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전해온 주니어 소식 20
12월 23일 오전 9시에 시작된 여자 14세부 경기가 늦게 끝나 10시30분에 경기예정이었던 홍성찬의 남자 14세부 결승전이 조금 지연된 11시에 시작되었습니다.
많은 관중들이 스타디움 코트에 모인 가운데 코즐로프의 서브로 1세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초반부터 자신감을 잃은 코즐로프는 자신의 서브 게임 두 개를 연속해 내주면서 홍성찬이 쉽게 3-0으로 앞서기 시작했습니다. 이대로 간다면 결승전이 의외로 쉽게 끝나게 될 거라는 예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때부터 심판의 행동이 이상해졌습니다. 심판은 USTA 룰을 적용하여 선수 각자가 인아웃 콜을 하고, 심판은 잘못된 인아웃에 대해서만 오버룰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40-30 코즐로프의 서브 때 심판이 손가락으로 아웃의 모양을 그렸고, 홍성찬은 심판의 아웃 손 모양을 보고 아웃 된 서브를 리턴하며 플레이를 중단했습니다. 홍성찬이 리턴한 샷은 상대 코트에 들어갔고, 코즐로프는 왜 경기를 중단했느냐며 자신이 득점한 샷이라고 우기기 시작했습니다. 심판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노플레이를 선언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오히려 코즐로프의 득점으로 인정, 결정적인 판단의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경기가 중단되었더라도 리턴해서 코트에 넣은 홍성찬의 득점으로 인정해야 되는데 오히려 홍성찬이 리턴한 공이 네트에 걸렸다고 잘못 판정한 것입니다. 오렌지보울 국제대회에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심판의 실수가 한창 상승세를 타고 있는 홍성찬에게 찬물을 끼얹은 모양이 되었습니다.
이 한 포인트로 게임 스코어는 3-2가 되었고, 홍성찬은 2주 전 에디허 결승 때도 심판이 심판석에 앉아 있었으나 인아웃 콜을 불러주지 않고, 선수들이 인아웃 콜을 불러가며 시합해 심판이 전혀 라인 시비를 판정해주지 않아 몇 개의 결정적인 득점을 잃어 준우승에 머물 수밖에 없었노라고 자신의 패인에 억울한 심정을 보였었습니다.
그런데 오렌지보울 결승전에서 또 다시 이런 일이 발생했고, 선수들이 콜하는 인아웃에 대해서도 아리송한 판단을 하며 코즐로프의 득점을 만들어가는 심판의 편파적인 판정을 보며 불안하고 심란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심판은 공정해야 한다”(Referee should be fair!)"며 큰소리로 항의도 해보았지만 보이지 않게 행해지는 편파적인 심판의 판정을 막을 길이 없었습니다. 관중들도 심판의 편파적인 판정에 자국 선수인 코즐로프를 응원하기 보다는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홍성찬을 응원하기 시작했습니다.
홍성찬은 3-5로 뒤져있는 상화에서 저력을 발휘해 5-5를 만들었고, 두 선수 모두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키며, 게임 스코어 6-6을 만들며 타이브레이크 경기로 넘어갔습니다. 타이브레이크에서 코즐로프는 라인에 떨어진 홍성찬의 샷을 아웃으로 콜했고, 결국 4-7로 1세트를 넘겨주어야 했습니다.
테니스는 세트 경기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홍성찬은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2세트에 임하면서 코즐로프를 세차게 몰아붙이며 6-2로 2세트를 이기고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습니다. USTA 룰에 따라 12, 14세부는 세트 올이 되면 10분간 휴식을 취하며, 코치로부터 코칭도 받을 수 있습니다. 홍성찬은 휴식을 취하며, 자신의 전담코치인 마틴으로부터 코칭을 받았습니다.
3세트 경기가 시작되었지만 홍성찬의 움직임이 2세트보다 좋지 않아 보였습니다. 준결승전에서 다리를 삐끗해 생겼던 통증이 경기가 계속 되면서 다시 찾아온 모양입니다. 순식간에 게임 스코어는 0-2가 되었고, 1-3으로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코즐로프는 승리를 자신했던지 컴온을 외치며 자신에게 에너지를 불어넣었지만, 홍성찬의 정신력은 이때부터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다리 통증에도 불구하고 전혀 내색을 보이지 않으며 홍성찬은 자신이 가진 장기를 선보이며, 포핸드 역 크로스와 다운 더 라인으로 위너를 만들고, 경기는 순식간에 3-3이 되었습니다. 이후 4-3, 4-4, 5-4로 접전을 벌이면서 긴장된 경기를 벌였고 홍성찬이 리턴 게임에서 15-40로 매치 포인트를 만들어 냈습니다.
결국 6-4로 3시간 30분의 접전을 마무리하고 오렌지보울 국제대회 14세부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역대 오렌지보울에 출전한 한국인 가운데 최초로 12세부와 14세부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기적을 만든 것입니다.
홍성찬(한국) 승 6-7(4), 6-2, 6-4 def. 스테판 코즐로프(미국)
한국 선수단은 홍성찬의 득점이 있을 때마다 “대~한 민~국 짝짝 짝짝짝” 박수를 치며 응원을 펼쳤고, 홍성찬은 우승으로 한국선수단의 응원에 보답해주었습니다.
오렌지보울 14세부 대회는 연령별로 치러지는 테니스대회 중 세계에서 가장 큰 대회이며, 올해로 50번째 치러지는 역사 깊은 대회입니다. 특히 14세부에서 우승은 프로에서 성공할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이 대회 우승선수는 많은 스포츠매니지먼트 사로부터 러브콜을 받습니다. 홍성찬에게도 8강전부터 우승을 예측한 많은 스포츠매니지먼트 사로부터 러브콜이 있었으나 이미 옥타곤과 계약이 되어 있으니 옥타곤 관계자와 협의해보라고 제안을 여러 차례 돌려보냈습니다. 또 옥타곤의 담당자가 본사가 있는 워싱턴에서 홍성찬의 시합을 관전하기 위해 브래든튼과 마이애미로 내려왔고, 홍성찬이 결승에 진출하던 날 몇 주 후에 홍성찬에게 커다란 선물이 있을 거라며 귀띔을 해주었습니다.
홍성찬은 이번 우승으로 다시 한 번 전세계 수많은 테니스 관계자들에게 자신의 기량을 각인시켰고, 시상식에서도 테니스 채널을 비롯한 많은 스포츠신문 기자들의 인터뷰에 당당히 영어로 대답하며, 장차 프로로 대성할 톱 선수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한국 선수단은 홍성찬의 결승전을 관전하고, 귀국준비를 위해 대형 쇼핑몰에 왔습니다. 아메리칸 양식 뷔페에서 파티를 가질 예정이며, 마치는 대로 숙소에 들어가 33일 동안 대회를 치르며, 경험했던 미국 투어에 대한 소감문을 기록으로 남기면서 마지막 일정을 보내게 될 것입니다.
한국 선수단은 이창훈, 최호민 두 선생님들의 인솔 하에 12월 24일 오전 8시 포트로더데일 공항을 출발해 12월25일(한국시간) 오후 4시 35분 델타 0159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이제 저는 2011년 에디허 국제대회와 아메리칸컵 국제대회, 주니어 오렌지보울 국제대회가 끝남에 따라 약 한 달 넘게 초등연맹에서 파견한 선수단원들과 함께 지냈던 아름다운 순간들을 추억으로 간직하며, 내년에 다시 새롭게 준비될 또 다른 꿈나무 선수단들과 함께 여러분을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그 동안 열심히 성원해주신 여러분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 동안 초등연맹 한국 대표선수들을 보내놓고 여러 가지로 성원해주신 초등연맹 관계자님들과 부모님들, 꿈나무 육성위원회 관계자님들, 그리고 선수들을 알게 모르게 후원해주시는 모든 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동시에 한국에서 파견된 초등연맹 대표선수단들을 돌보고 섬길 수 있도록 저에게 목회자로서 시간을 내어 사용할 수 있도록 이해해주시고 지원해 주신 보카라톤 새소망교회 장로님들과 성도님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