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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종주산행 (12월31일~1월2일,1박3일)
“여보세요 삿갓재대피소죠”
“1월1일 대피소 예약이 될까요?”
“대기자로 신청도 않된다구요”
“그럼 식당에서 비박은 되겠죠”
연말, 신년산행을 덕유산 종주로 정하였으나 정작 대피소 예약을 하지 못해서
어쩔수 없이 삿갓재대피소 식당에서 비박을 하기로 하고 신청자 공지를 올렸다.
종주 산행을 신청한 취*드님과 산*름, 히*, 고*돌, 산*, 진*라, 어리*리와
저녁을 함께 하기로 하고 6시 아르바이트를 끝나자 마자 어린애 키 만한 배낭을 메고
서둘러 버스 터미널로 향하는데 지나는 사람들이 놀라는 표정이 재미있다.
연말의 고속도로는 당진을 지나서부터 역시나 막히기 시작 하더니 발안 부터는
꼼짝을 못하고 주차장을 연상 시킨다.
그러게 경부를 타자니까 오늘은 버스 전용차로를 못탄다며 그냥 서해안으로 방향을
잡은 운전기사를 원망하며 조바심을 내는데 내 마음을 아는지 오~예 우리의
충남고속 베스트 드라이버께서 발안을 지나서 부터 국도로 나서더니 텅빈 국도를 손살같이
달려 남부터미널에 약속시간 30분 전에 도착하여 여유있게 교대로 향한다.
먼저 도착한 고*돌과 교대역에서 취*드님과 산*름을 만나서 근처의 양평해장국에서
해장국을 먹는데 맛도 좋거니와 주인 마님의 상냥한 서비스도 일품이다.
어리*리와 어리*리옵션이 도착하고 잠시후에 산*와 진*라가 합류하고 마지막으로
히*가 도착하여 따끈한 해장국으로 속을 채우고 나니 세상 부러울게 없다는 표정들이다.
그런데 지고온 배낭들을 보니 어린애 키만 한게 장난이 아니다.
나야 비박을 하기위해 텐트를 넣어서 그렇다지만 아이고 이 사람들아 왜 사서 고생을
한단 말이냐....종주가 뭐길래....
.............................................................중 략......................................................
*삼공리 주차장에서*
새벽녘의 찬바람은 어둠 만큼이나 무서운 기세로 온몸을 추위에 몸서리를 치게 만든다.
달빛이 쏟아 지는 주차장에는 무박 산행을 하려는 많은 등반객들로 어수선 하다.
복장과 장비를 점검한후 편성된 조별로 인원파악을 한후에 드디어 출발을 시킨다.
시멘트 포장 도로를 따라서 삼공리매표소 지나는 회원들의 모습은 반딧불이 처럼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백련사 에서*
어둠 속에서 렌턴 불빛에 의지 한체 찬바람을 이겨내며 포장된 도로를 걷다 보니 어느새
백련사에 도착하여 가뿐 숨을 고르며 흐르는 땀을 식혀본다.
다른 산악회와 뒤섞이여 우리 회원을 파악 할 수가 없어 향적봉 정상에서 인원 파악을
하기로 하고 백련사를 통과 하여 본격적인 덕유산 등산을 시작한다.
가파른 나무 계단으로된 등산로는 전날 내린 눈으로 산행을 어렵게 하지만 얼지 않아서
아이젠을 하지 않고 산행을 할 수가 있어서 다행이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나무 계단을 오르는 회원들이 서서히 지쳐가고 찬바람에 몸이 얼어
눈물을 보이기도 한다.
힘내라고 격려를 해보지만 그말이 귀에 들어 올 리가 없다.
숨을 헐떡이며 가파른 나무 계단을 오르기를 3시간 여가 지나자 여명이 밝아 오면서 주위는
눈으로 덮혀져있고 상고대인지 나뭇가지는 눈 옷을 입고 있는 모습이 정말 장관을 연출
하고 있어 이곳이 천국으로 가는 계단 이라는 상상을 해본다.
잠시 동안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숨을 고른후에 얼마 남지 않은 정상을 향하여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는다.
*덕유산(향적봉)정상 에서*
힘겹게 향적봉 정상에 도착 하니 벌써 도착한 등반객들로 정상은 만원을 이루고 있고
대피소에서 식사준비를 위하여 식당으로 들어서려는데 식당에는 먼저온 등반객들로
발 들여놀 틈이 없다.
회원들을 찾아서 대피소 뒤쪽으로 자리를 잡게 하고 도착한 조별로 식사를 준비
시키는데 대피소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어 뒤죽박죽 이다.
샘터에서 물주머니에 물을 담아서 회원들에게 나누어 주는데 와~하는 함성이 터져 나온다.
드디어 을유년을 알리는 해오름이 시작 되는 모양이다.
구름에 가리워졌다가 다시 나타 나기를 반복 할때마다 시뻘건 용솟음은 온천지를 붉게
물들이고 새로운 희망과 각오를 다지며 한동안 새해 맞이를 한다.
올해는 이루고자 하는일 모두 이루어지고 모든이 들과 더불어 살아 가도록 마음을 다잡아 본다.
눈이 내리는 와중에도 새해 첫날의 물*표 떡국은 그야말로 진수성찬이 부럽지 않고
산해진미가 부럽지 않다.
이렇게 맛있는 떡국을 떨면서 먹어본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구 해....
히*가 전해주는 커피를 먹으며 그제서야 조금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주변을 둘러 보게 된다.
대피소 아래로 펼쳐진 덕유산 능선은 온통 흰눈에 덮혀 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평온해 지며
위대한 자연에 숙연해 지는건 나뿐이 아닐 것 이다.
이런 장엄을 보기 위해 나는 어쩔수 없이 산을 찾을 수밖에 없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조별로 인원 파악을 한후에 중봉을 향하여 출발을 시킨다.
*동업령 에서*
덕유평전을 지나 중봉에 이르는 길은 눈덮힌 등산로 가장자리에 금빛 산죽이 크리스마스
추리처럼 아침 햇살에 빛나고 있다.
무거운 배낭으로 중봉을 지나면서 어깨가 아파 오기 시작하여 힘들게 산행을 하는데
눈 덮힌 나뭇가지의 절경과 덕유산의 파노라마를 보면서 잠시 통증을 잊게 해준다.
드디어 동업령 삼거리에 도착하여 무박팀과 헤어져야 한다.
무박팀은 안성지구로 하산하고 종주팀은 무룡산을 거쳐서 삿갓재 대피소에서 1박을
하기로 되어 있다.
종주팀의 귀염둥이 막내 어리*리가 컨디션이 나쁘다며 이곳에서 하산 하겠다고 해서
어쩔수 없이 어리*리는 무박팀에 합류해서 아쉬운 작별을 하기로 한다.
동업령에서 단체사진을 찍은후 무박팀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우리는 눈앞에 보이는
몇 개의 봉우리를 넘어서 다음 목적지인 무룡산을 향해 산행을 계속 한다.
가파른 봉우리를 서너개 넘어서니 모두들 힘들어 하는 모습이 역역하다.
조금만 가면 우리의 보금자리인 삿갓재에 도착 하니 힘을 내라며 산노래도 불러 보지만
어깨를 누르는 배낭의 무게 만큼 통증도 더해간다.
아~정말 벗어 버리고 싶은 배낭 이다.
아득히 솟아오른 저 산정에
구름도 못다오른 저 산정에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오르세)
저 산은 우리 고향
산사나이 깊고 깊은 큰 뜻을
저 산은 우리 고향
메아리 소리되어 흐르네
드디어 삿갓재라고 생각하며 힘들게 올라온 정상에는 무룡산 이라니 힘이 쏙 빠지며
허탈해 지는데 배낭을 집어 던지고 싶은걸 참을 수밖에 ...
그래도 내가 명색이 등반대장인데...아~고 힘들어라...
삿갓재 대피소 까지는 약 2km 로 약 1시간만 더가면 우리의 보금자리에 도착 할수 있기에
힘을 내어 삿갓재 대피소로 내려가는 우측 능선을 향해 하산을 한다.
산행이 힘들었을텐데도 종주팀의 기둥이자 여성등반대장으로 적극 추천할 산*와 진*라는
남자들을 기죽이려는지 힘든 내색도 없이 선두인 산*름의 뒤를 바짝 따라서 산행을 하고있어
나와 고*돌과 히*와 후미를 맡은 취*드님도 보조를 맞추느라 쉬지도 못하고 뒤따르자니
아마 말은 않했니만 무척 힘들었을 거다.
내가 힘들어 죽겠는데 다른 사람들이야 오죽 했을 려구....
그런데 능선에서 불어 오는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배낭 무게가 약 20 키로에 내 몸무게가 67 키론데 배낭을 메고 있는데도 바람에 흔들릴
정도이니 대단한 바람이다.
그래도 소백산 바람에 비하면 견딜만 하다는 생각을 하며 하산을 재촉한다.
*삿갓재 대피소 에서*
드디어 삿갓재 대피소에 오후 3시경에 도착했다.
그동안의 고생은 이곳 삿갓재 대피소에서 비박을 하기 위해서라고 하면 이해를 할까?
개인적으로 종주산행을 좋아하기에 겨울산행 종주는 눈 덮힌 설산에서 텐트를 치고
추위에 이겨내며 길고 긴 겨울밤의 칼바람 소리를 자장가 삼아 숙영을 하는 것을 좋아 한다.
이제는 아련한 추억으로나 기억 할 수밖에 없겠지만 기회가 주어 진다면 나는 서슴 없이
눈 덮힌 설산으로 종주 산행을 떠날 것 이다.
대피소 식당에서 배낭을 풀고 식사 준비를 하기 위해 배낭을 여는데 고*돌의 배낭은
그야말로 3종 창곤지 꺼내도 꺼내도 먹을게 끝이 없는게 일개 소대가 먹고도 남겠다.
이런 무식한거야 아님 식탐이 많은거야...사실은 너무 수고하고 고마워서 하는 말인거 알지?
각자 준비된 식량과 부식으로 진수성찬을 만들어 내는데 전직이 주방장 출신이 틀림 없을
취*드님이 그 어렵다는 누룽지밥을,,,,진*라가 일미인 청국장을...오늘의 병참인 고*돌이
엄청난 밑반찬과 삼겹살과 목살을 3근이나 꺼내는데 정말 기가 막히다 못해 질려 버린다.
산*름은 목각 수저와 젓가락으로 식사를 하는데 어느 산사에서 오신 스님 같다는 생각에
혼자만의 웃음을 지여본다.
히*는 주특기인 앵벌이 솜씨를 발휘할 기회가 없어서 안타깝지만 아무렴 어떠냐 우리 끼린데...
집에서 가져온 5년 묵은 구기자술로 그동안의 수고를 위로 하며 모두들 잔을 들어 건배도
하고 돈독한 산친구로써 우정을 다져본다.
식사를 마치고 히*가 산장지기에게 다녀 오더니 대기자가 5명 있는데 도착 하지 않으면
여자 2명에게 침상을 제공 할수 있다고 하니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니다.
2층 탈의실에 잠자리를 만들 수 있다기에 우리는 배낭을 올려 놓고 메트리스를 깔고
잠자리를 만들어 놓고 대피소 안으로 들어가니 따뜻한 바닥에 히터가 있어서 천국과 지옥이
공존하는 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추위에 떨며 산행을 해선지 술을 한잔씩 해선지 졸음이 오는지 히*와 고*돌은 탈의실로 가버리고
산*름과 진*라와 산행에 대해서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는데 대피소 예약을 한
사람들이 오지를 않아서 2층 여자 침상은 빈자리가 많이 생겨서 뜻하지 않은 행운으로
개인당 7,000원씩 49,000원을 지불하고 널널한 침상으로 가고 나는 뜨끈한 바닥에 침낭을
덮고 누우니 덥게 느껴질 정도이다.
이렇게 좋은 잠자리를 놔두고 맨 바닥 으로 된 탈의실에서 잠을 자겠다는 히*와 고*돌이
침낭 점검을 해야 한다니 웃음도 나고 이해도 되고 아무튼 대견할 뿐이다.
3시간 전에 상황은 텐트를 치기 위해 장소를 물색 했는데 60 미터 나무 계단 아래 샘터에
공터가 있고 화장실옆 공터가 있는데 빈 개집이 있어서 이곳에 텐트를 쳐야겠다고 했는데
이런 횡재를 하다니...그저 고마울 뿐이다 오지 않은 예약자 들이...
고마워요 새해 봉 많이 받으시기를...
새벽 6시에 기상 시키려고 침상으로 가니 취*드님과 산*름이 서로 널찍히 떨어져서 잠을 자고
산*와 진*라는 잠을 깨어 준비를 하고 있고 히*와 고*돌을 깨우니 밤에 너무 추워서
떨다가 박스를 주어서 바닥에 깔고 잠을 잤다기에 웃음이 터져 나온다.
이렇게 떨며 자다 깨다를 반복 하면서 밤을 지새우는게 겨울 산행을 하는 맛이라면 이해를 할까?
서둘러서 어제 먹다 남은 밥에 카레와 고추장 삼겹살 양념구이(?)로 든든히 배를 채우고
남은 반찬과 쌀은 산장지기 에게 주고 커피믹스 7개를 얻어서 후식으로 커피를 마시니
일류 호텔 커피솝의 커피 보다 맛이 좋다.
장비를 챙기고 아이젠을 차고 대피소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은후 남덕유산을 향하여 출발.
............................................. 중 략..................................................................
* 서상 에서*
환상의 남덕유산을 정상에 올라서 눈덮힌 산군들을 감상하고 영각사로 하산하는 철계단을
내려서니 환상의 설경이 나타나서 우리는 잠시 동심으로 돌아가서 소리도 질러보고
배경 사진을 찍으며 그동안의 여독을 보상 받는시간을 가져 본다.
드디어 영각사 매표소에 1시경에 도착하여 12시간의 덕유산 종주를 마감하게 된다.
영각사 매표소에서 서상읍으로 나가는 택시를 불러서 서상에 도착하여 꿈에 그리던 짬뽕과
짜장면을 먹기 위해 서상식당으로 들어선다.
정말 맛이 일품이다.
산*름이 근처에 있는 버스종점을 다녀 오더니 동서울 가는 2시30분 버스가 없고 함양에서
5시30분에 버스가 있다기에 느긋하게 술도 한잔씩 하니 얼굴이 벌것게 달아 오른다.
차시간을 맞추기 위해 서상에서 함양가는 버스를 타고 안의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니
3시40분에 남부터미널 가는 직행버스가 있다는 현수막을 보고 급하게 하차를 하고10분을
기다린 후에 행운의 서울행 버스에 몸을 싣는다.
*교대 근처 뒤풀이 에서*
신탄진 휴게소를 경유해서 오후 8시쯤 교대 근처의 두부촌 집에서 뒤풀이를 하려는데 2층이
비였다는 말을 듣고 2층으로 올라가니 널찍한 홀이 정모를 하거나 번개모임을 하기에
적당 할 것 같다.
이곳에 오기전에 버스에서 우*지에게 비*가 전해준 기가 막힌 국악 씨디를 준다며
감언이설로 뒤풀이에 참석 시키기로 했는데 취*드님과 진*라는 불참 한다에 1만원을 걸고
나는 참석 한다에 1만원을 걸고 내기를 했었는데 고맙게도 우*지가 시간에 맞춰서
두부촌집 2층 으로 찾아 왔는데 어~머~나 이게 누구여~
우*지는 중세기 유럽풍 귀부인 처럼 우아한 모자를 쓰고 롱코트 차림으로 나타났는데
무슨 탈렌트 같아 보였다.믿거나 말거나....
멋진 모습을 하고 나타난 우*지 덕분에 우리 들은 화기 애애한 분위기가 무르 익어 가고
술을 안마시는 산*름도 우*지와 대작을 하는데 얼굴이 벌것게 달아 올라 홍시 같아 보인다.
즐거운 뒤플이를 마치고 우*지가 커피를 산다고 하길래 산*름이 잘아는 커피솝으로
안내를 한다며 근처 스타 벅슨지 뭐시긴지 아무튼 엄청 비싼 커피솝 에서 폼잡고 마셨는데
200원 짜리 자판기 커피만 마시던 우리들이 한잔에 3,400원 이라며 엄청 바가지 쓴 것이 억울 한지
술을 먹어선지 평소에 우아함을 달고 사는 공주과 우*지의 어리광스런 모습에 모두들 크게 웃어본다..
아무튼 모두들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에 만족을 하며 다음 종주는 충북 알프스로 종주 산행을
가기로 하고 웃으며 각자의 보금자리로 돌아 간다.
태안 돌파리 농사군 진천남
첫댓글 내삶의 이야기 게시판에 올렸던 작업에 대한 에피소드 2 를 쓰기 위한 전주곡 입니다...
새해벽두의 산행기 감칠맛나게 잘 쓰셨어요.
감상깊게 잘읽고 갑니다.
푸른바다님 반갑습니다...
좋게 봐주시니 고맙습니다...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한 겨울의 비박이라... 우메 추워요!! 대피소에서만 자 봐서.. 비박은 엄두가 안나요.대단하세요!.
등산 경력 중급자 이상이신 분들은 살아 가시면서 한번 쯤은 비박도 경험해 보시는 것도 좋은 듯 싶습니다...
경험자를 동반하여 꼭 겨울이 아니어도 봄이나 가을에는 정말 해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