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짜 : 25. 9. 3~4
▣ 간곳 : 칼바위 ~ 천왕봉 ~ 천왕봉굴
▣ 동행 : 뽀때님
솔직히 혼자서는 겁이나서 못 가겠다
쫑이를 데리고 갈까 하다가 퇴근 후 텅빈 집에 들어선 남희 생각 만으로 몸서리 쳐진다
통밥을 굴려 보다가 가을부터 시간 된다고 연락하시라던 뽀때성님이 생각난다
바로 같이 가자신다
돼지 두루치기 가져 오신다기로 그냥 빵이나 가져가 먹고 오자다가 오지기 깨졌다
다음부터는 뭐 가지고 가자는지 가만 듣고만 있다가 빠진거만 챙겨야지
칼바위 사진 오랫만이기로~^
예전에 지리99 <3대 이빨>이 심마니님과 같이 세사람이라데
아따마 내가 생각해도 둘이서 말 많이하더만
신기한건 행님한테서 처음 듣는 이야기도 가끔 있다는 사실이었어
뽀때성은 이 물을 바로 퍼먹어 버리데
보통 저 물에는 바가지만 씻고 수도꼭지 틀어서 먹지 않나?
면역 강화를 위해 평상시 습관적으로 그리 하신다네^^
벤치에 앉아 저 숲속에 관한 제법 은밀한 이야기를 오랫동안 나누었음
뒷날 하산할 때 겸사겸사 들어가 보았는데.......,
온통 가스로 꽉 찬 천왕봉
다음날 아침 나는 침낭보 속에서 아직 미적거리고 있는데 뽀때성 혼자 중얼거리데
'아따 곰탕이구만~'
그 말 듣고 사람들이 진짜로 곰탕이라는 말을 쓰는구나 싶데
작년 가이드 때 서울 여성이 그리 말하기로 그쪽 사람만 그런 말 쓰는가 싶었디만~^
객꾼을 앞세우면 안됨
거의 한번만에 목적지를 찾아내는 경우는 거의 없거덩
밑에서도 올라와 보고 위에서도 내려와 보고 옆에서도 걸어와 봤는데 무신 길이 이리도 헷갈릴꼬?
내랑 같이 가니 뽀때성 오륙스도 오작동을 하더만
미역줄나무 가지를 삼천개쯤 뿌질르고서야 겨우 낯익은 절벽을 만났다
저쪽으로 아주 쉬운 길이 있더만 이 길로 몇번째 인겨?
아~
이거 말해도 되나
또 깨지는 거 아닌지 몰라
나는 뽀때성이 저렇게 빛나리 인지 이전에는 미처 몰랐다
건데 혹시 자기 자신도 모르는 거 아닐까?
두 사람 다 우리의 기억보다 굴이 좁다한다
내 기억에는 서너 사람도 능히 잘 수 있겠다 싶었고, 보때성은 안에 텐트를 치고도 남은 공간이 있는 것으로 안다
답은 간단했다
'행님~, 여기 무너졌잖수?'
그래서 임시로 대충 쌓으니 제법 두 사람 잘만한 공간은 나온다
잠자리를 만들고 안주를 만든다
술과 콜라잔이 비워진다
이제 기대하던 비만 오면 구색은 대충 맞아 떨어진다
뽀때성이 몇번이고 자화자찬하던 사진이다^^
딱 이 장면 때 잠시 걷히더니 온통 곰탕 속이다가, 그리고 한번씩 때론 약하게 때론 쎄게 비를 뿌려준다
그래서 한가한 한 때가 되었다
밤 늦도록 음악 들으랴 책 읽으랴 뒤척거리다 보니 아침이다
뽀때성은 예전 총각 때 음악다방 DJ를 한 경험이 있다고 그러시길레 이빨인 줄 알았다
음악에, 특히나 팝송에 제법 조예가 많으시더라
맨밥으로 아침을 떼우고,
단체 사진을 남기고 철수하다
시간이 널널해 알탕소에서 한참이나 놀았다
이건 어떤 온천도 부럽지 않다
뽀때성 어록을 빌리자면,
<건강하게 살면서 오래토록 산에 다닐려면 자기 몸 체크에 게을러서는 안된다> 한다
우리 작은 딸도 항상 그런다
<병원 자주 다니는 사람이 오래 산다>
그래서 감기라도 한번 걸리면 닝겔 맞는 장면을 인증샷으로 찍어서 캐나다까지 보내야 한다
그게 귀찮아 나는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다^^
술 없이 송어회만 먹는 것은 처음이라 한다
저는 이제 질이 나서 제법 익숙하고 맛도 느끼오이다
다음에는 제가 송어회 사 드리겠습니다
(송어회 포장해서 산에 가져가면?)
첫댓글 우찌 그렇게도 길이
기억이
안나실까요?
굳이 기억 안해도 발이 몸이 길을
기억하니 그럴까요? ㅎㅎㅎㅎㅎ
그 길은 풀이 너무 많이나서~^^
아마도,
길을 외우려 신경을 덜 쓰서 그렇지 싶습니다
외국 산길은 머리에 지도로 들어 있는거 보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