍼스가 2점을 앞선 상황에서 터뜨린 미드레인지 점퍼는 사실상의 결승골이 되었습니다. 토마스가 선발진에 완전히 고정이 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이 없습니다. 아마도 빨리 스퍼스의 시스템을 익히게 하기 위한 배려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지난 두어 경기에서 제가 본 바로는 토마스가 지노빌리와의 픽앤롤을 아주 빨리 익혀 나가고 있습니다. 좋은 징조입니다. 마이클 핀리 다시 식스맨으로 출장한 핀리가 오늘만큼은 제 때에 외곽슛을 잘 터뜨려 주었습니다. 아직도 향상의 여지가 많습니다. 시즌 내내 슛감이 왔다 갔다 하고 있는데 불안합니다. 베리가 합류해준다면 모를까, 지금 상태의 핀리가 이끄는 스퍼스 벤치는 플레이옾에서 우승을 할 만한 팀의 벤치가 될 수 없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핀리의 수비력입니다. 핀리의 맞상대는 J.R. 스미스였습니다. 핀리를 상대로 나보란 듯이 22득점에 6리바운드를 해줬죠. 플레이옾에서 덴버와 붙게 되면 과연 J.R. 스미스를 누가 막을지 우려가 됩니다. 맷 보너 오늘 2쿼터에 보여준 보너의 투핸드 돌파 덩크를 보셨나요? 오늘 15분을 뛰며 10점을 기록했는데, 오늘 제가 보너에 대해 좋게 본 점은, 그토록 오래 벤치에만 앉아있던 선수였는데도 너무나도 기운차게 뛰며 마치 오랫동안 팀의 핵심전력이기라도 했던 양, 활발한 경기력을 보여준 점입니다. 성격이 좋은 건지, 진정한 프로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오리가 어느 정도 부진의 늪으로 빠진 지금, 이러한 보너의 파이팅 넘치는 모습은 스퍼스 입장에서는 아주 좋은 현상입니다. 이메이 유도카의 경기력은 그저 그랬습니다. 특별히 수비를 잘한 것도 아니었고, 이제 고질병이 되어가는 오픈점퍼의 낮은 적중률도 여전히 좋지 못했습니다. 파브리시오 오베어토는 벤치에서도 꾸준히 자신의 몫을 잘해주고 있습니다. 요즈음은 포포비치 감독이 컷 토마스를 많이 중용하고 있기 때문에 오베어토가 벤치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아 졌지만, 플레이옾이 시작될 시점엔 다시 선발진으로 돌아올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데이먼 스타더마이어와 쟠 본은 벤치에서 나와 돌아가며 파커를 백업했습니다. 지노빌리와 핀리를 두고 확실한 결정이 나야 하듯이, 이 두 백업가드 중 누구를 확실한 파커 백업으로 놓을 것인지도 빠른 시일 내에 결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 상태로 보면, 두 선수 중 누구도 심리적인 면에서 안정성이 없어 보입니다. 두 선수 다 못했습니다. 반드시 잡아야만 했던 경기였고, 또 잡았습니다. 더 이상의 불만이나 불평은 있을 수 없습니다. 2~3일이나 갈 지 모르겠지만, 승률 서부 1위 자리도 탈환했습니다. 앞으로의 일정이 여전히 험악한데, 주전들이 너무 무리하지 않으면서 힘든 일정을 소화하려면 벤치 멤버들의 활약이 뒤따라 줘야 합니다. 지금 벤치에서 나와 확실하게 스퍼스의 세컨드 유닛을 이끌어 줄 선수가 마땅치 않아 보입니다. 지노빌리가 벤치로 돌아 가려면, 파커와 핀리가 더 꾸준한 기량을 보여야만 합니다. 이제 이틀 후에 있을 뉴올리언즈 원정경기에서는 챔피언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바랍니다.
|
첫댓글 키드모드 지노빌리! 토마스랑 유도카 오리형 다들 힘내세요!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지면 연패의 아픔이 커질뻔했는데 다행히도 덴버를 잡고 연패를 끊네요. 얼마전 덴버에게 졌던 것도 복수했고요. 보지 못한게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마누는 올시즌 물만난 물고기입니다. 이젠 스퍼스의 더맨 같아여. 파이날 엠비피 ㄱㄱ
글세요.. 토마스와 던컨 라인일 때 인사이드 높이의 우위가 너무 좋기 때문에 쉽게 빼기는 어려울 겁니다. 픽 자체는 컷토나 오베르토나 차이는 없습니다만 마무리 능력과 픽 이후의 공격 전술의 선택 여부가 토마스가 훨씬 많죠..그리고 스몰라인업에서는 오히려 던컨보다도 오베르토가 더 좋았고.. 개인적으로 토마스와 던컨의 백업으로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게 전술적 활용 면에서도 편하구요..
오늘 경기에서처럼, 4쿼터 중요한 순간에는 선발 여부와 상관없이 토마스가 센터를 볼 것 같네요. 누가 스타팅 센터가 될 것인지의 변수는 지노빌리라고 생각합니다. 지노빌리가 플레이옵에서도 계속 선발진에 있을거라면 오베어토가 선발로 올라오고, 토마스가 덩컨과 오베어토를 백업할 것 같습니다. 만약 지노빌리가 벤치로 돌아간다면, 지노와 픽앤롤을 잘하는 오베어토가 지노와 함께 벤치에서 나올 가능성이 더 큽니다. 그리고,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지노빌리의 선발여부는 파커와 핀리가 얼마나 꾸준한 공격력을 보이느냐에 따라 결정되겠죠.
역시 샌안의 경기 후에는 닥터제이 님의 리갭을 읽어야 합니다. ^^;; 피자 먹은 뒤에 콜라 한잔 이라고 할까요? 흡연가들에게는 짜장면 한그릇 후에 담배 한가치 (전 비흡연자지만 친구들이 너무 원하던게 기억이 나서)의 개운함을 주시네요. 저도 이렇게 쓰고 싶지만. 사진 부터 올릴 수가 없으니..ㅠ
저는 콜라회사 또는 담배회사 사장이군요.^^ / 그런데 왜 사진을 못 올립니까?
아. 컴맹이라서 시도조차 해보지 않았습니다..ㅠ 물어보니 쉽더군요.. 역시 직접 해봐야 한다는..
스케쥴이 빡빡한것은 이해 하지만 절대로 2위 밑으로는 내려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자 ~ 자~ 다시 화이팅 합시다 스퍼스~~~~ ^ ^
동시에 피닉스/댈러스가 7위 밑으로 내려오지 말았으면...
제 마음을 훤히 읽고계시군요~ㅋㅋㅋ 다 같은 마음인가?? ^ ^
스퍼스때문에 사랑하는 선수들을 내보낸 피닉스와 댈러스입니다. 오히려 그 여파로 성적이 안좋아지고 있지요. 아마도 이 두 팀은 1라운드에서 스퍼스를 잡고 싶어할 지도 모릅니다. 스퍼스는 포스트시즌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강해지는 팀이기때문에, 이를 잘 아는 두 팀이 초반에 승부를 걸고 싶어할 겁니다. 현재 남은 스케쥴이나 돌아가는 상황을 보더라도, 스퍼스의 1라운드 상대는 덴버나 골스보다 댈러스나 피닉스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왜? 두려우십니까? ^^
ㅋㅋ 두렵다뇨~~ 우리가 챔피온인데!!! 도전자들이 두려워 해야지~~~ ^ ^ 두려운건 아닌데..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니까, 껄끄러운건 어쩔수 없나봐요~ㅎㅎ ^ ^;; 하지만.. 언제나 제가 생각하는 가장 껄끄러운 상대는 LA... - -;; 코비, 가솔 그런거 말고 그냥 LA는 껄끄러워요~ ㅋ 아직 BEAT LA 시절의 기억이 생생해서 그런가??
사실 전 두려워요... 마음 좀 편하게 덜 빡센 팀으로 올라갔으면...
ㅋㅋ올시즌에 덜빡센팀이 있을까요? 갠적으론 휴스턴이나 유타랑 1라운드만났음하는데..;;가능성이 젤 낮아보이네요.ㅋㅋ
전 여전히 댈러스가 무섭습니다. 해리즈가 없어졌지만. 제이슨 키드가 그만큼 마누 지오빌리를 막아주더군요. 그의 패싱 게임은 좀 무섭습니다.
던컨의 기량이 가장 걱정이 되는군요. 올해 많은 경기를 눈으로 직접 본게 아니라, 확답하긴 어렵지만, 제가 봤던 몇 몇의 경기에서는 작년 파이널에서 보여줬던 꾸준함이나 믿음직함이 많이 떨어진 걸로 보입니다. 물론 지노빌리가 정말 잘해주고 있지만, 역시 플레이오프로 올라가면 갈수록 던컨의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잘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