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송이 기자 입력 2021.06.29 06:00 서울 강북 지역의 소형 아파트가 대출금지선인 ’15억원'을 넘는 가격에 거래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을 포함한 투기과열지구에서 아파트값이 15억원이 넘으면 시중은행의 대출이 전면 금지된다. 사진은 남산에서 바라본 강북 아파트. 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e편한세상신촌 4단지 전용 59.9㎡는 지난달 7일 15억2500만원에 매매 거래됐다. 서대문구에서 해당 면적 아파트의 실거래가가 15억원을 넘긴 첫 사례다. 4개 단지로 구성된 e편한세상신촌 다른 단지 소형도 조만간 15억원을 넘길 전망이다. 2단지 전용 59.9㎡는 지난달 25일 14억7500만원에 거래됐다. 현재 2호선 아현역에 근접한 4단지 일부 고층은 15억5000만~16억원에 매물이 나와있다. 강북권에서는 지난해부터 20평대 소형 아파트가 15억원을 넘는 거래가 나오기 시작했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을 비롯해 광진구와 종로구 등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마포구에서는 작년 12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9㎡가 15억3500만원에 매매되면서 마포구에서 첫 15억원을 초과하는 사례가 됐다. 해당 아파트 같은 면적은 지난 1월에 16억5000만원에 매매되면서 또다시 신고가를 경신했다. 용산구와 성동구의 소형도 16억원을 넘긴 상황이다. 용산구 강촌 전용 59.1㎡은 지난 2월 16억2500만원에, 한가람 전용 59.9㎡는 같은 달 16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성동구 성수동 트리마제는 전용 49.7㎡가 지난 4월 19억2000만원에 거래된 상태다. 현재까지 강북권(한강 이북 14개구)에서 전용 59㎡가 15억원대에 거래된 곳은 마포구·용산구·성동구·종로구·광진구·서대문구 등이다. 종로구에서는 경희궁 자이가, 광진구에서는 광장힐스테이트 전용 59㎡가 최근 16억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런 지역은 더 많아질 전망이다. 동대문구 전농동 동대문롯데캐슬노블레스와 래미안 크레시티 전용 59㎡가 지난 2월 각각 13억7500만원과 13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15억원에 다가서고 있는 등 오르는 곳이 워낙 많아서다. 강남 지역(한강 이남 11개구) 중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 속하지 않은 곳에서도 15억원을 넘긴 경우가 나오고 있다.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전용 59.9㎡는 지난해 7월 15억5000만원에 거래되면서 대출금지선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 4월에는 17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늘어나는 1~2인 가구의 소형 아파트 선호도가 높다”면서 “소형 아파트 선호도가 꺾이지 않는 상황에서 서울 전역으로 아파트값 상승세가 번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노도강(노원·도봉·강북)’에서도 전용 59㎡가 15억원을 넘는 사례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강북권 소형 가격 상승세가 멈추지 않는 근본적 이유는 공급 부족”이라면서 “강북에서 그것도 59㎡가 15억원을 잇따라 넘는다는 현실이 무주택자를 더 조급하게 만들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매가격 상승 후에는 전세가격 상승이 잇따르는 경우가 많은 것도 부동산 시장의 불안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