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1월 1일)오후 5시에 김천 직지사 일직식당에서 소위 김천'하바드'(모암)국민학교 제7회 동기회가 있었다.
같이가기로 약속했던 전광수도 못간다하고 길주이는 아직 한번도 간적이 없는터라 반신반의했는데 역시 사정이 있어 어렵다하여 하는수없이 희우랑 둘이서 차를타고 고속도로를 진입했는데 오늘따라 상행도 좍 밀려있어 차라리 걷는거보다 속도는 못했다.
차중에서 '둘이 빵구가 날줄 알았더라면 옥수이, 은숙이랑 같이타고 갔더라면 훨씬 재미있었을낀데~' 하며 혼자 속으로 생각하며 희우랑 이런저런 얘기, 션찮은 대통령을 비롯 세상 돌아가는 이바구를 나누며 아포비행장쯤 가는데 휴대폰 소리가 났다.
"띠리리링~ 띠리리링~"(구식 휴대폰 소리)
"네~"
"지금 어디고?"(김천회장 광태소리)
"누고~ 음, 광태구나~ 준비하느라 욕 본다"
"지금 아포 비행장이야~" (옆에서 희우가 20분이면 갈거라고 귀띰해준다)
"한 20분이면 도착할끼다. 마이 왔나? 서울팀도 도착했나~"
이렇게해서 약 30분 늦게도착하니 벌써 울산,포항등지에서, 그리고 대구의 여성동지들도 서너키 와있고 김천식구들 포함해서 대충 스무나므명은 될거같았다.
우리가 도착하자 준비된 2층으로 안내되어 서로 인사들하느라고 분주하다
"넌 누고?"(너무많이 변한친구들)
"얼굴은 알겠는데 이름은 잘 모르겠다~"
"너는 머리가 백발이고? 완전 영감이네"(정규성이를 보고)
분주한 가운데 연탄불에다 양념발라 금방 굽어낸 불내음나는 소고기, 돼지고기, 산더덕이랑 찌짐이들이 한창 출출한터라 올라오는대로 연신 접시들을 비워냈다.
쏘주, 맥주를 번갈아가며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는데 서울팀이 도착한 모양이다. 갑자기 2층 출입구가 왁자지껄해 졌다.
시나브로 김천시내 친구들도 도착하고 해서 족히 마흔명은 될거같다.
이윽고 총무 김원호가 장내를 정리하고 개회선언하고 회장 김광태가 '다시만나 반갑고 모두들 건강해서 계속 만나도록 하자'는 내용의 인사말에 이어 처음 나온 친구를 소개했다.
현재 김천세무서장으로 있는 제연희(여)였다. 줄곧 국세청(서울)에만 있어서 그런지 수태 곱게 생겼고 아직은 쓸만하겠더라. 첨나와 그런지 상당히 붙임성있게 보였으며 여기저기 술도 권하고하는게 공직자의 기본자세가 그대로 드러났다. 한편 동기생이 세무서장으로 있다는 것만해도 김천친구들은 큰 보탬이 될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럭저럭 식사가 끝나고 3층의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각 지역별로 낱낱이 소개와 인사가 있었고 본격적으로 유흥이 시작되었다.
한마디로 모두들 노래 잘 부르더라.역시 '하바드'다웠다.
특히 정권중이는 '낙엽따라 가버린 사랑'을 정말 멋지게, 가슴후련하게 불러줘서 아직도 귓전에 맴도는거 같다.
나는 대구서 간 친구들을 소개하고나서는 모암이'하바드'로 불리워진 유래에 대하여 설명했더니 모두들 좋아라고 손뼉을 치고 함성을 질렀다.
노래들이 한순배 돌아가고 몇몇 제비(?)들은 벌써 누군가를 돌리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돌리키는 여자친구들은 우리가 '영계'라 그런지 마냥 행복해하는 모습이었다.
정말 멋진 광경들이었다. 다만 내가 일찍 '디카'를 준비 못한 탓으로 사진한장 못올린게 안타까울 뿐이었단다.
그렇게하여 밤 12시가 돼서야 노래방은 막을내리고
각자의 희망대로 잡아논 숙소(알프스 모텔)로 가든지 호텔 찜질방으로 가든지하였다.
찜질방 가는도중에 박원규의 어릴적 궤변(?)버릇이 도졌다
"왜 시대에 맞지않게 숙소를 남여 따로 정했냐, 찜질방의 탈의실을 남여분리해서 해놓으건 전근대적이며, 구시대적 발상이며,여자들이 남여평등을 그토록 부르짖고 호주제마져 없애자 하는판에 이건 분명한 남여차별"이라고 투덜대서 한바탕 웃고말았다.
다음날이 일요일이라 그런지 찜질방은 디기 북적거렸다.
따끈따끈한 찜질방 한칸을 가히 전세내다시피해서 그안에서 땀인지 물인지는 몰라도 줄줄흘려가며 우리는 오만 이바구(성인용 포함)를 나누다 보니 시간가는줄 모르고 배꼽을 쥐고 웃고 제잘거렸다.
이튿날 아침 7시에 직지사 산책을 마치고 9시에 엊저녁 먹었던 식당에서 잘 띄운 비지에다 해장술을 곁들여 시레기국을 몇숟가락 뜨는차에 누군가가 "천한신이다~"하여 거의 동시에 문쪽으로 모든시선이 집중되었다.
나는 속으로 '천지개벽을 할라카나 한신이가 웬일일까!'했는데 들어와서 앞앞이 악수를하고선 "처가에 볼일이 있어 Wife랑 어제와서 자고..."하였다. 그러면 그렇지. 동기회온게 아니라 처갓집가는길에 우연히 마주친것이다. 아주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왔던 온도가 갑자기 내려가는듯 하였다.
사실 한신이와 나는 '하바드'때 둘도없는 단짝이었다.거의 매일같이 붙어다녔고 숙제도 같이하고 땅따먹기도 같이하였으며,통지표도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였으며, 김천시내 백일장이 있으면 학교대표로 같이나가기도하고, 학교만 파하면 우리집 아니면 한신이 집에서 식은밥 찾아먹고 같이놀고 딩굴고 했는데 내가 도중하차하는 바람에...
내년엔 서울팀이 주관해서 역시 11월 첫주토요일 김천서 하기로하고 우리는 아쉬움을 남긴체 각자 어제왔던길로 되돌아갔다.
작별인사는 '이제 남은세월 열심히 나와도 잘해야 열번정도다.우쨌든 건강하고 내년에도 꼭 온네이~'라고
경태야! 현장감 있는 모암 [하바드]모임 소식 잘 보았다. 아래 장터 아들이 많이 모여 꽤 시끄러웠겠다..몇 10년만에 장날을 맞았은니.. "정규성"이는 동안이고 피부도 무척 고왔다고 기억이 되는데.. 할아버지가 되었다니 人生無常이구만.. 동기야! 하루 먼저한 서부[옥스포드]모임은 어떻게 되었나..?
경태야. 그 날 아침에 다시 '일직 식당'에 들러 하바드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을 가지고자 했으나 장모가 오시는 바람에 그냥 '구성'으로 가게 되었었다.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인데 자못 아쉬웠지만 병원에 모시고 가야 할 일이어서.... 미안하고 아쉽기만 하구나. 하바드 파이팅!
첫댓글 와 ~ 경태야, 재밌었네...그런데 너무 현장감 있게 잘 소개해줘서 사진없이도 충분하다...점점 까패 맨이 되어감을 축하한다.
경태야! 현장감 있는 모암 [하바드]모임 소식 잘 보았다. 아래 장터 아들이 많이 모여 꽤 시끄러웠겠다..몇 10년만에 장날을 맞았은니.. "정규성"이는 동안이고 피부도 무척 고왔다고 기억이 되는데.. 할아버지가 되었다니 人生無常이구만.. 동기야! 하루 먼저한 서부[옥스포드]모임은 어떻게 되었나..?
경태야! 모암동기회 잘 치루었구나...그런데 아직도 "디카" 구입 안했나...? 동기말대로 디카 없이도 현장감은 있다마는 사진을 곁드리면 錦裳添花 였을탠데...그라고 "하바드"의 유래에 대해서 알고싶고, 한신이와 더불어 모암의 백일장 대표선수였다니 이제야 자네의 글솜씨를 미루어 알겠구먼...
경태 글솜씨가 대단하다. 역시 하바드 백일장대표선수 답다. 오래 못본 친구들의 이름도 나오고....그런데 모암이 왜 하바드고 서부는 왜 옥스퍼드야? 명문들의 유래를 밝혀라!!
'하바드'의 유래: 입학시험쳐서 金中 가든시절,인근시군 또는 금릉군의 면지역에서는 교내 1,2등해야 갔었고, 시내에서도 입학시험에 수두룩하게 떨어지던 그시절에 모암이 원규, 한신이를 비롯해서2,3,6,8,11등으로 합격하여 명성을 날린것이 가히 김천의 '하바드'대학이나 다를바 없다하여 입에서 입으로 전해내려 왔음
경태야. 그 날 아침에 다시 '일직 식당'에 들러 하바드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을 가지고자 했으나 장모가 오시는 바람에 그냥 '구성'으로 가게 되었었다.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인데 자못 아쉬웠지만 병원에 모시고 가야 할 일이어서.... 미안하고 아쉽기만 하구나. 하바드 파이팅!
하바드 모임의 동기생들 모임을 잘 마쳤다니 축하를 하고 경태가 쓰는 글이 우리하고는 차원이 다르다고 생각을 하였는데 역시 하바드 국문과 출신이었구나. 상세하게 그곳에 가보지 않아도 가서 있었던 것처럼 소식 전하여 주어 글 잘 읽었다.
모암 하바드 모임의 글을 읽고 반가워서 꼬리글을 몇 자 올릴려고 보니 한신이가 보이는구나. 한신아, 반갑구나. '하바드 화이팅'만 외치지 말고 '송설 화이팅'도 좀 외치고 좋은 글, 살아가는 이야기 좀 같이 하자구나.
드디어 한신이가 까페에 꼬릿글로 등장했다. 이쯤 해놨으니 설마 내년엔 除百事하고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