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43% 사고 숨기고 사비 처리, 보험 계약 해지로 이어져
보험료 인상 피하려다 더 큰 부담, 사고 미신고는 법 위반
캐나다에서 자동차 접촉사고를 겪은 뒤 보험사에 알리지 않고 개인 돈으로 수리비를 내는 행위가 법적 의무 위반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당장 눈앞의 보험료 인상을 피하려다 나중에 보험 계약이 무효로 돌아가거나 거액의 배상 책임을 홀로 짊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자동차 보험료가 오르면서 경미한 사고를 보험사에 신고하지 않고 직접 수리비를 부담하는 운전자가 늘고 있다. 하지만 법률·보험 업계에서는 눈앞의 비용을 아끼려다 결국 더 큰 부담을 지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최근 5년 사이 사고를 경험한 응답자 43%가 보험사에 청구하지 않고 자비로 수리했다. 이들 가운데 57%는 보험료가 오를까 봐 사고를 숨겼다.
보험업계는 사고를 신고하지 않는 행위를 명백한 법 위반으로 규정한다. 보험사는 운전자의 사고 기록을 바탕으로 위험도를 계산하고 보험료를 매긴다. 사고 사실을 감추면 정확한 위험 측정이 불가능해지고 전체 보험료 산정 체계까지 흔들린다. 캐나다 보험국 관계자는 많은 운전자가 사고 신고를 단순한 선택 사항으로 여기지만 사실은 법적 의무라고 강조했다. 자동차 보험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지 않는 습관이 문제를 키운다는 분석이다.
캐나다 자동차 보험료는 지난 10년 사이 36%나 올랐다. 팬데믹 기간에 잠시 내려갔으나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앨버타주 같은 곳은 보험사들이 100달러를 벌어 118달러를 지급할 만큼 손실이 큰 상황이다. 보험사는 운전자가 스스로 제출하는 사고 자료를 신뢰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을 운영한다.
주마다 신고 기한은 조금씩 다르다. 온타리오주는 사고 후 7일 안에 알려야 하고 앨버타주는 가능한 한 빨리 신고하도록 정하고 있다. 퀸스대학교 법학팀은 사고 은폐가 단순한 계약 위반을 넘어 중대한 허위 진술로 본다고 설명했다. 특히 보험을 갱신할 때 사고 기록을 빼놓으면 사기 행위로 간주할 수 있다.
사고를 숨겼을 때 무서운 점은 보험 혜택이 사라진다는 사실이다. 단순한 접촉사고인 줄 알았는데 몇 달 뒤 상대방이 몸이 아프다며 소송을 거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때 사고를 미리 신고하지 않았다면 보험사는 보상 의무를 거부한다. 결국 개인이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소송 비용과 배상금을 모두 감당해야 한다.
보험 업계는 작은 사고라도 보험사에 먼저 알리고 기록을 남기는 것이 안전하다고 본다. 첫 사고에 한해 보험료 인상을 면제해 주는 충돌 면책 상품도 적지 않다. 사고를 숨기다 적발되면 나중에 보험 가입이 거절될 가능성도 있다.
[체크포인트 · 이것만은 꼭]
사고 현장에서 상대방과 "보험 처리 없이 현금으로 합의한다"는 각서를 썼더라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 캐나다 법원에서 이런 사적 합의서는 보험사에 대한 신고 의무를 면제해주지 않는다. 오히려 신고를 누락한 근거가 되어 보험사가 계약을 해지할 명분만 제공할 뿐이다.
특히 상대방이 나중에 말을 바꿔 목이나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거액의 인신 사고 소송을 제기할 때, 신고 기록이 없는 운전자는 보험사의 법률적 방어를 전혀 받을 수 없다. 소송 가액이 개인이 감당할 수준을 넘어서는 순간 평생 모은 재산이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 사고 직후에는 반드시 보험사에 연락해 사실관계를 접수하고, 실제 보험금을 신청할지는 수리 견적을 확인한 뒤 결정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