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곡 “얼굴” 작곡 배경
보고 싶다. 못 견디게 보고 싶다. 마음은 온통 그대 생각뿐이고 내 손은 자석에 끌리듯
동그라미를 그리고 있다.
동그라미는 어느새 눈과 코와 입이 달린 보고 싶은 얼굴로 변한다.
동그라미 그리려다 내마음 나도 모르게 무심코 그린 얼굴이다.
신귀복 선생이 작곡한 불후의 명곡 ‘얼굴’의 탄생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려 1967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신귀복 작곡가는 서울 동도중학교 음악교사였다. 얼굴을 작사한 심봉석 시인 또한 같은 학교 생물교사로 근무했다.
교장 주재로 열린 신학기 교무회의가 계속 길어지자, 지루해진
심봉석 시인이 보고 싶은 ‘첫사랑’을 떠올리며 공책에 얼굴을 그리고 즉흥시를 썼다.
동료 교사 신귀복은 심봉석 시인의 그림과 시를 보고 즉석에서 5분 만에 멜로디를 입혀 곡을 완성했다.
같은 중학교 음악교사 신귀복과 생물교사 심봉석의 번뜩이는 재치가 만나 번갯불에 콩 튀기듯 후다닥 완성한 얼굴이 불후의 명곡으로 50년 넘게 온 국민의 사랑을 듬뿍 받을 줄
그 누가 알았겠나!
신귀복 작곡가는 이 노래를 1970년 가곡집에 수록했다. 그리고 4년 후인
1974년 윤연선이 리메이크하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노래가 나온 이후 얼굴 작사가
심봉석 시인은 헤어진 첫사랑과 재회하여 결혼에 성공했으니
얼굴이 행운의 오작교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