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씨 따라 만화방에 들어갔다가 주인 아저씨에게 추천 받은 만화책입니다. 만화를 볼때 나름 규칙이 있는데 그림이 이뻐야 합니다. 추상적이거나 꾸불꾸불 하게 그린 만화는 그리 선호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만화라고 해도 내용이 알차고 그림이 빼곡해야 보는 맛이 있습니다. "피아노의 숲"은 그런 면에서 거의 완벽하다고 할 만큼 흥미진진하고 그림도 예쁘며. 나름 피아노에 대한 지식이나 상식도 있어야합니다.
주인 아저씨가 책은 너무 재미 있지만 작가가 게을러서인지 일년에 한권이나 나올까 말까 해서 완결편을 언제 볼수 있을지 까마득하다고 합니다. 주저없이 이미 나와 있던 다섯권을 빌려다 깊은 감동으로 본 기억이 있습니다. 그것이 벌써 오년전 이야기 입니다.
며칠 전 아들씨가 급하게 전화가 왔습니다. 이미 늦은 시간이라 잠이 슬몃슬몃 들어가는 중인데 만화책을 반납해달라는 겁니다. 아니면 연체료를 물어야 한다는데 바깥을 보니 비가 억수같이 내리고 있습니다. 까짓 연체료를 물고 말지 이 비가 내리는데 엄마를 심부름을 보내다니.. 이런 괘씸한 마음은 하나도 안 들고, 알았어~ 엄마가 얼른 갖다줄게.걱정하지말고 천천히 들어와. 내가 생각해도 너무 마음 좋은 엄마 입니다.^^
빗 길에 만화책을 한 아름 들고 큰 우산을 쓰고 간당간당 오로지 연체료 안 물겠다는 알뜰함으로 빗 속을 뚫고 달려가 반납을 하다보니 저 구석에서 후광이 비치는 책이 있어 보니 바로 "피아노의 숲"인 겁니다.
주인공 카이는 숲 가장자리에서 태어났습니다 그 곳은 일반인들이 가길 꺼리는 사창가구요. 친구가 없는 카이는 늘 숲에서 맨 발로 뛰어 놀다가 어느 날 버려진 피아노를 발견합니다. 건반에 키가 손이 닿지않아 까치 발을 들고 눌러보지만 물 먹은 피아노는 소리가 나질 않습니다. 매일 매일 숲에 들러 피아노를 두두리다 드디어 피아노 소리를 듣게 되면서 차츰 힘있고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카이 만의 피아노를 치게 됩니다. 숲속에서 만날수있는 카이의 모습입니다.
카이가 세상으로 나오면서 여러사람들을 만나고, 모두들 카이 피아노 소리에 열광하지만 천재의 일상이 그리 평탄하지만은 않아야 이야기를 끌어 나갈수 있겠지요. 다행히 좋은 스승을 만나서 숲 가장자리로 나올수도 있고 이제 세겨로 발 걸음을 띠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본 것이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피아노 경연대회에서 쇼팽을 연주하는 것이었습니다. 싸이로 들어가면 직접 연주곡을 들을수도 있다는데 그렇게까지는 못 했습니다.
카이가 얼마나 이쁜 얼굴인지 여장해도 아무도 알아보지 못했답니다.
역시나 오년이나 지났어도 아직도 완결편은 나와있지 않았습니다. 그대신 일본에서는 이 만화가 애니매이션으로 제작되어 7월부터 상영되었답니다.
그러고 보니 만화에 대한 식견이 나름대로 있나 봅니다. "풀 하우스" 아무리 이쁜 송혜교가 연기해도 원수연씨가 그린 만화 만큼 이쁘지도 않고 재밌지도 않았습니다. 풀 하우스를 머리 가득 쌓아 놓고 읽던 여름 밤이 생각 납니다. 정말 재미있어서 두번 단숨에 독파한 기억이 생생 합니다.
박소희씨가 그린 "궁"도 상당히 이색적이었습니다. 이 책은 그 당시 한권씩 나오던 중이어서 주욱 연결해서 읽지는 못했지만 신간이 나올때마다 신경써서 읽어주던 만화책이었습니다.
다행인것은 "피아노의 숲'이 배우들이 연기하는 드라마가 아니라 만화로 그려지는 애니매이션으로 거듭 태어 났다니 정말로 보고 싶어 집니다. 아마 그 안에서는 카이가 연주하는 피아노를 들을수있겠지요. 빨리 보고싶은 마음, 굴뚝 같답니다. |
출처: 작은 수니 원문보기 글쓴이: 명자나무
첫댓글 글을 읽다보니..저도 만화책을 참 좋아 했던 생각이 납니다..개인적으로 좋아한 만화가는 황미리입니다..그림도 이쁘고..내용의 수준도..그냥 저하고 맞습니다..^^;; 명자나무님 덕분에..오랫만에 어린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ㅎㅎㅎ 황미리 준 알고 잔뜩 빌렸는데 그림이 이상한거예요. 작가를 다시 봤더니 황미라 였다는..ㅠ.ㅠ
그런거 보면 나는 완전히 구닥다리 인가 봅니다. 만화책 본 지가 솔직히 기억조차 없으니 원~ㅎㅎㅎ
예전엔 만화가게 드나들면 평들이 좋지 않았기에 별루 착하지도 않음서 볼려구도 하지 않았지요. 기억력 대단하십니다. 5년전 줄거리가 술술 나오는걸 보면요.
나도 만화책 본지가 언제인지 몰라요. 하도 오래되여서,,,,,
오랜만에 명자나무님이 들려주는 만화 이야기 읽으며 어린시절로 돌아가 봤답니다,만화를 좋아하는 오빠 덕분에 여러가지 만화를 접할수 있었는데 순정만화가 좋았지만 읽을게 귀하던 그 시절 오빠가 빌려다 준 만화를 뭐든지 읽다보니,축구룰도 야구룰도 복싱룰까지 만화를 보며 익혔었지요....캔디에 심취했던 젊은시절 기억도 새록새록

^^//감사
^^
아,,,,,,,,,,,,그리운 캔디
테리우스~~아니구요? ㅎㅎㅎㅎ
시간이 ~~마니마니~ㅎㅎ그 옛날 만화책방 아저씨~~늙은 총각 이였는데~~그 아저씨 언제나 싱글벙글 ~그보습 그립습니다.....이글을 읽다보니 그날이 새록새록 스치고 가네요,,,저도 만화책하구는 거리가~~좀 멀지용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