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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티즈 극적인 끝내기포, 보스턴 기사회생
보스턴 레드삭스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7전4선승제)에서 3연패 뒤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힘겹게 첫승을 신고했다. 보스턴 18일(이하 한국시간) 펜웨이파크에서 펼쳐진 뉴욕 양키스와의 아메라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에서 12회말 터진 데이비드 오티즈의 끝내기 투런 홈런을 앞세워 6-4로 승리했다.
양 팀은 라이벌전답게 올 시즌 최고의 명승부를 연출했다. 역전에 역전을 거듭했고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접전이 펼쳐졌다. 선취점은 양키스가 뽑았다. 양키스는 3회초 공격에서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그린몬스터를 훌쩍 넘어 장외로 날아가는 투런 아치를 그려내며 2-0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벼랑 끝에 몰린 보스턴의 반격도 만만치 않게 펼쳐졌다. 4회까지 무득점에 그치던 보스턴은 5회말 공격에서 올랜도 카브레라의 1타점 적시타와 2사 만루 상황에서 터진 오티즈의 2타점 중전 적시타로 3-2로 전세를 뒤집었다. 하지만 보스턴의 리드도 오래가지는 못했다. 6회초 양키스는 버니 윌리엄스와 토니 클락이 각각 1타점 내야안타를 뿜어내며 4-3으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꺼져가던 보스턴의 불씨는 9회말 다시 살아났다. 그것도 양키스의 철벽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를 상대로 극적인 동점을 이뤄냈다. 보스턴은 선두타자 케빈 밀라의 볼넷에 이은 대주자 데이브 로버츠의 도루로 2루를 만든 뒤 빌 밀러의 적시타로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갔다.
팽팽하던 5시간 2분 동안의 연장 대혈투는 오티즈의 끝내기 홈런으로 마무리됐다. 오티즈는 4-4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던 연장 12회말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서 상대 투수 폴 퀀티릴의 4구째를 통타 우측 담장을 시원하게 넘어가는 끝내기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오티즈의 홈런이 터진 시간은 보스턴 시간으로 새벽 1시 22분.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승리를 염원했던 보스턴 팬들은 월드챔피언에 오르기라도 한 듯 펄쩍펄쩍 뛰며 짜릿한 승리를 만끽했다. 보스턴은 이 홈런 한방으로 탈락 위기에서 극적으로 기사회생하며 시리즈를 5차전으로 몰고 가는데 성공했다.
연장 11회 등판해 1.1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은 커티스 레스카닉이 승리를 챙겼다. 반면 연장 12회말 등판해 오티즈에게 끝내기 홈런을 허용한 퀀트릴이 패전의 멍에를 썼고 9회 동점을 허용하며 승리를 날려버린 리베라는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보스턴과 양키스의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은 같은 장소에서 19일 펼쳐지고 양키스는 1차전 선발이었던 마이크 무시나를 보스턴은 2차전 선발이었던 페드로 마르티네스를 각각 선발로 내세운다.
◇ 벨트란 결승 홈런, 승부 원점
휴스턴의 끈질김이 승부를 2승2패 원점으로 돌려놨다.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미뉴트메이드파크에서 펼쳐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에서 6-5의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휴스턴은 선발 로이 오스왈트가 1회 알버트 푸홀스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하는 등 3실점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1회말 제프 배그웰의 적시타로 3-1, 2점차로 따라붙었다. 휴스턴은 3회초에도 1실점하며 4-1로 점수차가 벌어졌지만 이어진 3회말 공격에서 랜시 버크만이 2타점 중월 2루타를 뿜어내며 4-3까지 추격했다. 5-3으로 뒤진 6회말에도 버크만의 솔로 홈런과 포수 라울 차베스의 적시타로 5-5 동점을 이루는데 성공했다.
끈질긴 추격전을 펼친 휴스턴은 7회말 드디어 경기를 역전시키는데 성공했다. 역전의 주인공은 이번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는 카를로스 벨트란이었다. 벨트란은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훌리안 타바레스의 5구째를 통타 우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솔로포를 뿜어냈다. 벨트란은 이 홈런으로 포스트시즌 5경기 연속 홈런의 신기록을 세웠다. 또한 포스트시즌에서 8개째의 홈런포를 기록하며 2002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배리 본즈가 기록했던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벨트란은 또 포스트시즌 9경기에서 0.486의 타율에 18개의 안타 중 11개를 2루타 이상의 장타로 장식하며 눈부신 방망이쇼를 이어갔다.
휴스턴의 불펜진은 한 점차 승리를 잘 지켜냈고 결국 승부는 6-5로 휴스턴 승리로 끝났다. 휴스턴은 이날 승리로 최근 22번의 홈경기에서 21번을 승리하며 '안방 불패'의 신화를 이어갔다. 7회초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댄 휠러가 승리를 챙겼다. 또 8회 등판해 2이닝은 삼진 2개를 솎아내며 무실점으로 막은 브래드 리지가 시리즈 3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반면 벨트란에게 결승 홈런을 허용한 타바레스가 패전의 멍에를 썼다.
휴스턴과 세인트루이스의 5차전은 같은 장소에서 19일 벌어지고 휴스턴의 브랜던 배키와 세인트루이스의 우디 윌리암스가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스포츠서울닷컴ㅣ박현기자 forever9@
[CS 생생화보]
'끝내기 한방' 5시간 2분 동안의 연장 대혈투가 끝나는 순간. 보스턴의 4번타자 오티즈가 양키스의 퀀트릴로부터 연장 12회말 끝내기 투런포를 쏘아 올리고 있다. 오티즈의 매서운 눈빛과 날카로운 스윙이 인상적이다.
'내가 끝냈어' 홈런포를 뿜어낸 오티즈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돌고있다. 오티즈는 끝내기 홈런을 포함해 5타수 2안타 4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4번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귀염둥이 오티즈' 끝내기 홈런을 터뜨린 오티즈가 홈으로 뛰어들자 동료들이 기다렸다는 듯 화끈한 신고식(?)을 해주고 있다. 보스턴은 이날 극적인 승리로 시리즈 탈락 위기에서 벗어나며 승부를 5차전까지 몰고갔다.
'당신은 영웅입니다' 휴스턴과 세인트루이스의 경기. 5-5 동점 상황에서 7회말 승부를 결정짓는 솔로 홈런을 터뜨린 벨트란이 벤치로 들어오자 동료들과 관중들이 기립박수로 화답하고 있다. 벨트란은 이날 홈런으로 포스트시즌 5경기 연속 홈런 신기록은 물론 8개째의 아치를 그려내며 단일 포스트시즌 홈런 타이 기록을 세웠다. 벨트란의 화끈한 방망이가 정규시즌 최다승을 기록했던 거함 세인트루이스를 침몰시키고 있다.
'아싸 또 이겼다!' 휴스턴의 마무리 브래드 리지가 9회초 세인트루이스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뒤 두먹을 불끈 쥐며 환호하고 있다. 휴스턴은 이날 승리로 홈 2연승을 기록하며 시리즈는 2승2패 타이로 만들었다. 또한 최근 22경기의 홈경기에서 21번을 승리로 장식하며 홈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이어갔다.
사진ㅣ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