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선수의 몸값은 성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하지만 성적과 연봉이 항상 비례하지는 않는다. 받는 만큼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도 있지만 구단이나 팬 입장에서 보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먹튀 선수’도 있다.
올 시즌 프로야구 포지션별 고액 연봉자 톱3의 성적으로 ‘포지션별 기상도’를 살펴보니 3루수와 지명타자는 ‘맑음’이지만 투수와 포수는 ‘잔뜩 흐림’인 게 눈길을 끈다.
팀별로 11∼20경기를 남겨둔 1일 현재 3루수 고액 연봉자 3명은 모두 100안타 이상을 쳤고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국내 프로야구 최고 연봉인 7억 원을 받는 김동주(두산)는 타율 0.344에 18홈런 78타점으로 타격과 타점 10위 안에 올라 팀 타선의 중심으로 활약하고 있다. 3억5000만 원을 받는 정성훈(LG)은 타율 0.306에 10홈런 66타점을 올렸다. 이범호(한화)는 23개의 홈런과 72타점, 타율 0.272를 기록하며 3억3000만 원의 몸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명타자 중에서는 올 시즌 두산에서 롯데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홍성흔이 돋보인다. 0.374의 타율로 타격 1위를 질주하고 있다. 그의 연봉은 2억7900만 원. 최고 연봉 7억 원을 받는 양준혁(삼성)은 부상으로 지난달부터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지만 부상 전까지 3할 타율(0.332)과 11홈런 48타점을 기록하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하지만 부상이나 부진으로 팀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투수와 포수를 보유한 구단은 본전 생각이 날 법한 상황이다. 5억 원을 받는 박명환(LG)은 4경기에 선발 등판해 승리 없이 1패뿐이다. 5승 3패에 평균자책 5.45로 부진한 서재응(KIA)의 연봉은 3억7500만 원. 부상으로 6월에야 경기에 나선 손민한(롯데)은 6승 5패 평균자책 5.19로 7억 원의 연봉 값을 못하고 있다.
포수 중에는 5억 원씩 받는 박경완(SK)과 진갑용(삼성)이 부상으로 전반기 막판 무렵부터 경기에 나서지도 못하고 있다. 4억 원을 받는 조인성(LG)은 지난달 6일 투수 심수창과 경기 중 말다툼을 벌여 팀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만드는 바람에 2군으로 내려갔다. 그때까지 타율은 0.214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