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이 소설요.. ㅠ_-
한경일의 슬픈 초대장을 모태로 만든 것이거든요?
그런데 이상하네요ㅠ_-
한경일 씨 팬 분들, 죄송합니다.. 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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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백호.
사실 '백호'는 이름이 아니라 예명이긴 하지만 사람들은 나를 백호라고 부른다.
내가 사랑했던 사람이 있다.
여전히 좋아하긴 하지만, 결국 짝사랑으로 끝난 나의 사랑이 있다.
그녀의 이름은 현승희.
승희는 내가 알고 있는 여자 중 최고로 예뻤다. 아니, 예쁘다.
선천적으로 좀 화가 난 듯한 인상에, 깔끔하고 좀 날카로운,
그래서 더 도도해 보이는, 얼굴 윤곽이 가느다란 여자다.
그녀는 3년 전 내게 한 미청년을 데리고 와서 대뜸 하는 말이,
"백호, 이 사람은 내 애인 이 현암씨야~
현암군, 이 쪽은 내 소꿉 친구 백호."
현암이라는 그 미청년은 사람 좋게 웃으며 악수를 한다.
"현암군, 백호는 상당히 유능한 검사야. 후훗."
"오, 그래? 하하핫. 와, 이거 제가 거물을 만나는 군요?"
승희의 머리를 자연스레 쓰다듬는 현암의 표정과
그를 향해 밝게 웃는 승희의 표정은 상당히 행복해 보였고,
또 둘의 표정은 상당히 닮아 있었다.
"저기... 미안한데, 승희야? 나 조금 있으면 재판해야 하거든?"
사실 재판 같은 건 없었다.
어서 이 자리를 더나고 싶을 뿐이었다.
"아, 그래? 잘 다녀와~ 바쁜 사람 불러내서 미안해."
승희는 여전히 미소를 띈 채 나에게 말했다.
"아니야. 저, 그럼 이현암씨? 다음에 뵙겠습니다."
"예, 수고하십시오."
"그럼."
나의 등 뒤에서 현암과 승희의 웃음 소리가 들렸다.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승희가 미웠고, 현암에게 너무 질투가 났다.
그리고....
한동안 연락을 끊었었다.
갑자기 내가 왜 이런 과거가 떠오르는 지 나도 잘 모르겠다.
당지 오늘 새벽에 꾸었던 꿈에 승희가 나왔고 하루종일 뭔가가 찝찝했던 것 외에는..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서 나는 습관적으로 우리집 호수가 적혀 있는 우체통을 보았다.
역시 오늘도 아무 것도 없구나 싶었는 데.....
순백색의 카드가 놓여 있었다.
갑자기 가슴이 쿵쾅쿵쾅 거렸다.
하지만 난 극도의 침착함을 발휘해 현관문을 따고 들어와 그 카드의 봉투를 열어 보았다.
직접 꾸민듯한 그 카드의 앞면에는 「청첩장」이라고 적혀있었다.
난 카드를 조심스레 열었다.
제발 아니기를.................
제발 내 생각이 틀렸다고 해 주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열어본 그 뒷면엔 승희와 현암의 결혼식을 알리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현암☆과 승희★의 결혼식에 초대합니다♥
오는 17일에 할 거구요오~♡
장소는 여러분이 아아~주우~ 잘 아시는 박신부님네 성당에서 할거랍니다!
정오에 시작 할 예정이니까 빨리와요~』
허탈하다.
내 마음을 내가 제대로 고백 못한 꼴이 바로 이거 였나.
내 마음을 내가 제대로 고백 못한 결과가 바로 이거 였나. 후후후. ...
그렇게 허탈하게 있는 데 전화가 왔다.
딱 타이밍 맞춰 오는 전화.
딱 타이밍 맞춰 뜨는 승희의 전화번호.
".............................여보세요?"
-아, 백호야? 이제 연락 되네. 하하핫.
여전히 털털한 그녀의 목소리다...
"....승희?"
-어. 오~ 용케도 나를 기억한다?
..........당연하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인데.....
-...어?
"왜?"
-방금 무슨 말 했어?
'내가 뭐뭐한 사람' 이라니?
내 마음 속에 있는 내 말이 입 밖으로 튀어 나갔나 보다.
"아냐, 아냐."
-그나저나.. 내가 이번에 결혼한다는 것.. 청첩장 봐서 알지?
"어."
-뭐, 이제 곧 결혼하니까, 나도 부담갖지 않고 얘기할게.
백호야.
"............."
-있잖아, 3년 전에 내가 너한테 현암군 소개 시켜 준 거 기억 나?
"어."
-솔직히, 그 때 현암군은 내 연인 아니었어.
"무슨...?"
-후우. 이젠 지나간 감정이니까 다 말하는 건데..
나 너 사랑했어, 현암군한테 소개시켜줄 때까지.
"뭐어?!!!!!!!!"
-아, 사람 귀청 떨어지게 하려고 작정했어?
"아.. 미안.."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
승희가 날 좋아했었다니.
승희가 날 사랑했었다니.
이런.. 말도 안되는...
-소리 지르지 말고 내 말 끝까지 들어, 그냥.
그 때 말야. 솔직히 내가 아무리 너한테 앙탈 부리고,
일부로 질투심 유발하려고 이 남자 저 남자 추근덕 댔는데,
너 아무 말도 없이 묵묵히 있길래 '얘가 진짜 나한테 마음이 없나...' 하면서
그 때 '이제는 마지막이다.' 라는 각오로 친구네 오빠 현암군 불러서 너 소개한거야.
"다정했었잖아, 그때. 너 행복한 웃음 짓고 있었잖아. 그게 연출이라고?"
지금 상당히....
기가 막히다.. 하하하....
-연출.. 그래, 그 때까진 연출 맞았어.
너 가고, 현암군이 그러더라. 예전부터 나 좋아했었다고..
자기랑 사귀자고 하더라. 나 솔직히 그 때 너한테 받은 패배감?
아니, 실연때문에 무척 우울했었거든?
현암군은 나 달래주면서 계약이라도 하자고..
한달만 계약 커플 해 보고 자기가 맘에 안 들면 서로 모른 척 하자고 하더라고..
"그래서... 계약 한거야?"
-그래. 그래서 지금 이 상황까지 왔어.
후우.. 다 말 하니까 속이 시원하네.
승희의 미소 짓는 얼굴이 잠시 스쳐간다.
"그런데 그걸 왜... 이제 말하는 거야..?"
-어?
"왜 날 흔들리게 해? 너 잊으려고 연락 끊고 살았는 데...
왜...
나 잊고 그냥 행복해지지.. 날 그냥 다 지워버리지...
어차피 이현암씨 택한 그 세상에서 후회하지 않도록 하지.."
-야... 뭔 말이야? 엉? 알아듣게 제대로 말 좀 해봐.
승희의 당황한 목소리가 내 귓가를 자극한다.
"Shit. 나도 너 좋아했어.. 사랑했어. 아니 지금도 그래...
왜 청첩장 같은 거 보내는 데....?
왜 날 두번 울리는 데..?
너 지금 흔들리는 거냐? 결혼 앞둔 마당에 갑자기 첫사랑 생각나서 전화한 거냐?
그래? 그저 그런거야?"
내 고백같지도 않은 고백에 승희는 잠시 말이 없어진다.
-...................................백호.
"왜?! 차라리 그 소식 다른 이의 입에서 듣게 해주지 그랬어?!!!!
그랬다면 남들처럼 나도 멀리서나마 축하해줬을 텐데..
왜 더 절망스럽게, 왜 날 나락으로 떨어뜨리게
네 입으로 왜 말하는 거야, 왜!!!!
너 사람 두번 울린다? 그거 알아?! 어?!"
눈물이 주르르 흐른다.
울먹이는 내 목소리가 수화기를 타고 흐른다.
하하...
냉철한 인간 백호..
겨우 여자때문에 무너지다.. 하하..
이거 참 기사 거리겠군, 그래?
-너 바보야?
왜 내 마음이 떠나간 뒤에야 그 얘길 해 주는 거야?
승희도 당황한 듯 말한다.
그리고 그녀도 우는 듯 목소리가 꽤 젖어있다.
-난 그냥...
이제는 끝이란 생각에 네게 말하는 거였는 데..............
왜 그러는 거야아!! 나 마음 아프게!
"................."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난 수화기를 부여잡고 꺽꺽 울다가 그냥 달칵, 끊어버렸다.
그 뒤로 다시 승희에게서 전화가 오지 않았다.
하긴...
나 같은 놈 때문에 혼란스러웠을 테지...
나 같은 놈 때문에 마음 아파할 착한 여자지, 그녀는............
후후....
패배의 쓴 맛?
아니, 그 것보다 더 아픈 게 내 가슴을 관통한다.
푸우... 나 때문에 사형 선고 받은 그들도 이렇게 가슴이 아팠을 까...?
오늘은 17일이다.
승희의 결혼식이 있는 날.
예식장 입구 앞에서 계속 머뭇머뭇 거리다가 결국
승희의 결혼식이 있는 3층으로 올라갔다.
이현암씨가 예복을 잘 차려입고 손님들을 맞고 있었다.
"어? 백호씨 아닙니까? 하하."
이현암씨가 내게 웃으며 악수를 건낸다.
나도 미소를 지으며 같이 악수를 했다.
내가 이 사람 앞에서 웃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와, 이거 축하합니다.
저희 동창생들 중에서 최고 미인인 승희를 데리고 가다니,
이거, 질투나는걸요? 하하하."
"오, 그런가요? 하하. 그럼 제가 승희를 잘 지켜야 겠군요?"
사람 좋은 웃음,
사람을 빨아들이는 듯한 그의 매력.
그래요..
당신은 승희하고 정말 어울리는 군요....
"아, 그럼 저는 먼저 앉아 있겠습니다. 손님들 계속 오네요?"
"핫, 제가 워낙 발이 넓어서요. 하하. 그럼 나중에 봅시다."
난 미소를 지으며 식장 안으로 들어갔다.
신랑 신부가 동시 입장을 했다.
푸우...
잘 어울리네....
내가 승희 옆에 있어도 .. 어울렸을 까...
라는 생각이 잠시 고개를 들었지만 곧 없애버렸다.
이제 승희는 이현암씨의 여자인 것이다.
후우...
난 쪽팔림을 무릅쓰고 크게 외쳤다.
"야, 현승희!!!!! 잘 어울린다!!!!!! 꼭 행복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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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소설연재
퇴마팬픽[단편]
[단편] 슬픈 초대장 ....†
Ereb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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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8.27 23:35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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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아요~~ 좋아~~ ^^ 저 한경일 팬은 아니지만 좋아하눈데 ㅋㅋㅋ 글 맘에 들어용~~~ ^^
우옷 형아야 눈물이나T^T
으아으아..잘봤습니다ㅜ_ㅜ건필하세요
글맘에 매우들어여 ^^
붕붕붕붕붕붕-=ㅁ=현암군은 성질이 워낙에 괴팍해서 아는 이가 별로 많지 않을것 같은데+_+;
모두들 감사합니다. ㅠ_-.. 솔직히 글이 이상해서 안 올릴려고 했었어요. ㅠ_-..
재미있는데요뭐...-ㅁ-
즐감했구요, 건필하세용, ㄲ ㅑ 아아앗.
말세님, 귀검월향님 감사합니다. ㅠ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