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8일 금요일 성 이레네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마태 8,18-22)
♡제자 됨의 본질♡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만 호수 건너편으로 가라고 하신다. 이 제자들은 예수님께 대한 배움의 사랑으로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군중들에게는 비유로만 말씀하셨지만, 제자들에게는 더 자세히 가르쳐 주셨다. 이 제자들에게 현세적인 것에서 영원한 것으로, 속된 것에서 거룩한 것으로, 육적인 것에서 영적인 것으로 건너가라고 명령하신다. 나 자신으로부터의 끝없는 탈출이다.
그때 율법학자가 예수님을 따르기로 약속한다. 그러나 율법학자는 그분이 가시는 곳을 알지 못했다. 막연한 짐작뿐이었다.
예수님은 최후의 수난과 저승에 내려가심과 하늘로 올라가심을 향해 가고 계셨다. 율법학자나 베드로나 같은 모습이다. 주님께서는 베드로에게 “내가 가는 곳에 네가 지금은 따라올 수 없다.”(요한 13,36)라고 하신다. 베드로는 하녀의 물음 하나에 그분을 배반하지 않았던가!
예수님은 낮은 신분으로 겸손하게 사셨다. 그분께는 정해진 집이 없었다.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20절) 고 하셨다. 그분은 차림새도 수수했다. 그분은 당신을 따르는 이들에게도 아무런 권한을 행사하지 않으셨다. 그분은 당신 나라에 대해 알고 계셨지만, 임금이 되기를 마다하셨다.
오늘 복음을 통해 주님을 따르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묵상할 수 있습니다. 이는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는 주님을 따르는 것입니다. 세상의 기준을 우선한다면 이런 분을 따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세상의 기준이 아닌, 하느님 나라의 기준을 따르는 사람은 기쁘게 주님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주님과의 기도 내용에 따라 주님과의 관계도 쉽게 파악됩니다. 전혀 믿음 없이 하는 기도가 있습니다. 어렵고 힘들 때 또 급할 때만 주님을 찾으면서 바치는 기도, 자신의 청원을 들어주시면 자기도 무엇을 하겠다는 협상의 기도,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자기는 의인이라면서 당연히 들어줘야 하는 것처럼 말하는 협박의 기도 등등…. 모두 믿음 없는 기도입니다. 믿음의 기도를 오늘 나병 환자의 모습에서 발견합니다. 그는 이렇게 말하지요.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우선 예수님 앞에 다가간 것만 해도 대단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의 나병 환자는 일반 사람들이 있는 곳에 갈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예수님을 믿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믿음도 자기 뜻이 먼저가 아니라 주님 뜻이 먼저였습니다. 이렇게 용기를 내어 당신 앞에 나아오고, 그리고 자기 뜻보다 주님 뜻을 먼저 생각하는 그 믿음에 예수님께서는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라고 말씀하시면서 그를 깨끗하게 해주십니다.
지금 우리의 믿음은 어떤 모습일까요? 나병 환자의 용기 있고 주님의 뜻을 먼저 따를 수 있는 믿음을 간직해야 합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