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18. 7. 30. 월요일.
하늘빛깔이 맑고 밝고 높다. 마치 가을하늘처럼.
서울 송파구 잠실아파트 틈새로, 아파트 위로 구름이 잔뜩 낀 하늘이 조금만 올려다보인다.
멀리 대모산 산자락이 손톱크기만큼이나 작게 보이고.
바람이 불었나 보다. 대도시의 매연이 바람에 씻기어서 어디론지 날아가버렸나 보다.
푸른 하늘빛을 보니 더위가 한결 사라졌고.
사실은 앞으로 일주일이 최고비로 무더울 게다. 일년 중 가장 무더운 여름이 8월 4 ~5일 전후이기에.
'아름다운 5060카페'의 '삶의 이야기'방에는 '개새끼보다 못한 아이들'이란 글이 올랐다.
우리나라 아이들을 해외입양한 사실이 무척이나 부끄럽다면서 국가와 사회단체를 싸잡아서 비판했다.
자기가 낳은 자식을 키우지도 못하고 버려야 하는 아이, 국가는 이를 보호해야 하는데도 오히려 장사속으로 해외수출했다는 사실에 대한 분노였다.
아무 것도 모르는 채 해외로 입양되는 아이들, 이별이 무엇인지를 아는 아이들이 얼마나 마음의 고통을 받았을까? 물설고 낯설은 외국으로 입양된 아이들한테는 어머니, 아버지, 가족들이 없다!
성인이 되어서, 철이 들었어도 어머니, 아버지, 가족을 찾을 수도 없는 그들이..
인터넷으로 검색하니 우리나라 해외입양 아동수는 66년간 20만 명이란다.
1953년부터 전쟁고아를 입양 시작했고, 전쟁 이후에는 홀트아동복지회(1955년 설립) 등에 의해서 북미, 서유럽 등지로 입양했단다. 또 경제적 이유, 미혼모의 아이들이 입양되었기에 세계 제1위 해외입양국가가 되었다.
별것이 다 1등이다.
이별의 아픔이다.
나는 어린시절 시골에서 할머니, 어머니, 누이들과 살다가 헤어져서 대전으로 전학 갔다.
전학 가지 않으려고 일년간 울고불고 하다가는 끝내에는 아버지 손에 이끌려서 기차 타고 객지로 떠났다.
방학 때에는 아버지의 손에 이끌러서 다시 고향으로, 어머니, 누이 곁으로 되돌아왔다.
소중한 것들을 어쩌면 영원히 잊어버린 그들(해외입양자)에 비해서 서해안 산골에서 살았던 나한테는 많은 것들이 남아 있었다.
어머니, 아버지, 누이들, 고향, 더 넓게는 한국사람들이 득실벅실거리는 환경에서 자랐다.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어머니'이다.
그 다음이 아버지, 할머니, 누이들, 마을사람들, 선생님들.... 이렇게 퍼져나가고, 마지막에 가서야 세계 유명인이다.
나한테는 나를 낳아주고 젖 먹여주고(쌍둥이이었기에 젖보다는 암죽을 더 먹었을 터) 키워준 어머니이고, 돈 벌어서 학교에 보내준 아버지이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학교에 다니지도 못한 노동자계급...
나한테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있고, 서해안에 고향이 있다.
10여 대의 조상 무덤이 있고, 나를 기억하는 고향사람이 있고, 처음으로 글자를 배운 초등학교가 있고, 지금껏 고향집과 내가 가꾸는 땅(산, 논, 밭, 집터)이 있고, 직장 다녔고, 결혼했고, 자식들이 있다.
내 스스로 걸어다닐 수 있고, 지금도 일할 수 있기에 나는 '가질 거 다 가졌다'라고 늘 말한다.
기본적인 것은 벌써 다 가졌기에 이 외에는 내 욕심에 불과하다.
1.
오후에 잠실새내역 부근에 있는 알라딘 중고서점에 들렀다.
피서지가 따로 없을 만큼 책을 고르는 사람이 많았다. 왜 독서열풍이 불렀나?
잠실역 9번 출구 근처에 있는 중고서점에도 불렀다. 여
기에도 사람이 미어터진다. 의자에 앉아서 책을 보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 책 구입하러 온 것이 아니고 책 읽으려고?
잠실역사 지하에 있는 교보문고잠실지점에도 들렀다.
책 읽는 사람들이 빼곡히 찼다. 독서열풍이 분 이유가 무엇일까?
시원한 에어컨 바람 쐬려고 서점에 들렀다는 뜻. 돈 안 들이고도 피서하는 방법이 무척이나 웃음을 자아낸다.
내가 관심을 갖는 정치학, 논리학, 글쓰기, 수필, 문학, 창업 등의 코너를 스치면서 책 제목만 슬쩍 보았다.
엄청나게 쏟아져 나왔다. 말장난 수준의 제목들이 서로 엇비슷했다.
(여기까지 타자하고는...
나도 모르게 의자 위에서 잠이 들었다가 깼다. 세상에나... 귀에서 이명이 심한게 들리고...)
우리나라 남한에서 연간 새롭게 발간되는 책이 몇 종류일까?
10만 종을 넘어서 20만 종류 쯤일까?
여기에 해외의 책을 번역한 것도 있고, 기존의 책을 재발간한 것도 있고, 수십 년 동안에 발간한 책 종류는 상상도 못할 만큼이나 많을 게다.
너도 나도 다들 책을 쓴다는 증거일 게다. 그게 그것인 말장난...
전세계 책의 총량은? 이 가운데 나는 몇 종류, 몇 권이나 읽었을까?
1.
'저는 건달 농사꾼이기에 살림하는 주부는 아니지요.
쌀 씻어 낸 물이 쌀뜨물.
이 쌀뜨물로 얼굴 씻고(두번째 씻은 물), 찌개 등에 넣어서 먹는다고요?
가을철 벼를 대형창고에 보관하려면 벼 위에 살짝 해충방지약을 뿌리지 않는다는 보장 있습니까?
방아를 찧으면서 반짝반짝 윤이 나도록 표백제를 안 뿌린다는 보장 있습니까?
쌀의 표면에는 숱한 먼지/이물질 또 눈에 보이지 않는 균들이 번식한다는 생각은 안 듭니까?
저는 아내한테 부탁해서 쌀뜨물로 화분에 부어줍니다.
촌사람인 제가 보기에는
위 쌀뜨물 활용방법 일부에는 의심이...'
어떤 글에 이렇게 댓글 달았는데 여기에 퍼 왔다.
댓글은 정말로 소중한 글감이다.
젊은날 벼농사를 지었기에 방앗간에서 벼를 찧은 것을 제법 많이 보았다.
벼탑새기(흙 먼지 등)이 엄청나게 날아들었고, 왕겨를 당그래로 긁어내려면 완전히 탑새기로 얼굴에 뒤짚어썼다.
수십 년이 지난 뒤 서울 송파구 잠실에 있는 대형마트에 가면 각지방에서 올라온 쌀들이 잘 포장되어서 전시되었다. 쌀빛깔, 때깔이 반짝거린다.
왜 이렇게 깔끔해? 빛까지 반짝거리고? 색깔도 들었네?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빨리 어서 팔리기를 기다리는 상품들이다. 빨리 팔리려면 어떻게 해야 돼?
이쯤에서 접을란다.
모르고 사는 게 훨씬 낫겠지.
1.
'노가리.
뜻을 명확히 몰라서 검색하니 '명태새끼'
사진속의 노가리는 햇볕에 바짝 말린 노가리이군요.
반쯤 건조하면 '코다리'.
부럽습니다. 자식들과 함께 어울려서 호프를 마시고, 노가리를 잘게 찢어서 어기적거리면서 드시는 모습이..
저는 술맛을 모르기에 이런 분위기 모르는 바보이지요. '호프'라는 뜻도 인터넷으로 검색해야겠네요.
한 잔씩 담어주는 생맥주'라고 검색되네요. 치맥이 치킨과 맥주?
저는 왜 산대유? 이런 단어조차 모르니...ㅠ.ㅠ.
글맛 좋습니다.'
'삶의 이야기'방에는 '을지로 노가리 호프 골목'이란 글과 사진이 올랐다.
나는 위처럼 달았다.
내가 세상 사는 맛을 정말로 모르는 채 살아왔다는 것을 살짝 고백했다.
술 안주에 좋은 말린 생선이 노가리, 코다리가 명확히 무엇인지도 모르다니.
내가 서해안 갯바다 근처에서 사는 사람 맞아? 세상 잘못 살았다는 뜻이다.
또 술을 못 마시니 '호프', '생맥주'의 뜻도 제대로 몰랐고...
예전 직장생활할 때다.
정말로 힘 든 것 가운데 하나가 회식하면서 마셔야 하는 술. 술잔 하나만으로 차례로 돌아가면서 원샷해야 하는데... 그게 내 자리에 딱 멈추고, 모든 사람의 시선은 나한테만 쏠리고, 술 잘 못하는 나는? 고개 뒤로 제끼고는 입안에 그냥 부어버리고는 꿀꺽... 그게 무슨 맛이냐고? 죽을 맛이지.
벌겋게 취해서...
화장실에서 웩웩거려야 했던 못난이이기에 위 '노가리' 술안주 이름조차도 제대로 알 턱이 없을 터.
술 못 마셔도 지금껏 사는 나를 비웃는다.
술 마시는 사람이 부럽기도 하고...
첫댓글 곰내님 수채화 같은 풍경이 좋아유.
저도 대모산이 보이는 수서역 근처인
자곡동에 삽니다.
작성중이라고 써 있는데 더 쓰실 것인지유?
너무 일찍 덧글을 달아 놓은 것 같아서유.
더운데 건강 잘 챙기세요.
예.
컴퓨터에서 글 쓰다보면, 앗차 하는 순간에 글이 사라지기에 이따금 저장 키를 눌러야 하지요.
두어 시간 글 작성하는 거야 찬물 마시는 수준으로 다다닥하지요. 정신없다보면 저장 키를 누르지 않고는 앗차... 이런 경험이 있기에...
제 글에서는 늘 '/작성 중'이라는 꼬리가 달리지요. 남한테 숱하게 지적을 받지만 저는 어쩔 수 없네요.
글은 다르게 쓰고, 시간이 나는대로 다듬지요.
이런 잡글... 어떤 문학지에 올리려면? 60번이나 더 많은 시간을 들여서 다듬지요.
님이 사는 곳. 자곡동. 숲과 나무가 있어서 자연환경이 잠실보다 훨씬 낫겠군요.
잠실 지하철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수서역, 대모산...
@곰내 곰내님 감사합니다.
지난밤 24시간 일하고 쉬는
중입니다.
편안한 시간이 되십시요.
선배님 컴터는 글쓰시다 나두셔도 자동저장이 되는데요
이번통계이론은.
해외입양아 관련통계이로군요
하루빨리 우리국민 우리가 보살피고 살펴야 할텐데. 홀트란 기관은 언제나 사라지려는지 하필 저희 마포 합정동에 있는걸요
예.
좋은 정보이군요.
제 컴은 한번 재빨리 저장 키를 눌러야 됩니다.
아차하는 순간에 글이 사라지대요. 무슨 키를 무심코 눌렀나 싶기도 하고...
홀트기관이 초기에는 그 나름대로의 역활을 다 했을 겁니다.
그 당시의 시각에는 그게 맞고, 지금의 시각으로는 다르게 해석되겠지요.
지금도 버려지는 아이들, 잊혀지는 아이들이 많겠지요. 홀트 기관등이 새로운 역활을 담당했으면 싶습니다,
새로운 모습으로 변한다면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싶습니다.
예전에는 아이들이 엄청나게 많아서 더러는 경제적 이유로 고아를 만든 경우도 허다할 겁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고아원에서 자랐다가 나중에 어머니를 만난 대학친구가 있었지요.
그냥 남들처럼 대하대요. 자식을 버렸는지는 모르겠고...
코다리.. 이름이 좋네요.
예. 맛있게, 시원한게 먹어야겠습니다.
흔한 것이 소중한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