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합격자 등록일이네요.
저는 합격했는데 등록 못 할 것 같아요.
부모님 몰래 시험 봤었거든요. 제가 최선을 다해서 합격하면 부모님께서 허락해 주실 줄 알았는데 벽이 너무 높네요.
저는 26살이고 직장에 다니고 있어요. 올해 전문대 졸 이상 특별전형으로 시험 봤었구요.
오늘 등록금 마련하려고 적금통장 들고 나가는데 어머니께서 울면서 말리시네요. 결국 같이 울다가 적금 해약하러 못 갔어요. 등록도 못했구요. 결국 금전적인 문제, 아버지께서 2년 후에 정년퇴직이시거든요. 기숙사 신청도 해놨는데, 등록 포기합니다.
서점(제가 일하는 곳이 서점이에요) 다니면서 틈틈이 시험 준비하던 그 시간들이 지금은 아련하네요. 버스에서도 책 읽고, 뭔가 떠오르면 서점 띠지 한장씩 빼서 메모하고, 틈틈이 고교 독서평설(고등학생은 아니지만;)같은 월간지 읽으면서 준비하던 시간들. 원서 접수하고, 실기 연습하면서 참 행복했어요. 면접 때 김혜순 교수님을 뵙고, 교수님 제자 될 생각에 들떠 있었던 그 시간들 때문에 더 아쉬워요. 정말 정말 김혜순 선생님께 시를 배우고 싶었고, 한강 선생님께 소설을 배우고 싶었는데.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11학번_ 저는 이렇게 울면서 놓습니다. 예대는 내려놓지만, 소설은 포기하지 않았기에 이제 후회하지 않으려구요.
아, 제가 이 까페에 가입한 지는 꽤 됐는데, 예대 입시는 이번이 처음이었네요. 준비하면서 까페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감사해요. :)
이번에 11학번 되는 분들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곧! 문단에서 만나요!
첫댓글 그 열정과 간절함이라면, 예대 다니시지 않아도 멋진 글 쓰실 수 있을 거예요.
제 말이 위로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하늘소리님 글 읽을 수 있는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네요.
기운내시고 힘내세요!
저도 문창과 전문대전형 합격했는데 등록 포기입니다.ㅠ.ㅠ 저도 27살이라서 나이때문에 결국 등록 포기합니다 조금만 더 어렸으면 졸업후 취업걱정없이 등록할텐데 슬프네요;; 우리 힘내요~~
저..님 궁금한 게 있는데요.. 나이 때문에 문창과를 포기하시는 겁니까? 아니면 경제적인 문제로 포기하시는 겁니까? 제가 듣기로 불혹을 넘은 만학도 분들이 적잖이 매년 입학하는 걸로 아는데요 문창과는...
부끄러워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