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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무상(變化無常)
사물의 모양이나 성질 따위가 바뀌고 달라지는 일이 많거나 일정하지 않아 종잡을 수 없음이나, 바뀌어 달라짐이 많거나 심하여 종잡을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變 : 변할 변(言/16)
化 : 될 화(匕/2)
無 : 없을 무(灬/8)
常 : 떳떳할 상(巾/8)
출전 : 장자(莊子) 천하(天下)
이 성어는 장자(莊子)의 마지막 장인 천하(天下)편에 나오는 말로서, 그 내용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또 그 행동은 적막해서 자취가 없고 사물에 따라 변화해서 일정한 모습이 없다.
芴漠無形, 變化無常.
죽음도 없고 삶도 없어서 천지와 더불어 짝하고 신명과 골고루 망라하면서도 귀착될 만한 데가 없다. 이것도 옛날의 도술 가운데 있는 학설이다.
死與生與, 天地並與, 神明往與, 芒乎何之, 忽乎何適, 萬物畢羅, 莫足以歸. 古之道術有在於是者.
장주(莊周; 장자)는 이 주장을 듣고 못내 기뻐해서, 비고 먼(虛遠) 말과, 넓고 큰(廣大) 말과, 끝이 없는 무애(无涯)로써 이것을 주장했다. 그는 항상 치우치지 않고 또 한 끝만으로써 사물을 보지 않았다.
莊周聞其風而悅之, 以謬悠之說, 荒唐之言, 無端崖之辭. 時恣縱而不儻, 不以觭見之也.
천하를 모두 가라앉고 흐린 것이라 하여 그들과 더불어 바른 말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以天下為沈濁, 不可與莊語.
치언(巵言; 상대에 따라 변화하는 자유스러운 말)으로 만연(曼衍)을 삼고, 중언(重言; 다른 사람의 말을 인용해 중복하는 말)으로써 진리를 삼고, 우언(寓言;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고 빗대어 하는 말)으로써 지식을 삼았다.
以巵言為曼衍, 以重言為真, 以寓言為廣.
그래서 혼자서 천지와 자연과 왕래하고, 만물에 대해서 거만하지 않으며,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아 세속 사람들과 같이 살았다.
獨與天地精神往來而不敖倪於萬物, 不譴是非, 以與世俗處.
(莊子/天下 第33)
⏹ 변화무상(變化無常)
사람의 일생은 덧없다고 말한다. 사람의 삶뿐만 아니라 모든 사물은 늘 바뀌어(變化) 일정하지 않다(無常). 의미하는 바는 깊어도 쉬운 글자로 된 이 성어는 장자(莊子)에서 처음 나왔다고 하니 의외다.
변화하는 정도가 비할 데 없이 심하다는 변화무쌍(變化無雙)과는 헷갈리지 않게 주의할 일이다. 늘 변화하니 인생 백세시대가 왔다고 해도 초로인생(草露人生)이라 하루아침 사라지는 이슬과 같다. 산 자는 죽고 젊은 자는 늙는다. 그래서 인생무상(人生無常)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제행무상(諸行無常)도 있다. 우주의 모든 사물은 인연에 따라 생겨나고 소멸하며, 이어가기 때문에 한 모습으로 머무르지 않는다는 의미라 한다.
장자의 잡편(雜篇) 중에서도 마지막 천하(天下)편은 중국 고대의 학술을 몇 개의 범주로 나누고 각각의 특징과 사상가들을 소개한다. 후학들이 편찬했다는 말대로 장주(莊周)도 설명하는 부분에 성어가 나온다.
芴漠無形, 變化無常.
적막하여 형체가 없으며 끊임없이 변화하여 일정한 모습이 없다.
死與生與, 天地並與, 神明往與.
죽음과 삶은 천지와 나란히 함께 있고, 신명과 함께 변해 간다.
그러면서 장자는 아득히 멀기만 하고 만물이 눈앞에 펼쳐져 있어도 돌아가 의지할 만한 곳이 없다고 했다. 그는 이런 학술의 가르침을 듣고 기뻐하며 자기 뜻을 자유분방하게 펼쳤다.
변화무쌍한 이치를 허황되기는 하지만 우화 형식으로 변화무쌍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만물이 변천한다는 진리를 깨달은 사람에게는 얻었다고 해서 영원하지 않으니 기뻐할 수 없고, 잃었다고 해서 근심하는 일이 없다.
영원한 것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보통 사람들은 눈앞의 이익에 아등바등한다. 하지만 인간의 길흉화복은 돌고 돈다. ‘인간 만사는 새옹지마’라고 했으니 말이다.
짧은 인생을 무상하다며 덧없다고 비관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더 좋은 삶을 탄생시키는 변화의 단계로 보면 활기를 찾을 수 있다. 오늘의 불행을 나에게만 찾아왔다고 불평하며 주저앉으면 다음의 행복이 자리할 틈이 없다.
⏹ 第33篇 天下
장자(莊子) 잡편(雜篇)
第33篇 天下
장자(莊子)의 맨 마지막 편인 '천하(天下)' 편은 육덕명(陸德明)이 '이의명편(以義名篇)'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처럼 '천하의 도술'을 총괄하여 논평한다는 의미를 취한 것이기도 하지만 편 머리의 두 글자를 딴 것이기도 하다.
많은 학자들이 '천하(天下)' 편은 장자(莊子)의 후서(後序)라 할 만하다고 평가하고 있는데 이 편은 크게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선 앞부분에 나오는 당대(當代) 학술대관(學術大觀), 곧 추로지사(鄒魯之士), 진신선생(搢紳先生)의 육경(六經)에 관한 천착에서부터 묵적(墨翟)과 금활리(禽滑釐)를 거쳐 관윤(關尹)과 노담(老聃)에 이르기까지 제학파(諸學派)의 사상의 특징을 해설하고 비평하는 글이 첫 번째 부분이며,
장자(莊子)의 친구 혜시(惠施)의 학문을 '역물십사(歷物十事)'와 '변자이십일사(辯者二十一事)'로 해설하고 이것을 장자의 '도(道)'와 관련시켜 비판하는 글이 두 번째 부분이다.
(註)
장자(莊子)는 도가 계열의 책으로 여러 사람의 글들을 편집한 것이다. 33편이 현존하며, 내편(內編), 외편(外編), 잡편(雜編)으로 나뉘는데, 전통적으로 장자 자신이 이 책의 내편을 썼고, 그의 제자와 같은 계열의 철학자들이 외편과 잡편을 썼다고 본다.
장자 자신이 어느 부분을 직접 저술했다는 명백한 증거는 찾기 어려우나, 내편의 소요유(逍遙游), 제물론(齊物論), 대종사(大宗師) 편이 장자 자신의 사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존하는 '장자(莊子)' 33편 중, 내편 7편이 장자의 저술이며 나머지는 문하생들이 지은 것이라 한다.
(註)
제자백가(諸子百家) :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여러 사상가들과 그 학파들을 말한다. 주나라(周)가 동으로 천도한 후의 동주(東周) 시대에서는 종주권이 쇠약해짐에 따라 제후들이 세력을 추구함에 있어 거리낌이 없어져서 약육강식이 잇달아 일어나자 중국 천하는 소란하게 되었다. 이 시기를 춘추전국시대라고 한다.
춘추전국시대는 선진시대(先秦時代)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기원전 221년의 진나라에 의한 중국 통일 이전의 시기를 뜻한다. 이 시대는 중국사상의 개화결실의 시기였다. 이 시대의 사상가들을 제자(諸子)라 하며 그 학파들을 백가(百家)라 부른다.
사기(史記)에서는 제자백가를 음양가(陰陽家), 유가(儒家), 묵가(墨家), 명가(名家), 법가(法家), 도가(道家)의 6가로 분류하였다.
▶️ 變(변할 변)은 ❶형성문자로 変(변)의 본자(本字), 变(변)은 간자(簡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련, 변)과 등글월문(攵=攴; 일을 하다, 회초리로 치다)部가 뜻을 합(合)하여 마음을 고쳐 사람이 달라진다는 데서 '변하다'를 뜻한다. (련)은 실이나 말이 헝클어지듯이 사물이 뒤섞이는 일, 또 뒤섞인 것을 고치는 일, 등글월문(攵=攴; 일을 하다, 회초리로 치다)部는 치는 일, 무리로 무언가 시키는 일, 變(변)은 변하게 하는 일, 변하는 일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變자는 '변하다'나 '고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變자는 䜌(어지러울 련)자와 攵(칠 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䜌자는 말이 실에 꼬여버린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어지럽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變자는 이렇게 어지러운 상황을 뜻하는 䜌자에 몽둥이를 든 모습을 그린 攵자를 결합한 것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을 바로잡는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다는 것은 상황이 바뀐다는 뜻이다. 그래서 變자는 어지러운 상황이 바뀌었다는 의미에서 '변하다'나 '고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變(변)은 (1)갑자기 생긴 이상한 일이나 사고 (2)때 없이 생기는 재앙(災殃) (3)난리(亂離), 야단, 변스러움, 등의 뜻으로 ①변하다(變), 변화(變化)하다 ②고치다, 변경(變更)하다 ③변통(變通)하다 ④움직이다 ⑤(조정에)고변(告變)하다 ⑥놀라게 하다 ⑦다투다 ⑧속이다 ⑨어그러지다 ⑩좁다 ⑪변화(變化) ⑫변고(變故) ⑬재앙(災殃), 재난(災難) ⑭상(喪), 죽음,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될 화(化), 고칠 개(改), 바꿀 역(易), 고칠 경(更), 가죽 혁(革)이다. 용례로는 바꾸어 고침을 변경(變更), 재변이나 사고를 변고(變故), 이랬다저랬다 변하기를 잘하는 성질이나 태도를 변덕(變德), 움직여서 달라지거나 달라지게 함을 변동(變動), 사변으로 일어난 소란을 변란(變亂), 달라진 모양이나 모습을 변모(變貌), 성이 나서 얼굴빛이 달라짐을 변색(變色), 어떠한 대응 관계로 변화하는 수를 변수(變數), 몸의 모양을 바꿈을 변신(變身), 마음이 달라짐을 변심(變心), 기원을 같이하는 개체 사이에서 형질이 다른 것이 나타나는 현상을 변이(變異), 옷차림이나 모습을 다르게 꾸밈을 변장(變裝), 절개나 지조를 지키지 아니하고 바꿈을 변절(變節), 고쳐 만듦을 변조(變造), 바뀌어 달라진 종류를 변종(變種), 질이 달라짐을 변질(變質), 변하여 바뀜을 변천(變遷), 어떤 원칙이나 법칙에서 벗어나 달라진 법칙을 변칙(變則), 변하여 달라진 상태를 변태(變態), 형편과 경우를 따라서 일을 이리저리 막힘 없어 잘 처리함을 변통(變通), 급격하게 바뀌어 아주 달라짐을 변혁(變革), 모양이나 형식 따위가 달라짐을 변형(變形), 모양이나 성질이 바뀌어 달라짐을 변화(變化), 달라져서 바뀜을 변환(變換), 변화하거나 변경할 수 있음을 가변(可變), 갑자기 심하게 변하는 것을 격변(激變), 갑자기 달라짐을 급변(急變), 갑자기 변함을 돌변(突變), 남에게 모욕을 당함을 봉변(逢變), 변하지 아니하거나 변하게 하지 아니함을 불변(不變), 사람의 힘으로 피할 수 없는 천재나 그밖의 변고를 사변(事變), 괴이한 변고를 이변(異變), 변화가 심해 종잡을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변화무상(變化無常), 갑자기 생긴 일을 우선 임시로 둘러 맞춰서 처리함을 일컫는 말을 임시변통(臨時變通), 그때그때 처한 뜻밖의 일을 재빨리 그 자리에서 알맞게 대처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임기응변(臨機應變), 푸른 바다가 뽕밭이 되듯이 시절의 변화가 무상함을 이르는 말을 창상지변(滄桑之變),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가 되었다는 뜻으로 세상이 몰라 볼 정도로 바뀐 것을 이르는 말을 상해지변(桑海之變), 높은 언덕이 변하여 깊은 골짜기가 되고 깊은 골짜기가 높은 언덕으로 변한다는 뜻으로 세상일이 극심하게 뒤바뀜을 이르는 말을 능곡지변(陵谷之變), 병풍 사이의 변이라는 뜻으로 내부에서 일어난 변란 또는 형제간의 싸움을 이르는 말을 소장지변(蕭牆之變), 아침 저녁으로 뜯어고친다는 뜻으로 계획이나 결정 따위를 자주 바꾸는 것을 이르는 말을 조변석개(朝變夕改) 등에 쓰인다.
▶️ 化(될 화, 잘못 와)는 ❶회의문자로 訛(와), 譌(와)의 고자(古字)이고, 僞(와)는 동자(同字)이다. 사람(人)이 모양을 바꿔 다른 사람(匕)이 된다는 뜻을 합(合)한 글자로 되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化자는 ‘되다’나 ‘변천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化자는 人(사람 인)자와 匕(비수 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化자의 갑골문을 보면 두 사람이 서로 엇갈려 있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산사람과 죽은 사람을 함께 그린 것이다. 化자는 본래 윤회(輪廻)를 표현한 것으로 人자는 ‘산 사람’을 匕자는 ‘죽은 사람’을 뜻한다. 化자에 ‘죽다’나 ‘태어나다’의 뜻이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化자는 ‘변천하다’나 ‘바뀌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化(화, 와)는 (1)천지(天地) 자연(自然)이 만물(萬物)을 생육(生育)하는 작용. 천지(天地)의 운용(運用), 변화(變化)의 법칙(法則)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되다, 화(化)하다 ②교화(敎化)하다, 감화(感化)시키다 ③가르치다 ④따르다, 본받다 ⑤변천(變遷)하다, 달라지다 ⑥죽다, 망(亡)하다 ⑦없애다, 제거(除去)하다 ⑧교역(交易)하다, 바꾸다 ⑨태어나다 ⑩가르침, 교육(敎育) ⑪교화(敎化) ⑫습속(習俗), 풍속(風俗) ⑬요술(妖術), 마술(魔術) ⑭변화(變化), 조화(造化) ⑮죽음 ⑯다름 그리고 ⓐ잘못(와)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고칠 개(改), 바꿀 역(易),고칠 경(更), 변할 변(變), 가죽 혁(革)이다. 용례로는 다른 것으로 변하여 간다는 뜻으로 죽음을 이르는 화거(化去), 죽은 사람을 화자(化者),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을 화상(化像), 둘 이상의 물질이 결합하여 본디의 성질을 잃어버리고 새로 특유한 성질을 가진 물질이 되는 일을 화합(化合), 성질을 변하게 함을 화성(化性), 마음을 변하게 함을 화심(化心), 얼굴을 곱게 꾸밈을 화장(化粧), 지질시대에 살았던 동식물의 유해 또는 그 흔적이 퇴적암 같은 바위 속에 남아 있는 화석(化石), 모양이나 성질이 바뀌어 달라짐을 변화(變化), 약하여짐 또는 약하게 함을 약화(弱化), 강하게 함을 강화(强化), 나쁘게 됨을 악화(惡化), 깊게 함 또는 깊어짐을 심화(深化), 깨끗하게 함을 정화(淨化), 둔하여 짐을 둔화(鈍化), 격렬하게 됨을 격화(激化), 물건이 사라져 없어져서 변화함을 소화(消化), 진보하여 차차 더 나은 것이 됨을 진화(進化), 다른 사물의 영향을 받아 마음이 변함을 감화(感化), 가르쳐 착한 길로 인도함을 교화(敎化), 동물의 알이 깨는 것을 부화(孵化), 백성을 교화하여 아름다운 풍속을 이룸을 화민성속(化民成俗), 교화가 미치치 못하는 곳의 백성을 화외지민(化外之民), 덕화가 사람이나 짐승 뿐만 아니라 초목에까지도 미침을 말함을 화피초목(化被草木), 나라의 풍속을 순수하고 온화하게 함을 이르는 말을 국풍순화(國風醇化), 좋은 친구와 사귀면 자연히 그 아름다운 덕에 감화됨을 이르는 말을 지란지화(芝蘭之化), 끊임없이 달라져서 이루 다 헤아릴 수가 없음을 변화불측(變化不側), 변화가 심해 종잡을 수 없음을 변화무상(變化無常), 애써 하지 않아도 잘 된다는 뜻으로 힘들이지 않아도 저절로 변하여 잘 이루어짐을 무위이화(無爲而化), 강남의 귤을 강북에 심으면 탱자가 된다는 뜻으로 사람도 환경에 따라 기질이 변한다는 말을 귤화위지(橘化爲枳) 등에 쓰인다.
▶️ 無(없을 무)는 ❶회의문자로 커다란 수풀(부수를 제외한 글자)에 불(火)이 나서 다 타 없어진 모양을 본뜬 글자로 없다를 뜻한다. 유무(有無)의 無(무)는 없다를 나타내는 옛 글자이다. 먼 옛날엔 有(유)와 無(무)를 又(우)와 亡(망)과 같이 썼다. 음(音)이 같은 舞(무)와 결합하여 복잡한 글자 모양으로 쓰였다가 쓰기 쉽게 한 것이 지금의 無(무)가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無자는 ‘없다’나 ‘아니다’, ‘~하지 않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無자는 火(불 화)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불’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갑골문에 나온 無자를 보면 양팔에 깃털을 들고 춤추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무당이나 제사장이 춤추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춤추다’가 본래의 의미였다. 후에 無자가 ‘없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 되면서 후에 여기에 舛(어그러질 천)자를 더한 舞자가 '춤추다'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無(무)는 일반적으로 존재(存在)하는 것, 곧 유(有)를 부정(否定)하는 말로 (1)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 공허(空虛)한 것. 내용이 없는 것 (2)단견(斷見) (3)일정한 것이 없는 것. 곧 특정한 존재의 결여(缺如). 유(有)의 부정. 여하(如何)한 유(有)도 아닌 것. 존재 일반의 결여. 곧 일체 유(有)의 부정. 유(有)와 대립하는 상대적인 뜻에서의 무(無)가 아니고 유무(有無)의 대립을 끊고, 오히려 유(有) 그 자체도 성립시키고 있는 듯한 근원적, 절대적, 창조적인 것 (4)중국 철학 용어 특히 도가(道家)의 근본적 개념. 노자(老子)에 있어서는 도(道)를 뜻하며, 존재론적 시원(始原)인 동시에 규범적 근원임. 인간의 감각을 초월한 실재이므로 무(無)라 이름. 도(道)를 체득한 자로서의 성인(聖人)은 무지(無智)이며 무위(無爲)라고 하는 것임 (5)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어서 없음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없다 ②아니다(=非) ③아니하다(=不) ④말다, 금지하다 ⑤~하지 않다 ⑥따지지 아니하다 ⑦~아니 하겠느냐? ⑧무시하다, 업신여기다 ⑨~에 관계없이 ⑩~를 막론하고 ⑪~하든 간에 ⑫비록, 비록 ~하더라도 ⑬차라리 ⑭발어사(發語辭) ⑮허무(虛無) ⑯주검을 덮는 덮개 ⑰무려(無慮), 대강(大綱)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빌 공(空), 빌 허(虛)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존(存), 있을 유(有)이다. 용례로는 그 위에 더할 수 없이 높고 좋음을 무상(無上), 하는 일에 막힘이 없이 순탄함을 무애(無㝵), 아무 일도 없음을 무사(無事), 다시 없음 또는 둘도 없음을 무이(無二), 사람이 없음을 무인(無人), 임자가 없음을 무주(無主), 일정한 지위나 직위가 없음을 무위(無位), 다른 까닭이 아니거나 없음을 무타(無他), 쉬는 날이 없음을 무휴(無休), 아무런 대가나 보상이 없이 거저임을 무상(無償), 힘이 없음을 무력(無力), 이름이 없음을 무명(無名), 한 빛깔로 무늬가 없는 물건을 무지(無地), 대를 이을 아들이 없음을 무자(無子), 형상이나 형체가 없음을 무형(無形), 아무런 감정이나 생각하는 것이 없음을 무념(無念), 부끄러움이 없음을 무치(無恥), 도리나 이치에 맞지 않음을 무리(無理), 하는 일 없이 바쁘기만 함을 무사분주(無事奔走), 한울님은 간섭하지 않는 일이 없다는 무사불섭(無事不涉), 무슨 일에나 함부로 다 참여함을 무사불참(無事不參), 즐거움과 편안함에 머물러서 더 뜻 있는 일을 망각한다는 무사안일(無事安逸), 아무 탈없이 편안함을 무사태평(無事泰平), 재미나 취미나 없고 메마르다는 무미건조(無味乾燥) 등에 쓰인다.
▶️ 常(떳떳할 상/항상 상)은 ❶형성문자로 㦂(상)은 고자(古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수건 건(巾; 옷감, 헝겊)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尙(상; 더하다)으로 이루어졌다. 아랫도리에 입는 속바지 위에 받쳐 입는 긴 치마라는 뜻에서 길다, 전(轉)하여 오래 계속하다, 항상의 뜻이 있다. ❷회의문자로 常자는 ‘항상’이나 ‘일정하다’, ‘변함없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常자는 尙(오히려 상)자와 巾(수건 건)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常자는 본래는 ‘치마’를 뜻했던 글자였다. 그래서 常자는 집을 그린 尙자에 ‘천’이라는 뜻을 가진 巾자를 결합해 집에서 항시 두르고 있던 옷이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집에서 항시 편하게 입는 옷이라는 의미가 확대되면서 후에 ‘항상’이나 ‘변함없이’라는 뜻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지금은 尙자에 衣(옷 의)자가 더해진 裳(치마 상)자가 ‘치마’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常(상)은 ①떳떳하다 ②항구(恒久)하다, 영원(永遠)하다 ③일정하다 ④범상하다, 예사롭다, 평범하다 ⑤숭상(崇尙)하다 ⑥(변함없이)행하다 ⑦항상(恒常), 늘, 언제나 ⑧늘 ⑨일찍이(=嘗), 애초에 ⑩도리(道理) ⑪법도(法道), 규율(規律), 통례(通例) ⑫평소(平素), 평상시(平常時) ⑬범상(凡常) ⑭길이의 단위(單位) ⑮천자(天子)의 기(旗) ⑯나무의 이름 ⑰땅의 이름 ⑱성(姓)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떳떳할 용(庸), 떳떳할 이(彛),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나눌 반(班)이다. 용례로는 일정한 직무를 늘 계속하여 맡음을 상임(常任), 항상 살고 있음을 상주(常住), 두루 많이 있는 일을 상례(常例), 늘 준비하여 둠을 상비(常備), 늘 고용하고 있음을 상용(常傭), 매일 일정한 시간에 근무함을 상근(常勤), 보통 때의 모양이나 형편을 상태(常態), 임시가 아닌 관례대로의 보통 때를 상시(常時), 일반인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거나 또는 가지고 있어야 할 보통의 지식을 상식(常識), 날마다 보는 업무나 보통 업무를 상무(常務), 떳떳하고 바른 길을 상궤(常軌),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도록 설비나 시설을 갖춤을 상설(常設), 늘 하는 버릇을 상습(常習), 일정한 직무를 늘 계속하여 맡음 또는 맡은 사람을 상임(常任), 대수롭지 않고 예사로움을 심상(尋常), 내내 변함없이나 언제나 또는 자주나 늘을 항상(恒常), 날마다 또는 늘이나 항상을 일상(日常), 예사롭지 않고 특별함을 비상(非常), 정상이 아닌 상태나 현상을 이상(異常), 특별한 변동이 없이 제대로인 상태를 정상(正常), 특별하지 않고 예사임을 통상(通常), 계속하여 그치거나 변하지 않음을 경상(經常), 대수롭지 않고 예사로움을 범상(凡常), 괴이하고 이상함을 괴상(怪常),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보통의 인정 또는 생각을 이르는 말을 인지상정(人之常情), 인생이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인생무상(人生無常), 집에서 먹는 평소의 식사라는 뜻으로 일상사나 당연지사를 이르는 말을 가상다반(家常茶飯), 만년이나 오래도록 항상 푸르다는 뜻으로 언제나 변함이 없다는 말을 만고상청(萬古常靑), 덕을 닦는 데는 일정한 스승이 없다는 뜻으로 마주치는 환경이나 마주치는 사람 모두가 수행에 도움이 됨을 이르는 말을 덕무상사(德無常師), 언행이 이랬다 저랬다 하며 일정하지 않거나 일정한 주장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반복무상(反覆無常), 열에 아홉이란 뜻으로 열 가운데 여덟이나 아홉이 된다는 뜻으로 거의 다 됨을 가리키는 말을 십상팔구(十常八九)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